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충주에 연이은 장맛비로 주민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어제(10일)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오전 9시 기준 충주조정지댐 수위는 64m로 계획홍수위 67m에 3m 차이입니다. 초당 2000톤 정도의 물이 유입되는 상태입니다.

충주조정지댐은 충주댐과 괴산댐에서 방류한 물을 관리하는 댐으로 한강 홍수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충주댐은 전날 오후부터 수문 4개를 열고 초당 1100톤의 물을 방류하고 있습니다. 괴산댐도 초당 553톤의 물을 달천강으로 흘려보내고 있습니다.

지난 6일부터 충주지역에는 평균 141㎜의 비가 쏟아졌습니다. 교현안림동은 200㎜에 달합니다. 앞으로 충주댐이나 괴산댐 유역에 비가 더 내린다면 달천강 주변 침수 피해가 재현될 수 있습니다.

지난해 7월에는 괴산댐이 월류해 하류 지역인 충주 살미면, 대소원면, 중앙탑면, 봉방동, 칠금동, 달천동 등 6개 지역 일부가 침수돼 주민 6400여 명이 대피하기도 했습니다.

괴산댐은 홍수 조절 능력이 제한적입니다. 유역면적(671㎢) 대비 저수용량(1533만 톤)이 적어 댐 수위 증가 속도가 빠르고, 계획홍수위 도달 시간이 짧습니다.

이런 이유로 괴산댐 방류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충주에서 근본적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달천동의 한 주민은 "현재 상황에서 비가 더 내리면 홍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라며 "올해도 괴산댐이 넘칠까봐 걱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충주는 2020년과 2023년 집중호우로 비 피해가 심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됐습니다.

"비상 점검 터널을 추가 개방하면 초당 50~70톤씩 최대 260만 톤까지 방류할 수 있고 댐 수위 또한 120m 정도까지 낮출 수 있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 한강수력본부가 지난해 물이 넘쳐 큰 피해를 낳은 괴산댐의 홍수조절 능력을 높이고 월류 재발을 막기 위한 대책을 내놨습니다.

괴산수력발전소는 오늘(4일) 설명회를 열어 비상 점검 터널 개방, 댐 운영 수위 조정 등의 홍수기 괴산댐 운영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발전소에 따르면 우선 댐 수위에 영향을 주는 3개 시군(충북 청주, 보은, 괴산)에 호우·태풍 특보가 발령되면 비상 점검 터널을 개방해 방류에 나설 계획입니다.

7번 수문 아래에 있는 비상 점검 터널(직경 2.5m, 길이 20m)은 댐의 이상 유무를 살피는 시설입니다. 그러나 이를 개방해 추가 방류량을 확보하겠다는 것입니다.

이 경우 초당 50~70톤 물을 추가 방류할 수 있어 댐의 물을 최대 260만 톤까지 흘려보낼 수 있다는 게 발전소 측의 설명입니다. 또 댐 수위도 수문 월류 높이인 128.65m에서 비상 점검 터널이 위치한 119.65m까지 낮출 수 있습니다.

괴산댐의 홍수기 운영 수위도 기존 133에서 130m로 낮춰 특보가 발령되면 수문 7개를 모두 열어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로 했습니다.

괴산수력발전소 관계자는 "비상 점검 터널 개방을 위한 수중 스크린 설치 등 정비를 모두 마쳤다"라며 "올해는 홍수조절 용량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순수 국내 기술진이 설계·시공해 1957년 완공한 우리나라 최초의 발전용 댐인 괴산댐은 1980년 7월 22일과 지난해 7월 15일 각각 월류했습니다.

괴산댐은 발전용 댐이어서 홍수 대비에 취약하고 유역 면적(671㎢)에 비해 저수 용량(1533만 톤)이 적은 편이어서 폭우 때 수위 증가 속도가 빨라 홍수 조절에 취약하단 지적을 받아 왔습니다.

"2017년에도 괴산댐이 넘칠 뻔해 집이 쑥대밭 됐는데 이번엔 진짜 넘쳤네요. 차라리 이사를 갔어야 했나 봐요."

사흘째 폭우가 쏟아지고 있는 어제(15일) 충북 괴산군 칠성면에서 만난 주민 박경희(61)씨가 굵은 빗줄기가 쉴 새 없이 떨어지는 하늘을 바라보며 망연자실했습니다.

이날 오전 6시 30분께부터 칠성면에 있는 괴산댐의 물이 넘치는 월류가 발생했습니다.

이 때문에 박씨가 사는 칠성면을 비롯해 불정면, 감물면, 장연면 등 괴산댐 하류 지역 주민들은 급격히 불어나는 물을 피해 지대가 높은 면사무소나 마을회관으로 긴급 대피했습니다.

박씨는 "대피 방송을 듣고 일어나니 벌써 하천물이 집 마당까지 차 있었다"라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서둘러 면사무소로 몸을 피했다"라고 긴박했던 당시를 전했습니다.

규모가 큰 국내 다목적·발전용댐 중 폭우로 물이 넘친 사례는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그런데 첫 번째 기록은 역시 1980년 7월 22일 괴산댐이었습니다.

1952년 11월 공사를 시작해 1957년 2월 완공된 괴산댐은 유역 면적에 비해 댐 용량(유역 면적 671㎢, 총 저수용량 1천532만9천㎥)이 작아 홍수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돼왔습니다.

최근엔 2017년 7월 16일 월류 직전까지 가 댐 방수량을 늘리자 하류 지역 주민들이 큰 피해를 봤습니다. 이날도 면사무소 등에 대피한 주민들은 반복되는 침수 피해에 할 말을 잃었습니다. 최소한의 짐도 챙기지 못한 일부 주민은 빗줄기가 잠시 가늘어진 틈을 타 서둘러 집을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장연면에 사는 윤모(70) 씨도 "집 앞 도로까지 물이 들이닥쳐 하루 세 번 꼭 챙겨 먹어야 하는 약도 두고 나왔다"라며 "장롱에 넣어 둔 약이 다 젖어버리면 당장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칠성면 율원리 주민 최용순(85) 씨는 "2017년에도 하천이 넘쳐 집 바닥이 흙범벅이 됐는데, 늙은 몸으로 이걸 또 어떻게 견뎌낼지 막막하다"라면서 울상이 됐습니다.

괴산댐의 방류량이 늘면서 괴산 달천 목도교의 수위도 대홍수 경보 기준을 넘어서자 인근 주민들이 안전지대로 대피해야 했습니다.

목도교 근처에 사는 김진래(64) 씨는 "사람들이 무릎까지 차오른 물을 건물 밖으로 퍼내고 난리지만 역부족이었다"라며 "대피를 위해 짐을 싸야 하는데 교량 등 곳곳이 통제되면서 음성군에 일을 하러 간 남편이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라고 발을 동동 굴렀습니다.

이날 괴산에서 침수 피해 우려로 대피한 주민은 691가구 1천 246명에 이릅니다. 괴산에는 지난 13일부터 이날 오후 3시까지 392㎜에 이르는 많은 비가 쏟아졌습니다.

기상청은 오늘(16일)까지 100∼20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해 침수 피해와 이주민이 더 발생할 우려가 있습니다.

사흘째 이어진 폭우로 충북 괴산댐의 물이 넘쳐 월류하고 있습니다. 충남 공주와 아산 일부 지역은 물에 잠기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자치단체는 주민 대피령을 내린 상황입니다.

오늘(15일) 괴산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30분쯤부터 괴산댐 월류가 발생했으며, 현재 최대 방수량(초당 2,700t)보다 많은 비가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괴산댐 만수위는 135m 65cm입니다.

괴산군은 이보다 1시간 앞서 전 직원을 비상소집하고, 괴산댐 하류 지역인 칠성면 외사·송동리와 괴산읍 삼승·이탄리 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렸습니다.

전날부터 홍수경보가 이어지고 있는 괴산 달천 목도교 지점의 수위도 7.84m까지 올라 인근 불정·감물·장연면 저지대 마을주민들이 안전지대로 대피한 상황입니다.

현재까지 괴산군에서 홍수 우려로 대피한 주민은 664가구 1,168명으로 확인됐습니다. 괴산댐 방류로 물 유입량이 증가한 충주댐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초당 1,500t이던 방류량을 초당 3,000t으로 늘릴 예정입니다.

오전 8시 30분 현재 충주댐에는 초당 1만 3,711t의 물이 유입되면서 수위가 136.1m로 높아졌습니다. 충주댐의 홍수기 제한 수위는 138m, 만수위는 141m입니다.

괴산댐에서 방류한 물이 유입되는 충주시 봉방, 살미, 칠금, 중앙탑, 달천, 대소원 등 6개 읍면동에는 주민 대피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괴산군 관계자는 "시간당 30∼80mm에 이르는 많은 비가 내리고 있어 하천 주변이나 저지대에 사는 군민들은 즉시 안전한 곳으로 피하길 당부드린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충남 공주와 아산 일부 지역도 물에 잠겨 자치단체가 주민 대피령을 내렸습니다.

공주시는 오늘(15일) 오전 8시 34분쯤 '옥룡동 버드나무1길 침수에 따라 인근 주민은 공주대학교 옥룡캠퍼스 한민족교육문화원 컨벤션홀로 대피해 달라'라는 문자를 발송했습니다.

아산시도 오전 8시 46분 문자 메시지를 통해 '곡교천 수위 상승으로 염치읍 곡교리·석정리 지역 침수가 진행되고 있다'라며 '인접 주민들은 염치초등학교로 대피해 달라'라고 전했습니다.

지난 13일 0시부터 내린 비는 공주 정안 438.5mm, 아산 송악 248.0mm로 집계됐으며, 공주 금강교와 아산 충무교에는 현재 홍수경보가 발령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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