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하차 통보 받은 '주진우 라이브' 진행자, MBC 표준FM 출연…"'정성을 다하는 국민의 방송' 아닌 '박민의 방송' 돼선 안 돼"

13일 방송을 앞두고 당일 하차를 통보 받은 KBS 제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의 진행자 주진우 프리랜서 기자가 “이런 날이 오리라고는 생각했지만 이렇게 폭력적으로 이렇게 급작스럽게 함부로 오게 되리라고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MBC 표준FM '신장식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한 주 기자는 “오늘 (오전) 9시 넘어서 연락을 받았다”라며 “(연락한 사람이) 새로 간부가 되신 분인데, 잘 모르겠다. 이 얘기 저 얘기 하다가 회사에 오지 말라, 방송 그만 두라는 이야기를 장황하게 하시더라”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사장이 조치를 한다면 조치를 당해야지. 그렇지만 적어도 저한테 얘기하고 저도 저희 청취자들한테 얘기하고 인사를 하는 것이 예의가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말한 뒤 “같은 시간에 (KBS 제작진이) 옆에서 방송을 만들고 있는데 제가 지금 이 얘기를 하는 것도 굉장히 미안하고 당황스러운 경험”이라고 했습니다.

'주진우 라이브'는 국민의힘과 보수 단체 등이 방송 내용이나 출연자 구성이 '편파적'이라 주장해 온 프로그램입니다. 지난 7일 박민 사장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이 이 프로그램을 거론하며 “정도가 지나치다면 일벌백계 책임을 지워야 한다”라고 요구했고, 박민 당시 사장 후보가 “조치하겠다”라고 답한 바 있습니다.

주 기자는 “국민의힘, 정부 여당에 조금 비판적인 목소리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편파적이라고 얘기할 수는 없다. 그리고 국민의힘 쪽에 계신 분들은 통계치가 부정확하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국민의힘 측 패널들을 훨씬 많이 불렀다. 정부 측도, 그리고 대통령실, 그리고 국민의힘, 다 연락을 해보고 그 다음에 민주당에 물어보는 식이었다”라며 “그런데 국민의힘 사람들은 자기들이 안 나와 놓고 안 불렀다고 하고 또 방심위(방송통신심의위원회) 같은 데 누가 민원을 한다”라는 것입니다.

이어 “이명박 정부 때는 제 아들이 초등학생이었다. 주진우 기자 검찰에 소환된다, 이런 뉴스를 봤다. 그런데 이 친구가 박근혜 정부 때 중학생이 된다. 주진우 기자 구속영장 청구됐다, 이런 기사를 봤다. 이 아들이 지금은 군대 가서 휴가 나왔는데 주진우 기자 해고됐다는 기사를 같이 보고, 이게 과연 어떤 일인가 생각하게 된다”라며 “국민의힘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거라는 걸 우려는 했지만 현실로 다가오고 있고, 각 언론사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은 언론탄압이자 언론에 대한 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 압박 그 이상은 아니다. 가장 저열한 언론 탄압”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박민 신임 KBS 사장을 향해 “(KBS가) '정성을 다하는 국민의 방송'이 돼야 되는데 '박민의 방송'이 돼서는 절대 안 된다. 박민 사장님, 오늘 취임식에서 KBS 위기의 원인이 내부에 있다고 했는데 그 말이 맞다.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이 박민 사장”이라면서 “이분이 문화일보에서 많은 글을 써놨다. 아시다시피 '이재명은 어벤져스의 타노스 같다' 이런 글이나, '보수진영의 어벤져스는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 이렇게 얘기를 해놓고 여기에 동의하지 않으면 '편파적'이라 하고 '가짜뉴스'라고 하는 식으로 정체성을 확립한다고 한다면 이런 박민 스타일은 안 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주 기자는 앞서 이날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라는 연락을 받은 상황에 대해 “청취자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간청했다. (하차를 통보한) 이 간부는 방송 날 해고 통보는 비상식적인 일이고 예의가 아닌 줄 알지만 안 된다고 했다. 사장이 워낙 강경해서 어쩔 수 없다고 했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는 “앞으로 '주진우 라이브'가 어떻게 되는지 설명을 듣지 못 했다. 하지만 곧 사라질 운명으로 보인다”라며 “'주진우 라이브'를 사랑해주신 여러분들께 존경과 감사를 전한다. 많이 부족해서 항상 죄송했다”라며 청취자들에게 미처 전하지 못한 인사를 건넸습니다. 지난 주까지 '주진우 라이브'가 송출되던 오후 5시대엔 이날부터 KBS 김용준 기자가 진행하는 '특집 1라디오 저녁'이 편성됐습니다.

정치 편향 논란을 불러온 TBS FM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진행자 김어준 씨가 하차한 지 11개월여 만에 KBS 제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의 주진우 씨도 13일 방송에서 물러났습니다.

주씨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오전 KBS에서 연락을 받았다. 이제 회사에 오지 말라는, 방송을 그만두라는, '주진우 라이브'에서 잘린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이어 "토요일 방송에서 오늘 오후에 돌아온다고 했는데, 마지막 방송도 못 하고"라며 "(KBS) 간부는 방송 날 해고 통보는 비상식적인 일이고, 예의가 아닌 줄 알지만 안된다고 했다. 사장이 워낙 강경해서 어쩔 수 없다고 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앞으로 '주진우 라이브'가 어떻게 되는지 설명을 듣지 못했다"라며 "하지만 곧 사라질 운명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주씨의 벼락 하차는 박민 신임 KBS 사장이 13일 "재창조 수준의 조직 통폐합과 인력 재배치를 주저해선 안 된다"라며 강도 높은 개혁을 예고한 뒤에 나왔습니다. 박 사장은 13일 오전 10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본사에서 진행된 취임식을 통해 "지난 10여 년 동안 미디어 시장이 파괴적 변화를 거듭했으나 KBS는 충분히 대비하지 못했다"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박 사장은 취임사에서 "국내 주요 지상파들이 제작 시스템을 혁신하고 변화를 꾀했으나 KBS는 기득권 지키기에 급급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자기 혁신이 선행되면 KBS를 향한 국민의 신뢰가 회복될 것이고, 국민이 KBS의 필요성에 공감하면 재정 위기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민의 사랑과 재정적 안정성을 되찾는다면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를 선도하는 공영 미디어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편성이 삭제된 프로그램은 KBS2 '더 라이브'입니다. KBS는 13일 사내에 이날부터 나흘간 KBS2 시사 프로그램 '더 라이브'가 '편성 삭제'된다고 공지했습니다. 해당 프로그램 방영 시간대는 13일~14일 '대하 드라마 고려거란전쟁', 15일 '개그 콘서트 스페셜', 16일 '골든걸스 스페셜' 등 재방송이 편성됐습니다.

이와 함께 1TV 메인 뉴스 '뉴스 9' 이소정 앵커도 전날 하차 소식을 전달받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지난 10일엔 아침 뉴스 '뉴스광장'을 진행해 온 김태욱 앵커와 이윤정 앵커, 오후 뉴스쇼 '사사건건'의 이재석 앵커도 하차 소식을 알린 바 있습니다. 지난달 하차한 최경영 전 기자 후임으로 '최강시사'를 진행하고 있는 김기화 기자도 교체 대상이 됐습니다.

앞서 지난해 말 TBS 라디오에서 하차한 진보성향의 방송인 김어준 씨도 다시금 회자되고 있습니다. 김 씨는 지난해 12월 30일 6년 넘게 진행해오던 TBS FM '김어준의 뉴스공장' 마지막 방송을 내보냈습니다.

김어준 씨는 해당 방송에서 "저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임기가 끝나는) 3년 6개월 후에 돌아올 것"이라며 "오늘은 그 3년 6개월이 시작하는 첫날"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다시 돌아와서 또 다시 (TBS FM 청취율) 1위를 할 것이고 그 후로 20년 간 계속 1위를 할 작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씨는 TBS FM 청취율 1위를 지켜왔지만, 정치 편향 등의 논란도 일으켰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세금을 받아 운영되는 공영방송 취지에 맞게, 또 교통방송의 설립목적에 맞게 운영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며 "또 과도하게 정치화됐고, 심각하게 좌편향된 방송을 했다"라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박민 신임 사장이 취임한 KBS뉴스9’4년 동안 진행해온 이소정 앵커와 제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진행자 주진우 씨에게 하차를 통보했습니다. KBS는 시사 프로그램 더 라이브도 폐지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이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는 사측이 방송법과 단체협약, 편성규약을 위반했다며 반발했습니다.

KBS131TV에서 방송하는 뉴스9’의 평일 새 앵커에 박장범 기자와 박지원 아나운서를, 주말 앵커에 김현경 기자와 박소현 아나운서를 발탁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뉴스광장의 평일 남자 앵커는 최문종 기자, 여자 앵커는 홍주연 아나운서가 맡게 됐습니다. 이 밖에 뉴스라인 W’는 이승기 기자가 단독 앵커로 선임됐고, ‘뉴스12’는 이윤희 기자와 이광엽 아나운서, 주말 뉴스광장남자 앵커는 임지웅 아나운서가 각각 발탁됐습니다.

시사 프로그램과 진행자들도 바뀝니다. KBS는 매일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 주진우 라이브를 이날부터 특집 1라디오 저녁으로 대체하고 기존 진행자인 주진우 씨 대신 김용준 KBS 기자를 진행자로 세웠습니다. ‘사사건건은 송영석 기자가, ‘일요진단은 김대홍 기자가, ‘남북의 창은 양지우 기자가 각각 진행합니다. KBS는 또 시사 프로그램 더 라이브를 이날 결방하고 대신 드라마와 코미디 프로그램 재방송으로 메꾼다고 밝혔습니다.

KBS주요 종합뉴스의 앵커를 교체함으로써 KBS의 위상을 되찾고 시청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것이라고 이번 인사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언론노조 KBS 본부는 이번 인사에 박민 사장 취임 첫날부터 편성규약과 단체협약 위반 행위가 잇따르고 있다라며 비판했습니다. KBS 본부는 사측이 제작진과 어떤 논의도 없이 더 라이브편성을 삭제했다라며 당장은 편성 삭제와 대체에 불과하지만, 사실상 폐지 수순에 돌입한 것이라 봐도 무방하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라디오 센터장 내정자가 인사도 나기 전에 주진우 라이브 담당 PD에게 전화해 주진우 씨 하차를 통보하고 보도국 기자가 진행하는 특집 프로그램을 제작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했습니다.

KBS 본부는 노사 단체협약과 편성규약에 따라 사측이 개편을 실무자와 협의해야 하고 긴급 편성 때는 교섭대표노조에 통보해야 하는데 이 같은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번 조치들은 방송 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고 누구든 방송 편성에 관해 규제나 간섭을 할 수 없다고 명시한 방송법에 위배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박민 KBS 사장이 취임한 첫날부터 갈등의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조직 통폐합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박 사장이 오자마자 KBS 2TV 시사 프로그램 ‘더 라이브’의 편성이 방송 당일 사라졌습니다. 뉴스 9의 간판 앵커 이소정 씨와 ‘주진우 라이브’의 주진우 씨 등은 갑자기 하차 통보를 받아 노조가 크게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13일 KBS에 따르면 이날부터 나흘간 ‘더 라이브’가 편성에서 빠집니다. 이 프로그램이 방영되는 시간대엔 13일~14일 ‘대하 드라마 고려거란전쟁’, 15일 ‘개그 콘서트 스페셜’, 16일 ‘골든걸스 스페셜’ 등 재방송이 편성됐습니다. 사전 고지도 없이 결방이 갑작스럽게 통보되는 경우는 이례적입니다. ‘더 라이브’가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더 라이브’는 KBS 시사교양 중 시청률 1위를 차지하는 인기 프로그램입니다.

이 밖에 1TV 메인 뉴스 ‘뉴스 9’를 4년 동안 진행한 이소정 앵커, 1R 시사 프로그램 ‘주진우 라이브’의 진행자인 주진우 씨 등도 갑작스럽게 하차 통보를 받았습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8시쯤 라디오 센터장 내정자는 ‘주진우 라이브’ 담당 PD에게 전화해 “주진우 앵커가 하차하게 됐으니 주 앵커에게 하차를 통보하라”라고 지시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박 사장 후보자 임명안을 재가한 날 벌어진 일입니다.

노조 조합원들은 “아직 발령도 나기 전의 간부가 현 제작진에게 직접 전화해서 담당 프로그램의 앵커가 하차하게 됐다고 통보를 하는 경우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경우”라며 “3년 넘게 프로그램을 진행해온 앵커와 제작진에게 프로그램을 마무리할 시간, 또 청취자들과 작별 인사를 나눌 단 하루의 시간조차 주지 않고 방송 전날 저녁에 통보하는 경우는 전례가 없는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오늘 뉴스 리포트를 ‘박민 사장 취임사’를 중심으로 제작할 예정이고, 시사 프로그램 ‘더 라이브’는 더 이상 방송되지 않는다”라며 “박 사장 출근 첫날 편성 규약과 제작 자율성을 한 방에 무너뜨렸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노조는 갑작스러운 하차 통보, 프로그램 편성 삭제 등과 관련한 보직자들을 상대로 방송법 위반 및 단체협약 위반 등 혐의로 고발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박 사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KBS 본사에서 진행된 취임식에 참석해 “재창조 수준의 조직 통폐합과 인력 재배치를 주저해선 안 된다”라며 강도 높은 조직 개편을 예고했습니다. 그는 “국내 주요 지상파들이 제작 시스템을 혁신하고 변화를 꾀했으나 KBS는 기득권 지키기에 급급했다”라며 “자기 혁신이 선행되면 KBS를 향한 국민의 신뢰가 회복될 것이고, 국민이 KBS의 필요성에 공감하면 재정 위기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TV 수신료 분리 징수와 2TV 재허가 그리고 예산 지원 삭감 등 KBS가 직면한 위기를 언급하며 “KBS 위기의 원인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 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KBS가 공영방송의 정체성을 상실했다고 지적받고, 공정과 공익과 공영의 가치보다 정파성과 정실주의를 앞세운다는 얘기도 듣는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박 사장은 1992년 문화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과 정치부장, 편집국장 등을 거쳤습니다. 법조언론인클럽 회장과 관훈클럽 총무 등을 역임했습니다. 박 사장의 임기는 김의철 전 사장의 잔여 임기인 내년 12월 9일까지입니다.

여야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국 주도권 잡기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노란봉투법과 함께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골자로 하는 방송 3법을 단독 의결, 국회 본회의를 통과시켰습니다. 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도 강행했습니다. 민주당은 방송 3법의 본회의 처리, 이 위원장 탄핵 등 동시다발적 카드로 수세에 몰렸던 국면을 전환한다는 방침입니다.

민주당 등 야당은 11월 9일 국회 본회의에서 방송법과 한국교육방송공사법은 재적 176명 전원 찬성으로, 방송문화진흥회법은 재적 175명 전원 찬성으로 각각 가결했습니다. 이날 표결에는 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당만 참여했고, 국민의힘은 불참했습니다.

당초 국민의힘은 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 등에 맞서 필리버스터(의사 진행 지연을 위한 무제한 토론)에 돌입할 예정이었으나 민주당이 이 위원장 탄핵소추안을 발의하자 이에 항의하며 집단 퇴장했습니다.

★ 민주당‧정의당 등 야당 및 시민단체 “정치권으로부터 독립시킬 최소 입법”, 국민의힘 “악의적인 의도로 꺼내든 정쟁용 카드” ★
방송 3법은 KBS 이사회, 방송문회진흥회, EBS 이사회를 사회 각 분야를 대표하는 21명의 공영방송운영위원회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정필모 민주당 의원은 방송 3법에 대해 “그동안 정치권은 공영방송의 사장과 이사회 구성을 둘러싸고 많은 논란과 갈등을 만들어 왔고, 그 결과 지금 우리의 방송 환경은 법에도 없는 정치적 후견주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그런 실정”이라며 “공영방송은 독립적이어야 하고 어떠한 정치권력으로부터도 부당한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원칙과 사회적 합의가 더 이상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했습니다.

방송3법은 지난 4월 27일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에 부의됐지만 국민의힘이 절차적 정당성을 이유로 반대해 6개월 넘게 상정되지 못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헌법재판소는 10월 26일 국민의힘 의원 6명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과 국회의장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헌재는 “국회 본회의 부의 요구 행위는 국회법 절차를 준수해 이뤄졌고, 그 정당성이 본회의 내에서 표결 절차를 통해 인정됐다”라며 민주당 주도의 국회 본회의 직회부가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국민의힘은 반발했고, 정의당과 전국언론노동조합 등은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1월 10일 논평을 통해 “방송 3법은 공영방송을 언론 관계 단체를 장악하고 있는 민노총의 손아귀에 쥐여주겠다는 저의가 깔려 있다”라며 “결국 모두 자신들이 정권을 잡고 있었을 때는 처리하지 않다가 인제 와서 정부와 여당을 공격하겠다는 순전히 악의적인 의도로 꺼내든 정쟁용 카드에 불과하다”라고 비판했습니다. 박 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은 즉각 재의 요구권을 행사해야 한다”라며 “공정과 정의 그리고 상식을 버린 민주당의 행태는 훗날 값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의당은 방송 3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에 대해 “여야 방송장악 공수교대 속에 장장 36년을 끌어온 방송 3법의 입법이 오늘에야 마무리됐다”라고 평했습니다. 정의당은 “오늘 국회가 의결한 방송 3법은 공영방송 이사 수를 늘리고, 여야의 추천권을 축소한 것으로 방송을 정치권으로부터 독립시킬 최소 입법”이라며 “방송과 언론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을 오늘로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언론노조는 “23년 동안 법률에도 없는 추천권을 행사하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낙하산 사장을 앉히던 구악의 고리를 끊었다”라고 밝혔습니다. 언론노조는 성명을 통해 “이번 법안 통과는 언론노동운동의 역사에서 거대한 전환이 될 것”이라고 밝힌 뒤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이미 양곡법과 간호법에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 입법권을 짓밟은 대통령의 시간이 왔다”라며 “대통령이 말했던 반성과 성찰이 진심이었음을 증명할 마지막 기회를 저버리지 말라”라고 당부했습니다.

방통위는 이날 방송 3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제안했습니다. 방통위는 입장문을 통해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변경하는 법안은 야당이 여‧야간 합의 없이 상임위원회부터 본회의까지 강행 처리한 것으로, 네 가지 문제점이 있어 헌법에서 규정한 ‘법률안에 대한 재의 요구안’을 제안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재의 요구안은 대통령 거부권을 의미합니다.

방통위는 방송 3법에 대한 재의 요구안을 제안하는 이유로 ▲ 공영방송 이사회의 사회 각 분야 대표성 부족 ▲ 공영방송 이사회의 편파성 우려 ▲ 공영방송 이사회의 비효율성 증가 ▲ 법안처리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 부족 등을 내세웠습니다.

방통위는 “이사는 방송분야 뿐만 아니라 경영‧경제‧법률‧지역 등 다양한 분야에서 추천되는 것이 필요하고, 개정안은 특정 이념에 편향적인 단체들이 추천한 이사들로 이사회의 다수를 구성해 편파성이 우려된다”라고 했습니다. 또 “공영방송 방만 경영에 대한 국민 불만이 높은 상황에서 근거 없이 이사 수를 대폭 확대하는 것은 운영비용만 증가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에 장애를 초래한다”라면서 “지난 20대 국회부터 여러 논의가 있었으나 진전을 보지 못한 공영방송 이사회 구성 및 사장 선임 방식의 변경을 지금 야당이 여당이었을 때 처리하지 않고 있다가 정권이 바뀌고 나서야 강행처리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민주당이 여당이던 시절에도 이런 논의가 많았는데 그때 왜 다수 의석으로 관철하지 못하고 이제 와서 이걸 추진하는 것이냐”라며 “그때 반대했던 이유가 KBS 사장에 대한 대통령 인사권을 제약하는 것이었다고 알고 있다”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에 대해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1월 10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할 명분도, 이유도 없다”라며 “농민을 거부하고 간호사도 거부한 데 이어 이제는 대다수 일하는 국민과 민주주의까지 거부한다면 국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거부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 민주당 “이 위원장 탄핵 끝을 볼 것” 경고, 국민의힘 “습관적 탄핵, 다수의 횡포” 비판 ★
한편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의 강행 처리를 막기 위해 진행키로 한 필리버스터를 포기한 것은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는 풀이가 나오고 있습니다.

국회법상 탄핵소추안은 본회의 보고 뒤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해야 하고, 재적의원 과반이 찬성하면 가결됩니다. 72시간이 지나도록 표결하지 못하면 안건은 자동 폐기됩니다.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로 본회의가 24시간 이상 이어졌다면 민주당은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해 “1987년 현행 헌법이 시행된 이래 36년간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은 모두 6차례이고, 그중 절반이 지난 1년 사이 민주당에 의해 강행 통과됐다”라며 “다수의 횡포란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이라고 말했습니다. 윤 원내대표는 “여전히 습관적으로 탄핵을 시도하는 것은 그 자체가 헌법과 법률을 무시하고 파괴하는 위헌적 행위”라며 “자신들이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탄핵안이 번번이 기각되는데도 다시 탄핵을 시도하는 것은 내년 총선을 위한 정치적 의도 때문”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방송 행정을 관장하는 정부 부처의 손발을 묶어 국정을 마비시키고 민주당 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조성하려는 속셈”이라고 했습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이 위원장 탄핵안에 대한 국민의힘의 꼼수가 보여준 방송 장악 노골화에 강력하게 유감을 표한다”라며 “국민의힘은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안이 발의되자 황급히 필리버스터를 철회하는 꼼수로 탄핵안 처리를 방해했다”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민주당은 국회의장께 정당한 절차를 거쳐 발의된 탄핵안이 처리될 수 있도록 본회의를 열어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하고, 만약 본회의가 열리지 않는다면 원칙과 기준대로 법률이 정한 절차와 요건을 모두 준수해 법을 위반한 공직자들이 합당한 처벌을 받도록 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김진표 국회의장을 설득해 72시간 이내에 본회의를 다시 열거나 이 위원장 탄핵소추안을 철회한 뒤 본회의가 이틀 연속 열리는 11월 30일에 다시 보고한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은 72시간 이내 본회의가 열리지 않으면 자동 폐기 수순이라는 입장입니다. 윤 원내대표는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본회의가 잡힐 수도 없고, 탄핵안은 자동 폐기되는 것”이라며 “국회법에 규정된 법 취지에 맞게 국회의장이 운용해주실 것으로 믿는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헌법과 법률 위반 행위를 반복하며 언론의 자유와 방송 자유를 침해하고 있는 이 위원장의 탄핵은 멈출 수 없다”라며 “반드시 끝을 보겠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박민 KBS 사장 취임 첫날부터 그간 여권으로부터 ‘편파 방송’이라고 공격받아온 시사 프로그램이 갑작스럽게 편성에서 빠지고 출연진이 교체되는 등 한국방송 내부에서 제작 자율성 침해 및 부당 인사 논란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는 13일 박 사장 취임식 직후 KBS 본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조치는 방송법에 보장된 ‘방송 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침해한 것”이라고 반발했습니다.

“인사, 사장 취임도 전에 프로그램 출연진 교체를 지시한 정황이 확인되고 있다. 무리하게 강행하다 보니 9시 뉴스 앵커가 시청자와 마지막 인사도 못했다…입사한 이래 처음 보는 일”

 

노조 설명을 종합하면 이날 아침 사내망을 통해 월요일부터 목요일 저녁 시간에 편성돼 있던 시사 프로그램 KBS 2TV ‘더 라이브’가 통째로 삭제된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노조는 성명에서 “사측은 제작진과 어떠한 논의도 없이 편성 자체를 삭제해 버렸다. 당장은 편성 삭제 및 대체에 불과하지만, 사실상 폐지 수순에 돌입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더 라이브’ 방영 시간에는 대하사극 ‘고려거란전쟁’ 등이 재방영됩니다.

출연진 하차와 앵커 교체도 잇따랐습니다. 라디오센터에서는 전날 저녁 센터장 내정자가 ‘주진우 라이브’ 담당 피디에게 전화로 주진우 씨의 하차를 통보하고, 제작진이 거부 의사를 밝히자 “사규를 운운하며 겁박까지 했다”라고 노조는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최경영 기자 사직 이후 ‘최강시사’를 맡아온 후임 진행자(김기화)와 보도본부에서 ‘뉴스9’을 진행해온 이소정 앵커도 교체 통보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주진우 라이브 등은 여당이 지속적으로 ‘편파 방송’이라고 주장해온 대표적 프로그램입니다. 지난 7일 박민 당시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자리에서는 국민의힘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주진우”라는 이름이 11차례 언급됐습니다. 주진우 라이브에 대해 “이런 허위·왜곡·가짜·조작을 그대로 둬도 되나? 일벌백계의 책임을 지워야 하지 않겠느냐?”(박성중 의원)라는 질의가 나오자, 박민 당시 후보자는 “그렇게 조치하겠다”라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노조는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입니다. KBS는 노사 단체협약(2022)을 통해 “편성·제작·보도 책임자는 실무자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22조), “프로그램 개편 전에 제작진과 협의해야 한다”(31조) 등 규정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방송법 역시 4조를 통해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노조는 “박민 체제의 보직자들을 방송법 및 단체협약 위반으로 고발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프로그램 개편과 함께 대규모 인사 조치도 이뤄졌습니다. KBS는 전날 자정께 본부장·센터장·국장급 72명에 대한 인사 발령을 발표했습니다. 강성원 언론노조 KBS 본부장은 이날 한겨레 전화 통화에서 “인사, 사장 취임도 전에 프로그램 출연진 교체를 지시한 정황이 확인되고 있다. 무리하게 강행하다 보니 9시 뉴스 앵커가 시청자와 마지막 인사도 못했다”라며 “입사한 이래 처음 보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박민 사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공영방송이 개인이나 집단의 이념이나 소신을 실현하는 곳으로 생각하는 분들은 앞으로 KBS에 설 자리가 없을 것”이라며 “수신료를 낭비하는 적폐를 일소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박 사장은 전날인 12일 윤석열 대통령에 의해 26대 KBS 사장으로 임명됐습니다. 14일 ‘대국민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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