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천운을 타고 났나 봅니다. 조금 이라도 빨리 갔다면 어휴!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6일 오후 11시 54분께 정읍 내장산저수지 산사태 발생 당시 이곳을 지나가던 택시기사 이영행 씨(65)가 당시의 상황에 대해 가슴을 쓸어내리며 이렇게 말했다.
당시 이씨는 정읍시내에서 여성 승객 1명을 태우고 내장산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이씨는 "이곳 지리는 훤히 알고 있어 밤길에 조심스럽게 가고 있는데 고개를 넘는 순간 뿌연 연기와 함께 갑자기 흙이 무너져 내려 급하게 차를 정지시키고 손님과 함께 반사적으로 차 밖으로 나왔다"며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씨는 택시기사 운전 경력 33년만에 이런 일은 처음 겪었다. 지금까지 무사고 운전 경력이었지만 이번 자연재해는 이씨도 피할 수 없었다.
이씨는 "제가 이 구간에서 조금만 속도를 내서 달렸다면 아마 제 차는 구르는 돌에 맞아 저수지로 빠졌을 겁니다"며 아찔했던 순간을 상기했다.
'하늘이 도왔다'고 밖에 할 수 없는 천운을 탄 이씨는 떨리는 마음에 밤새 한 숨도 못잤다.
이씨는 이날 오전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고 오후에는 병원에서 검진을 받을 계획이다.
그러면서 "그저 주어진 일에 만족하고 앞으로도 변함없이 성실히 운전하면서 살겠다"고 말했다.
30여년간 무사고 운전으로 성실히 생업에 종사하면서 큰 사고 없이 지낸 '택시드라이버' 이씨는 "이번 내장산 산사태는 평생 잊지 못할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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