정부가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기도 화성 ‘아리셀 화재사고’에 대해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2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특별재난지역은 경기도의 재난지역 건의와 재정력 지수 피해액이 첨부된 공문을 받고, 검토와 심의를 거쳐야 합니다.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재난지역 선포를 받아들이느냐 마느냐를 결정하게 됩니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60조’는 특별재난지역 경우 자연재난 또는 사회적 재난이 발생했을 때 지자체의 행정·재정 능력으로는 수습이 곤란하거나 재난에 따른 생활 기반 상실 등 극심한 피해 복구를 위해 국가 차원의 조치가 필요한 지역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에 정명근 화성시장은 지난 25일 “화재로 인한 피해가 크다 보니 지자체만으로는 수습이 어려운 점이 있어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02년 8월 말 김대중 정부 시절 처음으로 선포된 특별재난지역의 경우 현재까지 공장 화재 및 이에 따른 참사와 관련해서는 단 1건도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반면, 사회적 재난으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대표적인 사례는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1995년) ▲동해안 산불(2000년)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2003년) ▲태안 기름 유출 사고(2007년) ▲세월호 침몰 참사(2014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2020년) ▲이태원 압사 참사(2022년) 등입니다.

이런 가운데 ‘아리셀 공장 화재’의 경우 8억 1천만 원의 재산피해는 제외하더라도, 31명의 사상자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과 관련한 문제는 향후 논란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이 때문에 여야 일각에서 이태원 참사를 언급하고 있지만, 공장 화재에 따른 참사와 원인이 확인되지 않은 이태원 참사의 경우 비교 대상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행정안전부에서 재난 관련 고위직 역임 후 퇴임한 A씨는 이날 경기일보와 통화에서 “화성 화재로 인해 31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지만, 정부의 특별재난지역 선포 기준에는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 경우 화성시가 먼저 외국인 노동자 시신 본국 이송 등 관련 비용을 부담하고, 향후 해당 업체를 대상으로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경기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로 1차 리튬 전지(배터리) 약 3만 5000여개가 소실되는 등 총 8억 1600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오늘(2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총 31명의 사상자를 낸 이번 화재로 부동산 4억 7500여만원·동산 3억 4100여만원 등 총 8억 1690만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건물은 약 1200㎡ 소실됐고 1차 리튬 전지 약 3만 5000개와 집기비품, 사무기기 등 다수가 소실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화재 원인은 현재 조사 중에 있으나 전기적 요인인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입니다.

인명피해는 총 31명으로 사망 23명·중상 2명·경상 6명입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따르면 사망자 총 23명의 국적은 중국인 17명·한국인 5명·라오스인 1명입니다.

한편 어제(26일) 화성시와 경기도는 행정안전부에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건의했고 행안부는 빠르면 이주 내로 검토와 심의를 완료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건의할 예정입니다. 이르면 다음 주 초쯤 해당 사고 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될 예정입니다.

화성 리튬 배터리 공장 화재로 23명이 숨지는 등 3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최근 일주일 동안 아파트와 공사장 등 일상 곳곳에서 화재가 잇따르고 있어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요구됩니다.

전문가들은 겨울철뿐만 아니라 여름철에도 화재가 많이 발생하는 만큼 안전수칙 준수 등 예방에 각별히 신경 쓰는 한편, 평소 화재 상황에 따른 대처와 대피 요령을 충분히 숙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오늘(27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25일까지 일주일 간 소방청에 신고 접수된 전국 화재 발생 건수는 총 675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일자별로는 19일 142건(부상 23명)→20일 115건(부상 6명)→21일 123건(부상 9명)→22일 90건(부상 5명)→23일 60건(사망 1명·부상 5명)→24일 68건(사망 잠정 23명·부상 잠정 8명)→25일 77건(사망 1명·부상 5명)입니다.

주요 화재를 보면 지난 19일에는 서울 양천구 목동 아파트 지하 2층 재활용 분리수거장에서 원인 미상의 화재가 발생해 주민 11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습니다.

다행히 큰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화재 진압 과정에서 폭발이 일어나 진화 작업을 벌이던 소방대원 17명이 경상 등 부상을 입기도 했습니다.

이튿날인 20일에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아파트에서 불이 나 주민 40여명이 대피하고, 아파트 1개 세대가 전소됐습니다.

화재는 아파트 10층에서 에어컨 실외기 용접 작업 중 발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불로 에어컨 기사가 양손에 화상을 입고 연기를 흡입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각각 9층과 15층에 있던 11개월, 5개월 남아도 연기를 마셔 이송됐습니다.

이번에 빚어진 대규모 화재 참사는 지난 24일 발생했습니다. 경기 화성시 서신면 소재 리튬 일차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에서 불이 나 현재까지 23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정확한 화재 원인은 조사 중이지만, 소방 당국은 공장 내부에 있던 배터리셀 하나에서 폭발적으로 연소가 시작돼 화재가 급격히 확대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공장에는 리튬 배터리 완제품 3만 5000여개가 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다음날인 25일에는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의 한 아파트 건축 현장에서 철근 절단 작업 중 불이 나 작업자 40명이 구조되거나 대피했습니다. 다행히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참사 직후라 시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습니다.

물론 최근에 발생한 이러한 화재는 그 유형과 원인이 각각 다르지만, 잇단 화재로 시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는 만큼 화재 예방과 안전 교육에 관심이 더욱 높아지는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우선 화재는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화재 예방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부 교수는 "통상 화재는 추운 겨울에 많이 발생한다고 생각하지만, 계절적 편차는 그리 크지 않다"라며 "특히 여름에는 에어컨 등으로 인한 화재도 많기 때문에 경각심은 계절과 상관 없이 늘 가져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소방청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계절별 화재 발생 건수는 봄 5만 4820건(28.3%), 여름 4만 2125건(21.7%), 가을 4만 2513건(21.9%), 겨울 5만 4541건(28.1%)으로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다만 여름철에 자주 발생하는 화재를 살펴보면 에어컨 사용 증가에 따른 실외기 화재 등이 많은 만큼 주의가 요구됩니다.

최근 5년간 에어컨 및 선풍기 등 냉방기 화재는 총 1803건으로, 6~8월(1269건)이 가장 많았습니다. 주된 원인은 전선의 접촉 불량 등 전기적 요인, 과열 등 기계적 요인, 부주의 등이었습니다. 이로 인한 아파트 화재도 여름이 가장 많았습니다.

소방청 관계자는 "실외기는 쌓인 먼지로도 과열돼 불이 날 수 있기 때문에 사용 전에는 반드시 먼지를 제거하는 등 주기적으로 청소해야 한다"라며 "전력 소모에 맞는 콘센트를 사용하고, 장시간 사용을 자제하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했습니다.

비단 실외기 등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뿐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 조리를 하거나 화기를 사용할 경우에도 화재 예방에 세심하게 신경 쓸 필요가 있습니다.

이 교수는 "사실 주거 용도든 상업 용도든 화재가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은 부주의"라며 "반대로 얘기하면 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갖고 조심하면 많은 화재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만 지켜도 화재 예방에 기여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용도에 맞는 적절한 소화기를 사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이번 화성 공장 화재 때도 리튬 전용 소화기가 크게 문제 됐지만, 주방기구 근처에는 일반 분말 소화기가 아닌 주방용 소화기인 'K급 소화기'를 비치해야 한다"라고 했습니다.

주방(Kitchen)의 앞 글자를 딴 K급 소화기는 탄산칼륨 등이 포함된 강화액이 주 약제입니다. 식용유 같은 액체에 닿으면 거품이 형성돼 산소와 접촉하지 못하고, 이로 인해 불이 꺼지게 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공 교수는 아울러 가정에서도 리튬 전지를 자주 사용함에 따라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데 대해 "물을 가까이 하지 말되, 만약 화재가 났을 때 소량이라면 오히려 물에 담그는 것이 좋다"라며 "냉각 소화 때문에 불이 붙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인명피해 최소화가 가장 중요한 만큼 평소 화재 장소별 특성에 맞게 대피 요령을 꼼꼼하고 정확하게 숙지할 필요가 있다고 한 목소리로 강조합니다.

이 교수는 "이전에는 화재 발생 시 무조건 대피하라고 했지만, 아파트는 계단이나 통로에 의한 연기 흡입으로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라며 "이에 일단 대기하는 등 화재 상황에 맞는 대피 요령을 잘 숙지해야 한다"라고 했습니다.

소방청은 지난해 말 자신의 집에서 화재가 났을 때는 옥상 등 가까운 장소로 대피하되, 자신의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화재가 발생한 경우는 불길 또는 연기가 들어오지 않으면 세대 내 대기하는 것이 좋다는 내용의 매뉴얼을 배포한 바 있습니다.

이 밖에 아파트 등 거주 시설이 아닌 사업장이나 다중이용시설 등의 경우 위급 상황에 대비해 피난 동선을 미리 파악해두고, 사업주 등은 비상구 앞쪽이 물건 등으로 가려지지 않도록 조치해야 합니다.

31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화성의 리튬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이 263억원 규모의 보험에 가입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사상자들이 이 회사의 직원인지 여부에 따라 KB손해보험 또는 산업재해보상보험(산재)에서 보상 받게 됩니다.

오늘(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아리셀은 KB손해보험에서 215억 4000만원의 재산종합보험에 가입했습니다. DB손해보험에선 48억 8000만원의 종합보험(건물·기계장치 등)에 가입했습니다. 기계장치 38억 8000만원, 특수건물배상책임 10억원을 담보합니다. 또 DB손보에서 30억원 규모의 환경책임보험에도 들었습니다.

재산종합보험은 화재보험, 기계보험, 기업휴지보험, 배상책임보험 등을 하나로 묶은 '패키지보험'이라 할 수 있습니다. 면책위험으로 정한 부분만을 제외하고, 대규모 사업장의 다양한 위험을 동시에 담보합니다.

이 회사의 KB손보 재산종합보험에서 인명피해를 배상하는 '신체배상책임'의 보장 범위는 1인당 최대 1억 5000만원입니다.

신체배상책임은 특수건물의 소유자가 가입해야 하는 의무보험입니다. 연면적의 합계가 3000㎡ 이상의 공장은 특수건물로 규정돼 있습니다.

다만 신체배상책임은 제3자의 신체에 손해를 입혔을 때 보험금을 주는 제도로 회사 직원에 대한 피해는 보상하지 않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예컨대 과거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당시 손님들이 많이 다치거나 돌아가셨다. 그때 이 보험을 통해 이들을 보상하는 식"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희생자들의 신원 파악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 이들이 직원인지 확인돼야 이 보험의 적용 여부를 확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희생자들이 직원이라면 이 보험이 아닌 산재보험 대상"이라고 말했습니다.

행정안전부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는 희생자들에게 정부 차원의 재난지원금을 주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사망자의 경우 불법체류자라 할지라도 산재보험을 통해 평균임금의 최대 1300일치를 유족보상일시금으로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예컨대 일용직 근로자가 일당 12만원을 받았다면 최대 1억 5600만원가량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번 화재는 지난 24일 오전 10시 31분 아리셀 공장에서 발생했습니다. 불이 난 곳은 연면적 2362㎡, 3층짜리 철콘조기타지붕 건물로 리튬을 취급하는 곳입니다.

11동 가운데 3동 건물 2층에서 최초 발화가 일어났습니다. 2층은 리튬 배터리 완제품을 검수하고 포장하는 작업이 이뤄지는 장소로 전해졌습니다.

경기소방은 화재 직후인 오전 10시 54분 대응 2단계를 발령, 진화작업을 벌였습니다. 큰 불길은 화재 5시간가량 만인 오후 3시 15분 잡혔습니다. 이어 다음날인 25일 오전 8시 41분 불을 모두 껐습니다. 이 화재로 23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6명이 경상을 입었습니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현재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어 사고 추정액을 판단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라며 "소방당국의 조사가 끝나야 자세한 내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