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간 300㎜ 이상의 장대비가 쏟아진 강원도 영월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중학교 1곳에서 시설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오늘(16일)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밤사이 호우에 따른 산사태가 발생해 영월군 산솔면 녹전중학교 펜스 등 일부 시설이 훼손됐습니다. 다친 사람은 없었습니다. 도 교육청과 학교 측은 학사일정 변동을 협의하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이번 집중호우로 피해가 발생했거나 등·하굣길 학생 안전이 우려되는 경우 휴업, 등·하교 시간 조정 등 학사일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학생·교직원 안전을 지키도록 시·도 교육청에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당분간 장마전선 정체로 집중호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교육청과 함께 학생·교직원을 대상으로 인명피해 예방을 위한 행동 요령을 교육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시설을 점검할 방침입니다. 피해를 본 교육시설은 교육청 현장 점검을 거쳐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재난복구비를 지원하고, 필요시 재해대책 특별교부금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경북에서는 산사태로 인한 인명피해가 컸습니다. 지자체별로 산사태 우려가 큰 곳을 지정해 관리하고 있으나 이번처럼 지역별로 짧은 시간 강하게 내리는 비에는 ‘안전지대’가 없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지자체가 선제적으로 주민 대피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했다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오늘(16일) 경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예천·영주·봉화·문경지역에서 18명이 숨지고 9명이 실종됐습니다. 사망자 중 지자체가 사망 원인을 ‘산사태(매몰)’로 파악한 경우는 12명(66.7%)입니다.

이 가운데 ‘산사태 취약지역’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2명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들은 경북도와 각 시·군이 취약지역으로 지정한 4958곳 중 1곳(영주시 풍기읍 삼가리)에서 발견됐습니다. 나머지 10명은 기존에 위험지역으로 분류되지 않은 곳에 머물다 변을 당한 것입니다.

산림보호법은 2011년 7월 서울특별시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를 계기로 산사태 취약지역 지정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자체마다 산림당국의 기초조사와 자체 현장조사 등을 기준으로 산사태 위험이 큰 곳을 집중 관리하고 있습니다.

지자체의 적극적인 대응도 아쉽습니다. 집중호우가 예상되는 시점부터 산사태 우려지역 주민에게 대피를 강하게 요구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경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의 집계를 보면, 지난 13일 인명피해가 집중된 예천·영주·봉화·문경 등 4개 지역에서는 평균 약 25㎜의 비가 각각 내렸습니다. 이후 14일에는 전날의 5배가 넘는 128.9㎜의 비가 지역 별로 내렸습니다. 사망자와 실종자가 확인된 15일에도 평균 130㎜의 ‘물폭탄’이 떨어졌습니다.

경북도는 13일부터 산사태 취약지역과 인명피해 우려지역 등에 대한 점검 및 위험 징후 시 사전 대피 조치를 취할 것을 각 지자체에 알렸습니다. 도는 15일 오전까지 도지사 명의의 특별지시사항을 4차례 내려 보내 지자체장 중심의 상황 관리를 요구했습니다. 주민 3000여명에 대한 사전대피와 도로 등에 대한 통제가 이뤄졌습니다.

예천군 관계자는 “호우가 예보된 직후부터 마을 별로 집을 떠나 마을회관 등으로 몸을 피할 것을 안내했다”라면서 “마을방송이나 문자메시지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알렸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가 ‘권고’ 수준에 그치다 보니 대규모 인명피해를 막지는 못했습니다. 경북도는 사망과 실종 등이 속속 확인된 15일 오후 9시에서야 산사태 위험 및 상습침수지역 주민 등을 대상으로 ‘대피명령’을 발령했습니다.

주민들도 더욱 강한 조치가 필요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주민 원순남 씨(56·영주시 풍기읍)는 “군청이나 행정안전부 등 온갖 기관에서 온 문자가 70통이 넘는다”라면서 “문자들이 경고의 의미는 있었지만 이제껏 비가 많이 와도 산사태가 난 적은 없어서 사고를 예상하지 못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주민 김모 씨(70대·예천군 효자면 백석리)도 “지금도 (재난)문자가 계속 들어오지만 형식적이어서 잘 안 본다”라면서 “직접 와서 보고 어르신들을 부축해서 (대피장소로) 데리고 가든지 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현장에서는 집이나 논밭이 걱정된다며 일부 주민이 사전 대피를 꺼리는 등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었다고 토로합니다.

경북도 관계자는 “평소 산사태 우려가 없었던 곳에서 사상자가 대거 발생했다”라며 “취약지역 지정 유무와 관계없이 비가 집중된 곳은 위험했던 만큼 관련 대책을 손질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가수 故 최성봉이 사망 26일 만에 영면에 들었습니다.

오늘(16일) 최성봉 발인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습니다. 고인은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 후,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 에덴추모공원에 안치될 예정입니다.

최성봉은 지난 6월 20일 강남구 역삼동 자택에서 향년 33세 나이로 사망했습니다.

최성봉은 시신을 인수하려는 유족이 나타나지 않아 무연고 사망자로 분류돼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장례식장 냉동고에 안치돼 있었습니다. 이에 최성봉의 전 매니저 A 씨가 직접 사비를 털어 장례를 치르게 됐습니다.

최성봉은 2011년 tvN '코리아 갓 탤런트'에 출연해 3살 때 친부모에게 버림받아 보육원에 맡겨졌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역경을 이겨내고 '코리아 갓 탤런트'에 출연해 준우승을 차지했던 최성봉은 '한국의 폴 포츠'라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최성봉은 2021년 대장선암·전립선암·갑상선암·갑상선 저하증 판정을 받고 치료 중이라는 소식을 전하며 팬들에게 거액의 모금을 받았으나, 거짓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었습니다.

최성봉은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에 “나의 어리석은 잘못으로 피해를 받은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라며 "이제는 내 목숨으로 죗값을 치르려 한다”라고 글을 게재한 후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전국적으로 커지는 폭우 피해에 대응해 방송사들이 주요 예능 프로그램들을 결방하고 집중호우 관련 뉴스특보를 편성하고 있습니다.

MBC 관계자는 오늘(16일) "호우 피해로 인한 뉴스특보 편성에 따라 금일 저녁 6시에 방송 예정된 '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은 결방된다"라며 "시청자 여러분의 많은 양해 부탁드린다"라고 전했습니다.

앞서 KBS도 같은 날 1TV 대표 일요 예능인 '전국노래자랑'을 비롯해 '동네 한 바퀴', '시니어 토크쇼 황금연못', '남북의 창', '국악한마당', '다큐 On',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동물극장 단짝' 등 주말 정규 프로그램을 대부분 결방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와 함께 KBS 2TV에서는 어제(15일) '배틀트립'을 결방했고, 일요일인 이날에도 '1박 2일'과 '걸어서 환장 속으로'가 방송되지 않습니다.

이에 따라 '1박 2일' 방송 시간인 오후 6시 35분에는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가, '걸어서 환장 속으로'가 전파를 타던 밤 9시 35분에는 '9층 시사국'이 시간대를 이동해 방송될 예정입니다.

33명이 사망하고 22명이 부상 당하는 등 호우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10명이 실종된 가운데 사망자 7명이 발생한 청주 오송 지하차도에서 정부가 추가 피해를 확인 중이어서 추가 사망자가 발생할 확률이 높은 상황입니다.

오늘(1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내린 비로 발생한 인명 피해는 이날 오전 11시 기준 사망 33명, 실종 10명, 부상 22명입니다. 이날 오전 수색이 이뤄진 충북 청주 오송 궁평지하차도에서는 사망자 7명, 부상자 9명이 확인됐습니다. 정부는 잠수부 등을 투입해 추가 피해를 확인 중입니다.

이날 오전 10시 40분에는 지난 14일 충난 아산 저수지에서 낚시를 하다 실종됐던 7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다만 이 남성은 중대본 집계상으로는 '안전 사고'로 분류됐습니다.

시설 피해도 잇따랐습니다. 공공시설물은 충북 68곳을 포함해 전국에서 149곳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도로 사면유실이 19건, 도로 파손 등이 32건, 옹벽 파손 5건, 토사유출 19건, 제방유실 49건 등입니다.

사유시설도 주택 33동이 침수되는 등 124곳에서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어선 피해 6척, 차량 침수 63대, 옹벽 파손 68건이 발생했습니다.

전국 13개 시·도 90개 시·군·구 4582세대 7866명이 일시 대피해 현재 3495세대 6182명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피자 가운데 2321명은 충북, 2027명은 충남, 2362명은 경북에서 나왔습니다.

1만 5120헥타르(㏊)의 농작물과 농경지 139.2헥타르(㏊)도 침수·낙과, 유실·매몰 등 피해를 입었습니다.

정전 피해는 지난 13일 오전 6시부터 전국 2만 7261호에서 정전 피해가 발생했으며 현재 98% 수준인 2만 6597호에서 복구가 완료됐습니다. 미복구 664호는 예천 178호, 증평·괴산 466호, 문경 20호입니다.

경북 봉화 지방도 915호선 등 도로 216곳, 하천변 산책로 717곳, 둔치주차장 215곳, 국립공원 489개 탐방로가 통제중입니다.

무궁화·새마을 등 일반열차 전 선로와 KTX 서울~(수원)~부산, 용산~(서대전)~목포/여수, 중앙선(이음) 중부내륙선(이음) 5개 선로는 운행이 중지됐습니다. 이외에 KTX 경부·호남·전라·경전·동해선 5개 선로는 운행 중입니다. 항공기 결항은 없습니다.

정부 차원에서는 이날 오전 11시 30분 대통령 주재로 집중호우 대처상황 점검 영상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이보다 앞서 오전에는 국무총리 주재로 관계기관 호우 대처 점검회의가 진행됐습니다. 행정안전부, 소방청, 경찰청 등은 충청·경북 산사태 동시 발생에 따라 산사태 가능 지역 주민을 긴급 대피시키고 매몰자 구조 활동에 총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경찰청은 15곳의 실종자 수색에 575명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산림청은 경찰청과 함께 산사태 우려지 집중 안전점검에 이어 주민대피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편 현재 강원남부내륙·산지, 충청권, 남부지방, 제주도에 호우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전남해안과 경남권해안을 중심으로 시간당 20~40㎜의 매우 강한 비가 오고 있습니다.

예상 강수량은 16~17일 충청권, 남부지방, 제주도산지에 50~150㎜이고 경기남부, 강원남부내륙·산지, 제주도(북부, 동부), 울릉도·독도에 30~80㎜이며 서울·인천·경기북부, 강원(남부내륙과 산지 제외), 제주도(서부, 남부), 서해5도에 5~60㎜입니다.

현재 강원 1곳·충남 12곳·충북 11곳·전북 14곳·전남 26곳·경북 21곳·경남 18곳·대전 전역·세종 전역·광주 전역·대구 전역·부산 전역·울산 전역과 제주 산지에는 호우 경보가, 경북·충남·강원·전남·울릉도·독도·제주에는 호우 주의보가 내려졌습니다. 이날 오전 6시~오후 12시까지 경기 10곳, 강원 2곳에는 예비특보가 발표됐습니다.

지난 13일부터 누적 강수량은 충남 청양이 569.5㎜로 가장 많았고 충남 공주 510.5㎜, 전북 익산 498.5㎜, 세종 485.3㎜, 경북 문경 483.0㎜, 충북 청주 472.0㎜ 등 순입니다.

"2017년에도 괴산댐이 넘칠 뻔해 집이 쑥대밭 됐는데 이번엔 진짜 넘쳤네요. 차라리 이사를 갔어야 했나 봐요."

사흘째 폭우가 쏟아지고 있는 어제(15일) 충북 괴산군 칠성면에서 만난 주민 박경희(61)씨가 굵은 빗줄기가 쉴 새 없이 떨어지는 하늘을 바라보며 망연자실했습니다.

이날 오전 6시 30분께부터 칠성면에 있는 괴산댐의 물이 넘치는 월류가 발생했습니다.

이 때문에 박씨가 사는 칠성면을 비롯해 불정면, 감물면, 장연면 등 괴산댐 하류 지역 주민들은 급격히 불어나는 물을 피해 지대가 높은 면사무소나 마을회관으로 긴급 대피했습니다.

박씨는 "대피 방송을 듣고 일어나니 벌써 하천물이 집 마당까지 차 있었다"라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서둘러 면사무소로 몸을 피했다"라고 긴박했던 당시를 전했습니다.

규모가 큰 국내 다목적·발전용댐 중 폭우로 물이 넘친 사례는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그런데 첫 번째 기록은 역시 1980년 7월 22일 괴산댐이었습니다.

1952년 11월 공사를 시작해 1957년 2월 완공된 괴산댐은 유역 면적에 비해 댐 용량(유역 면적 671㎢, 총 저수용량 1천532만9천㎥)이 작아 홍수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돼왔습니다.

최근엔 2017년 7월 16일 월류 직전까지 가 댐 방수량을 늘리자 하류 지역 주민들이 큰 피해를 봤습니다. 이날도 면사무소 등에 대피한 주민들은 반복되는 침수 피해에 할 말을 잃었습니다. 최소한의 짐도 챙기지 못한 일부 주민은 빗줄기가 잠시 가늘어진 틈을 타 서둘러 집을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장연면에 사는 윤모(70) 씨도 "집 앞 도로까지 물이 들이닥쳐 하루 세 번 꼭 챙겨 먹어야 하는 약도 두고 나왔다"라며 "장롱에 넣어 둔 약이 다 젖어버리면 당장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칠성면 율원리 주민 최용순(85) 씨는 "2017년에도 하천이 넘쳐 집 바닥이 흙범벅이 됐는데, 늙은 몸으로 이걸 또 어떻게 견뎌낼지 막막하다"라면서 울상이 됐습니다.

괴산댐의 방류량이 늘면서 괴산 달천 목도교의 수위도 대홍수 경보 기준을 넘어서자 인근 주민들이 안전지대로 대피해야 했습니다.

목도교 근처에 사는 김진래(64) 씨는 "사람들이 무릎까지 차오른 물을 건물 밖으로 퍼내고 난리지만 역부족이었다"라며 "대피를 위해 짐을 싸야 하는데 교량 등 곳곳이 통제되면서 음성군에 일을 하러 간 남편이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라고 발을 동동 굴렀습니다.

이날 괴산에서 침수 피해 우려로 대피한 주민은 691가구 1천 246명에 이릅니다. 괴산에는 지난 13일부터 이날 오후 3시까지 392㎜에 이르는 많은 비가 쏟아졌습니다.

기상청은 오늘(16일)까지 100∼20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해 침수 피해와 이주민이 더 발생할 우려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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