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월 8일 0시를 기해 MBC와 SBS 본사가 AM 라디오 방송 송출을 중단해, 사실상 AM 라디오 방송 시대가 대단원의 종말을 고했습니다.

MBC는 1961년 12월 2일 이후 60년 11개월 5일만에, SBS는 1991년 3월 20일 이후 31년 7개월 18일만에 AM 라디오 방송 송출 중단입니다.

2022년 11월 8일 방송가에 따르면 MBC와 SBS는 공지를 통해 각각 AM 900㎑, AM 792㎑로 송출하던 AM 라디오 방송을 0시부터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현재 AM 라디오 방송을 운영하고 있는 곳은 포항, 전주 MBC와 CBS 본사 및 부산, KBS 라디오 정도입니다.

남은 지역 MBC와 CBS도 AM 라디오 방송을 조만간 정리할 예정이며 KBS도 해외 송출용(중국 동포를 대상으로 하는 한민족방송)을 제외한 나머지 AM 라디오 방송망을 서서히 중단할 것으로 보입니다.

AM 라디오 방송 폐국 선언은 급변하고 있는 미디어 환경 때문입니다.

Youtube를 통해 과거 방송 프로그램과 지상파 TV·종합편성채널, 케이블TV·위성방송·IPTV, OTT 등을 마음껏 볼 수 있는 까닭에 라디오는 갈수록 입지가 좁아졌습니다.

여기에 AM이 FM에 비해 오디오 품질이 떨어지고 유지 보수 비용은 많이 들어갑니다. 또 라디오에 대한 수요 감소로 광고가 붙지 않아 방송국으로선 AM·FM망을 공동 운영할 필요성을 함께 느끼지 못하게 됐습니다.

이에 2021년 11월 19일 대구MBC를 시작으로 각 지역 MBC 방송국이 잇따라 AM 라디오 방송 송출을 중단했습니다. 급기야 8일 0시를 기해 MBC 서울 본사마저 손을 들고 말았습니다.

국내 AM 라디오 방송은 526.5㎑∼1606.5㎑ 대역 주파수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10㎑ 간격으로 모두 108개의 채널을 허가했지만 지역 방송국, 특수 방송국(종교 및 국악 등) 설립 등으로 수요가 급등하자 1975년 채널 간격을 9㎑로 조정, AM 채널 DMF 108개에서 120개로 늘렸습니다.

AM 라디오 방송은 1980년대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에 접어들었으며 21세기 들어 Youtube에 결정적 타격을 입자 퇴장할 준비를 해 왔습니다.

지상파 방송국 3사의 연예대상이 모두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17일 열린 '2022 SBS 연예대상'에서 유재석이 ‘런닝맨’으로 대상을 안았으며, 24일 열린 '2022 KBS 연예대상’에서는 ‘불후의 명곡’으로 신동엽이 대상을 탔습니다. 마지막으로 29일 '2022 MBC 방송연예대상’에서는 ‘나 혼자 산다’의 전현무가 대상을 탔습니다.

유재석은 SBS에서 연예대상을 시상한 이후 16년 동안 공동수상을 포함해 7번째 대상 수상자가 됐으며, 신동엽은 KBS에서만 3번째 대상을 안았습니다. 지난 2017년 첫 연예대상을 수상했던 전현무는 MBC에서만 두 번째 대상을 안게 됐습니다.

이들 수상의 의미를 떨어뜨리려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이 대상에 적합했는지는 한 번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연예대상의 대상이라 함은 철저하게 프로그램에서의 공헌도를 생각해야 하고, 더 나아가 프로그램이 그럴만한 가치가 있었는지를 생각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유재석의 ‘런닝맨’은 올해 두 번의 브랜드평판 1위를 달성했고, 단일 버라이어티로 최대 회차인 600회를 넘겼습니다. 하지만 이는 고만고만했던 예능 프로그램 사이의 성적으로 ‘런닝맨’의 시청률은 거의 1년 내내 3~4%에 그쳤습니다. 심지어 같은 시간 새롭게 방송된 MBC의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에게 시청률에서 뒤진 적도 있었습니다.

신동엽의 ‘불후의 명곡’ 역시 방송 11년 차를 맞은 장수 예능이었습니다. 2022년 연예대상에서는 ‘2022 브랜드 고객충성도 대상’을 수상했고, ‘시청자가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상’도 수상했습니다. 그나마 시청률이 7~9% 사이를 오가는 편이라 ‘불후의 명곡’의 수치는 나은 편입니다. 하지만 중장년층을 제외한 젊은 층(20~49세)에 있어서의 시청률은 1%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화제성에 있어서는 가장 나은 것으로 알려진 MBC ‘나 혼자 산다’ 역시 시청률은 금요일 밤의 좋은 시간임에도 10%를 넘기기가 쉽지 않습니다. 결국 지상파 방송국 3사의 대상 관련 프로그램들은 침체에 빠진 대한민국 예능에서 그나마 시청자의 선택을 받는 프로그램으로 꾸려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그리고 간편한 시청으로 각광받고 있는 OTT 플랫폼이 유행하면서 TV 시청자, 특히 본방송을 시청하는 시청자들의 이탈은 눈물 폭탄 속에 가속화됐습니다. 인기 있는 지상파 방송국 3사 예능의 경우에도 본방송을 보지 않고 손쉬운 OTT 플랫폼을 다시보기를 시청하는 것이 보편화됐습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많은 작품들이 각광을 받고 있는 드라마와 달리 예능의 경우에는 세계적인 플랫폼에 올라선 작품들에게서도 이렇다 할 소식은 나오지 않습니다.

OTT 플랫폼이 이럴진대 지상파 TV의 예능 프로그램 관련 고심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른바 ‘국민 예능’이라는 타이틀은 예전의 영광이 됐고, 지상파 방송국 3사 코미디 프로그램의 마지막 가는 길 그리고 관찰 예능 및 리얼리티 예능에 이은 다음 유행을 계발하지 못한 영향으로 예능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은 갈수록 TV 앞을 떠나고 있습니다.

결국 이러한 상황은 유재석과 신동엽 등 20년 이상 인기를 유지하는 장수 예능인들의 대상 수상 결과로 이어집니다. 새로운 얼굴은 기존 얼굴들의 틈바구니에서 더 발견되지 못하고, 이름있는 PD들과 제작자들은 모두 방송사를 벗어나 자체 제작사로 OTT의 IP(지식재산권)를 노리고 있습니다.

김구라가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2019 SBS 연예대상'에 출연한 그는 지상파 방송국 3사 통합 시상식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말 이후 3년이 되도 이러한 상황은 바뀌지 않습니다. 각 방송사가 연말을 이용한 이벤트를 통해 광고를 미리 수주하는 경우도 있고, 잘못하면 수상자가 없을 경우 이후 상을 이용한 치하를 통해 출연자들을 관리하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한국방송협회의 한국방송대상이라는 대체제도 있지만, 연말이 아닌 연중에 개최되 축제로서의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는 데다 시청자 투표보다는 심사위원들의 심사에 의한 결과라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이유도 있습니다.

갈수록 떨어지는 지상파 방송국 3사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 그리고 이 와중에서도 각사의 이익을 우선해야 하는 방송사들의 사정으로 방송사 연예대상의 젖줄은 갈수록 말라가고 있습니다. 지금이야 생각이 나지 않을 때 줄 수상자라도 있지만 유재석, 강호동, 신동엽이 은퇴라도 한 후에는 어떻게 대상의 명맥을 이어갈지 그 길이 쉽게 보이지 않습니다.

지상파 내부에서도 공동 시상식에 대한 취지는 공감합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선 이상에는 거론되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예능판 만큼이라도 ‘한국의 에미상’이라고 할만한 새로운 이벤트는 과연 없는 것일까요? 지상파 방송국 3사는 이번 연예대상의 시청률 수치를 다시 보고, 다시 고민해보길 바랍니다.

MBC가 창사 61주년을 맞아 새로운 브랜드송 Meet Me, MBC를 발표했습니다. 이번 브랜드송 제작에는 MBC 대표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활약 중인 코드 쿤스트, 작사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MBC 김수지 아나운서, 그룹 레드벨벳 웬디가 참여했습니다.

MBC는 ‘Meet Me, MBC’의 뮤직비디오를 통해 지난 61년간 시청자 곁을 지키며 여러 세대를 연결해온 공영방송 MBC 콘텐츠의 이야기를 따뜻한 색감의 애니메이션으로 연출했습니다. 또한 뮤직비디오 속에 한 시대를 풍미한 MBC 프로그램들의 제목과 엠빅 캐릭터가 등장하기도 해 이를 찾아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이와 함께 곡 작업에 참여한 세 아티스트의 제작 뒷이야기를 다룬 코멘터리 필름도 공개될 예정입니다. 작곡에 참여한 코드 쿤스트와 작사를 맡은 MBC 김수지 아나운서, 노래를 부른 레드벨벳 웬디는 각자 MBC의 브랜드송 제작에 참여하게 된 소감과 함께, 본인에게 ‘만나면 좋은 친구 MBC 문화방송’이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차분하게 소개했습니다.

공영방송 MBC는 창사 기념일인 12월 2일 금요일에 새 브랜드송의 뮤직비디오와 코멘터리 필름을 첫 방송했고, 향후 다양한 편곡 버전의 브랜드송 영상 및 매니페스토 스팟 등을 내년에 추가로 공개할 예정입니다.

‘Meet Me, MBC’의 음원은 MBC 공식 홈페이지(http://www.imbc.com)에서 들을 수 있으며, 관련 영상은 MBC의 다양한 SNS 채널에도 업로드될 예정입니다.

 '대한외국인' 마지막 녹화 현장이 포착됐습니다.

20일 MBC 에브리원 예능 프로그램 ‘대한외국인’ 측은 최근 진행한 마지막 녹화 현장 스틸 컷을 공개했습니다.

‘대한외국인’은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 같은 대한외국인 10인과 한국 스타들이 펼치는 예측불허 퀴즈 대결 프로그램으로 21일 종영을 앞두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 첫 방송된 이후, 4년 동안 고정 MC인 김용만, 박명수를 비롯해 여러 대한외국인의 활약으로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 가운데 지난 달 진행된 ‘대한외국인’ 마지막 녹화 현장이 공개되어 눈길을 끕니다. 제작진은 오랜 기간 한 팀으로 힘써준 출연자들을 위해 감사패를 준비했습니다. 

이에 MBC 플러스 조능희 사장이 직접 대한외국인들과 MC인 박명수, 김용만에게 감사패를 전달했습니다. 출연자들은 감사패에 뿌듯해하면서도 정이 든 스태프들과 함께 현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는 후문입니다. 

MBC 에브리원 ‘대한외국인’ 마지막회는 내일(21일) 밤 8시 30분에 공개됩니다.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이 비통함에 빠졌습니다. 지난 달 29일 서울특별시 이태원에서 일어난 압사 참사는 사망자의 수에, 피해자들이 서서 숨져간 그 방식에 그리고 대한민국의 가장 큰 도시 서울의 번화가에서 벌어진 참극이라는 점 때문에 많은 국민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정부는 10월 31일부터 11월 5일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선포했고 사건이 벌어진 29일 이후 30일부터 방송된 수 많은 TV 프로그램은 결방 선언을 예고했습니다. 춤과 노래가 필요한 음악 프로그램이 대거 결방했고, 그 밖에도 웃음이 필요한 예능 프로그램이 대거 결방의 수순을 밟았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참사가 일어나면 일제히 방송가는 결방 프로그램에 동참하는데요. 한편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이 일어났을 때도 그랬고, 2014년 세월호 침몰 참사가 일어났을 때도 그랬습니다. 심지어 2014년 세월호 침몰 참사 당시에는 지금은 폐지해서 아쉬운 지상파 3사 코미디 프로그램의 개그맨들이 상복을 연상하게 하는 검은 정장을 일제히 맞춰 입고 슬픈 표정으로 고인들의 명복을 빌기도 했습니다.

이번 이태원 압사 참사에서도 비슷했는데요. 지난 31일 방송됐던 대부분의 드라마가 결방했고, 이 시간에는 참사의 원인과 대책을 분석하는 토론 프로그램이 긴급 편성했습니다. 앞서 KBS는 '노래가 좋아', 'TV쇼 진품명품', '전국노래자랑', '중견만리', '동물의 왕국', '열린음악회', '이슈 픽 쌤과 함께', '시사멘터리 추적', '예썰의 전당', '아침마당', '일일연속극 내 눈에 콩깍지', '우리말 겨루기', '가요무대', '이웃집 찰스', '일꾼의 탄생', '1박 2일',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홍김동전', '재방송 프로그램 Zone', '이별도 리콜이 되나요?', '개는 훌륭하다',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3', '연중 플러스', '뮤직뱅크'의 결방을 예고했습니다. MBC는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출발! 비디오 여행', '복면가왕', '물 건너온 아빠들', '구해줘! 홈즈', '국제뉴스 프로파일링-뜨거운 세계', '일일드라마 마녀의 게임', '안싸우면 다행이야',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호적메이트', '라디오 스타', '심야괴담회', '나 혼자 산다'의 결방을 예고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SBS도 'TV 동물농장', 'SBS 인기가요', '런닝맨', '싱포골드', '미운 우리 새끼', 'SBS 스페셜', 'SBS 네트워크 특선', 'SBS 월화드라마 치얼업', '동상이몽 2-너는 내 운명', '신발 벗고 돌싱포맨', '편먹고 공치리', '문화가중계'를 결방을 예고했고, '더 리슨:우리가 사랑한 목소리'의 첫방송을 연기했습니다. 이와 함께 JTBC의 '톡파원 25시', '최강야구', '두 번째 세계', '아는 형님', '디 엠파이어:법의 제국', TV조선 '국가가 부른다', '화요일은 밤이 좋아', EBS '자이언트 펭TV', 'EBS 스페이스 공감', '자이언트 펭TV 스페셜'이 방송을 잠깐만 올스톱했습니다.

각종 새로운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제작 발표회 또한 연기되거나 취소했습니다. 넷플릭스의 새 오리지널 시리즈 '더 패뷸러스'는 제작 발표회와 4일 공개 예정인 일정을 연기했습니다. 국가애도기간인 5일까지는 이러한 일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향후 방송에서도 과도한 예능적 요소는 지양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가 이러한 참사에 국가애도기간을 정해 국민적인 추모를 주도하는 것이 과연 온당한가를 논하기에 앞서 방송에 있어서 애도와 추모의 의미를 다르게 생각할 수는 없는지에 대한 의문도 생깁니다.

2009년 개봉한 호라티우 말라엘 감독의 '사일런트 웨딩'이라는 영화가 있는데요. 제목 그대로 '조용한 결혼식'이 주된 내용입니다. 1953년 소련의 영향력에 있던 루마니아에서 벌어진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했습니다. 주인공들의 결혼식날 스탈린이 죽고 소련군은 일주일을 애도기간으로 선포합니다. 하지만 먼 곳에서 온 친척들과 차린 음식으로 결혼식을 미룰 수 없게 된 가족들은 모두가 잠든 새벽에 비밀스럽게 결혼식을 엽니다. 박수도 칠 수 없고, 웃을 수도 없습니다. 노래를 부를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소리 없이 웃고 떠들면서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합니다.

물론 국가적인 참사가 일어났고 애도가 있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애도의 방식은 저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드라마나 예능 역시 그러합니다. 비록 그 방식에서 있어서 웃음이 깃들 수는 있겠지만 궁극적인 주제가 인간성의 회복이나 인간애에 대한 것이라면 과연 이러한 추모의 방식 역시 막아야하는 것인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사회적인 주제에 대해 예능적인 접근을 하는 프로그램이 많은데요.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와 '당신이 혹하는 사이', JTBC '세계다크투어', tvN '벌거벗은 세계사' 등은 분명 재미를 추구하지만 다루는 사건들이 주는 사회적, 세계사적 의미를 분석해 의미도 전달합니다. 또한 지금은 유행이 조금 지났지만 각종 범죄의 경각심을 요구하는 이른바 '범죄 예능' 장르의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오히려 모두가 슬픔에 빠졌을 때 희망을 줄 수 있는 구성과 편집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정부의 국가애도기간 주도에 방송사들의 자기검열이 이어지면서 시청자들은 참사의 순간 어느새 애도의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박탈당하곤 합니다.

우리나라의 장례 문화는 세계 어느 나라들도 그렇듯 망자를 외롭지 않게 하는 행동들이 주를 이룹니다. 노잣돈을 챙겨주는 행위도 그렇고, 빈소에서 웃고 떠드는 문화 역시 그렇습니다. 한국인들은 장례식장에서 비통해 울다가도 오랜만에 만난 조문객들과 인사를 나누며 웃기도 하다가 또 다른 손님을 만나 울기도 합니다. 그렇게 슬픔을 털어내고 주변의 위로를 느끼고 다시 일어날 힘을 얻었습니다.

TV가 참사를 대하는 방식은 지금처럼 납작 엎드리고, 드라마와 예능은 절대 안 된다는 원칙으로만 고수돼야 할까요? 물론 각자 애도의 방식은 지켜져야 합니다. 그에 따라 TV 역시 재미를 추구하더라도 충분히 의미를 줄 수 있는 구성으로 더욱 깊은 울림을 줄 수도 있습니다. 지금의 환경은 애초에 그런 선택부터가 터부시 되는데요. 위에 설명한 영화 '사일런트 웨딩'의 주인공들처럼 슬픔과 침묵이 강제됩니다.

참사는 있어서는 안됩니다. 이태원 압사 참사는 다시 한 번 사회적 참사가 주는 아픔을 대한민국 국민들의 머리와 마음속에 깊이 새긴 트라우마가 되고 말았습니다. TV는 과연 이러한 시점에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함께 침묵하는 것이 옳을까요? 아니면 그들만의 방식으로 위로와 용기를 전하는 것이 좋을까요? 연이은 이태원 압사 참사 결방 선언에 참사의 슬픔과 비통함과는 별개로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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