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서 애경그룹이 보유한 브랜드 리스트를 보고 집에서 '2080' 치약을 쓰고 있는 걸 알았습니다. 다음에 생필품을 살 때 애경 관련 제품은 피할 것 같습니다."

회사원 박모 씨(31)는 제주항공 참사를 접하고 "애경 제품을 앞으로 불매하겠다"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박 씨는 "사고 원인 조사는 자세히 이뤄져야겠지만 이윤을 최대한 많이 남기려고 여객기 운항 시간을 늘리는 등 탑승객 안전을 최우선시하지 않은 것 같다"라고 덧붙였습니다. 179명이 사망한 무안국제공항 참사 여파가 전방위로 확산하면서 제주항공 모회사인 애경그룹이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습니다.

① "몰랐던 '가습기 살균제 사건'도 알게 됐다"

애경그룹은 지주사인 AK홀딩스 아래 제주항공, 애경케미칼(화학), 애경산업(생활용품·화장품), AK플라자(백화점), AK플러스자산개발 등 5개 자회사로 두고 있습니다. X(옛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2080'(치약), '트리오'(세제), '에이지투웨니스'(화장품) 등 애경그룹이 보유한 브랜드 목록이 공유되며 불매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입니다.

재판이 진행 중인 '가습기 살균제 사건'도 다시 거론되고 있습니다. 1994년부터 시중에 유통된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사람들이 폐 손상 등 피해를 본 사건으로, '가습기 살균제 피해지원 종합포털'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피해자는 총 7983명, 사망자는 1886명에 달합니다. 유해한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혐의로 기소된 SK케미칼과 전 애경산업 대표는 1심 무죄, 항소심 유죄 선고를 받았습니다.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항소심 재판부가 공동정범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는 취지로 파기환송했습니다. 서울에 사는 회사원 황모 씨(31)는 "제주항공 참사 이후 가습기 살균제 사건 피해 규모에 대해 처음 알게 됐다"라며 "화장품과 생필품 등 대체제가 있는 상품은 굳이 애경 제품을 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참사 후 애경그룹 계열사 내에서 '경품 뽑기' 행사가 진행된 것이 알려지며 지탄을 받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12월 31일 AK플라자가 보유한 노보텔에서 우수 직원 및 장기 근속자에 대한 포상과 함께 럭키 드로 행사가 열렸습니다. 국가애도기간에 행사를 열었다는 논란이 일자, 지난 4일 고준 AK홀딩스 대표는 전남 무안국제공항을 찾아 유가족들에게 사과했습니다.

제주항공을 비롯한 애경그룹 주가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제주항공 주가는 1월 8일 종가 기준 7610원을 기록했습니다. 참사 직전인 지난해 12월 27일(8210원)과 비교하면 7.3%, 지난해 최고점(1만 3590원)과 비교하면 44% 하락했습니다. AK홀딩스는 1월 8일 종가 기준 9950원으로 지난해 최고점(1만 8030원)과 비교해 44.8% 떨어졌습니다. 여기에 다른 계열사들도 녹록지 않은 상황입니다. 애경케미칼은 중국발(發) 공급 과잉과 글로벌 건설경기 둔화, 애경산업은 중국 내수 위축으로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② 정비 지연, 운항 시간 최다

제주항공의 안전관리 문제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애경그룹 내에서 제주항공은 캐시카우 역할을 해온 만큼 수익을 높이려고 안전관리를 소홀히 한 것이 아니냐는 것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실이 지난 6일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2020년~2024년 상반기 항공사 지연 현황'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해 상반기 운항한 전체 5만 2883편 가운데 1%인 536편(국내선 344편·국제선 192편)에서 항공기 정비를 이유로 지연이 발생했습니다. 상반기 운항한 국내 항공사 중 가장 많은 편수입니다. 이는 높은 운항 가동률에 기인합니다. 제주항공의 지난해 3분기 월평균 여객기 운항 시간은 418시간으로 국내 6개 항공사 가운데 가장 길었습니다.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355시간)과 아시아나항공(335시간)은 물론 다른 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371시간), 티웨이항공(386시간), 에어부산(340시간)보다도 긴 시간입니다.

이윤철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제주항공은 LCC 중에서도 운항 가동률이 큰 편으로 높은 운영 효율성을 추구한 것이 사실"이라며 "이 자체가 잘못됐다고 할 수는 없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 후 급격하게 항공기 운항이 늘어난 만큼 정비 시스템 가동력도 함께 복원됐는지 점검해봐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제주항공 측은 기체 결함이나 무리한 운항 스케줄이 참사 원인이 됐다는 추정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지만 소비자들은 "불안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참사 다음 날 제주항공의 같은 기종 여객기가 랜딩기어 이상으로 회항해 환불 요청이 끊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 29일 사고 직후부터 30일 오후 1시까지 약 6만 8000건의 환불 요청이 있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참사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는데 불매운동으로 이어지는 상황은 우려스럽다"라면서 "참사가 발생하면 기업의 사회적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라도 철저한 원인 규명에 협조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애경그룹은 사과문을 내고 "사고를 수습하고 필요한 조치가 이뤄지도록 그룹 차원에서 총력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AK홀딩스는 지난 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고준 AK홀딩스 대표를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했습니다. 채형석 단독 대표 체제에서 고준, 채형석 각자대표 체제로 변경해 그룹 이미지 회복과 참사 이후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최근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사고로 인해 제주항공의 모기업인 애경그룹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빠졌습니다. 제주항공 참사로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했고, 실적 악화도 피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애경그룹은 고준 AK홀딩스 대표이사를 AK홀딩스의 사내이사로 오늘(7일) 선임했습니다. 업계에서는 AK플라자 분당점 재인수 및 제주항공 참사 ‘구원투수’ 역할을 고 대표에게 일임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애경그룹의 지주사인 AK홀딩스는 이날 오전 9시 서울 마포구 애경타워 7층 아라움홀에서 제55기 임시주주총회를 열었습니다. 제주항공 무안 참사 이후 개최한 첫 주주총회입니다. 주요 안건은 고준 AK홀딩스 신임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과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신영재 사외이사 선임 등이었습니다. 해당 안건들은 주총 시작 20분 만에 속전속결로 통과되면서 마무리됐습니다.

고 대표는 이번 주총 결과로 AK홀딩스 이사회에 합류합니다. 지난해 12월 1일 AK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된 지 약 한 달 만입니다. 고 대표는 채형석 애경그룹 부회장과 함께 각자 대표 체제로 회사를 이끌 예정입니다. 그는 그룹의 변화를 주도한 ‘전략통’으로 꼽힙니다. 애경그룹이 직면한 과제인 AK플라자 분당점 재인수를 추진하고,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참사 수습을 진행할 전망입니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AK플라자 대표이사를 맡았던 고 대표는 일명 ‘지역 친화형 쇼핑센터(NSC)’ 전략으로 지역 상권과 상품 기획·구성(MD)을 강화했습니다. 홍대점의 K(케이)팝·애니메이션 중심 키덜트(키즈+어덜트) 콘텐츠 MD 입점과 기흥점의 가족 중심 콘텐츠 MD 입점이 대표적입니다. AK홀딩스 관계자는 “AK플라자 대표를 역임했을 당시 코로나 팬데믹으로 침체한 오프라인 유통 사업을 되살린 인물”이라며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AK플라자 분당점 재인수를 추진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고 대표는 취임한 지 한 달도 안 돼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참사를 수습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고 당일인 지난해 12월 29일 고 대표는 채 총괄부회장과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 등 제주항공 임직원 250여 명과 함께 현장을 찾아 고개를 숙였고, 유가족 장례 지원 등을 지시했습니다.

다만 국가애도기간 진행된 애경그룹 한 계열사의 연말 행사로 빈축을 산 상황에 이어, 이번 제주항공 참사가 열악한 정비 환경과 기체 결함에서 비롯됐다는 일부 지적까지 제기되면서 브랜드 이미지 회복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화장품·생활용품 자회사 애경산업 제품을 불매해야 한다며 브랜드 리스트까지 공유되고 있습니다. 추락한 브랜드 이미지 되살리기도 고 대표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된 셈입니다.

♣ AK홀딩스, 제주항공 지분 50% 보유… 유동성 위기 해결 여부 관심

애경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는 제주항공 지분 50.4%를 보유하고 있는 제주항공의 최대 주주입니다. 제주항공은 2005년 애경그룹과 제주특별자치도가 합작해 만든 저비용항공사(LCC)입니다. AK홀딩스는 코로나 팬데믹 당시 4년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제주항공에 유상증자로 6148억원을 쏟아부었습니다. 여기에 제주항공 주식을 담보로 주식담보 대출과 교환사채(EB) 형태로 2500여억원도 차입한 상황입니다. 제주항공의 주가 하락이 계속되면 담보 가치 하락으로 인한 재무적 리스크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주항공의 유동성 위기설도 제기됐습니다. 이번 참사로 대규모 항공권 환불이 이어지면서 항공사 현금 흐름을 판단하는 주요 항목인 선수금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항공사의 선수금은 항공권 구매자가 미리 결제하는 금액입니다. 항공권 사용 전까지 부채로 처리되고, 사용 후에 매출로 전환됩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이 보유한 선수금은 지난해 3분기 기준 2608억원입니다. 같은 기간 제주항공의 유동비율은 39.4%, 영업활동 현금 흐름은 939억원입니다. 이미 영업활동 현금 흐름은 2023년(3016억원) 동기 대비 68.9% 감소한 상태입니다. 대규모 환불액까지 반영되면 선수금 감소를 포함해 제주항공의 재무 건전성도 악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비단 제주항공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애경그룹 다른 계열사 상황도 좋지 않습니다. AK홀딩스는 애경산업(45.1%)과 애경케미칼(60.3%), AK플라자(60.2%)를 자회사로 두고 있습니다. 애경산업은 올해 1~3분기 영업이익 43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직전년도 동기 대비 13.52% 감소한 수치입니다. 같은 기간 애경케미칼 영업이익도 1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8% 줄었습니다. AK플라자는 2020년부터 적자 상태입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AK홀딩스 대표 취임과 동시에 예기치 못한 위기와 과제가 한꺼번에 닥친 상황”이라며 “고 대표가 추락한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하고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동력을 잃지 않도록 힘을 실어준 셈”이라고 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애경그룹 제품 불매 운동으로까지 번지는 상황에서 고 대표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라고 했습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여파로 애경그룹이 창립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았습니다. 자회사의 재무 구조를 개선하고자 모회사인 AK홀딩스가 제주항공 등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자금을 융통해왔는데 참사 여파로 그룹주 전반의 주식 가치가 하락하면서입니다. 여기에 그룹사 전반으로 불매 운동 확산 움직임까지 번지면서 사태가 악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여파로 모회사인 AK홀딩스를 비롯해 제주항공, 애경산업 등 그룹사 주가가 하락하면서 그룹 전반으로 위기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AK홀딩스는 자회사들의 재무 구조를 개선하고자 제주항공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사모 교환사채를 발행하는 등 금융권에서 차입 규모를 늘려왔습니다. AK홀딩스는 애경그룹의 순수지주사로서 제주항공(50.4%) 애경산업(47.3%) 애경케미칼(60.8%) 등을 종속기업으로 뒀습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AK홀딩스 차입금(4961억원)의 60%가량은 주식담보대출로 집계됐습니다. AK홀딩스는 애경산업 주식을 담보로 830억원, 애경케미칼과 제주항공은 각각 담보로 500억원, 1620억원을 차입했습니다. 이번 사고 여파로 그룹사 전반으로 주식담보가치가 하락하면서 금융권에 담보를 추가로 제공하거나 자금을 일부 상환해야 할 수 있는 상황에 봉착한 것입니다.

자회사들의 상황도 긍정적이지 못합니다. AK플라자는 지난해 매출액이 2476억원으로 전년(2473억원)과 유사했으나 영업손실은 270억원으로 전년(190억원) 대비 확대됐습니다. 2020년부터 적자 기조가 계속되면서 누적 영업손실도 900억원을 넘어섰습니다. 2021년부터 명품 없는 지역 근린형 쇼핑몰 콘셉트로 백화점 1층에 있던 명품을 내보내고 식음료와 리빙 매장으로 꾸렸으나 이 전략이 실패한 영향입니다. 애경산업은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5080억원으로 1년 전 대비 3.0%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3.6% 감소한 43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중국 소비 심리가 위축된 영향입니다.

AK홀딩스는 부진이 장기화되는 AK플라자를 살리기 위해 핵심 매출처인 분당점의 최대 지분율을 확보하던 과정이었습니다. AK플라자는 2015년 재무구조 개선작업의 일환으로 AK플라자 분당점에 대한 세일즈 앤 리스백(매각 후 재임대)을 결정하고 캡스톤자산운용에 매각했습니다. 이에 애경그룹은 AK플라자 분당점에 대한 수익증권 확보 작업을 진행중이었습니다. 임차료 구조를 개선하는 동시에 앞으로 리뉴얼을 비롯한 재투자를 진행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달 말까지 계열사를 통해 조달한 자금과 더불어 유상증자 대금 일부를 활용할 계획이었으나 이번 항공기 참사 여파로 자금 조달 계획 과정에도 어려움을 겪게 됐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상에서 애경 계열 브랜드 이름과 로고 등을 공유하며 불매하겠다는 게시물이 퍼지고 있습니다. 특히 소비자와 밀접한 AK 쇼핑몰을 비롯해 생활용품과 화장품 유통사인 애경산업이 직격탄을 맞는 분위기입니다. 애경산업이 유통하는 2080 치약과 색조 브랜드 에이지투웨니스 등이 불매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AK홀딩스 관계자는 "자금 조달에 유리한 방법을 찾다보니 주식담보 대출을 찾게된 것이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있던 것은 아니"라며 "분당점 지분 추가 확보 작업은 이미 확보된 자금과 더불어 여러 조달 방법 중 유리한 방법을 찾아서 계획대로 차질없이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제주항공 참사에도 애경그룹의 한 계열사가 경품 추첨 등 축제성 행사를 진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유가족들이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오늘(4일) 이혁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 장례위원장은 무안공항에서 브리핑을 통해 "유족들의 울분을 터뜨리게 하는 영상을 오늘 아침에 접했다"라면서 "애경그룹 소유 호텔에서 국가애도기간 동안 연말 잔치를 했다는 뉴스를 보고 너무 화가 나고 울분이 터져 애경그룹에 정식으로 사과문을 요청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지난 2024년 12월 31일 경기도 수원시에 있는 4성급 호텔 노보텔 앰배서더 연회장에서는 직원 40여명이 모인 가운데 '타운홀미팅' 행사가 진행됐습니다.

노보텔은 애경그룹의 상장사 가운데 하나인 AK플라자가 호텔 체인인 아코르 사에 위탁해 운영하는 호텔입니다.

당시 행사에서 우수 직원 포상, 생일자 이벤트, 경품 뽑기 등이 진행되며 참여자들은 환호를 지르거나 박수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품 행사가 진행된 날은 지난달 29일 오전 9시 3분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가 난 지 불과 이틀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습니다.

또 제주항공 참사로 인한 국가애도기간(2024년 12월 29일~2025년 1월 4일)에 행사를 진행한 것입니다.

참석했던 직원들 사이에서도 행사가 부적절 했다는 말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K홀딩스 측은 "호텔에 대한 인사·교육·행정 업무 등은 위탁 업체가 하고 있다 보니 제대로 컨트롤이 되지 않은 것 같다"라며 "앞으로 전 직원이 경각심을 갖도록 교육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제주항공은 애경그룹과 제주특별자치도가 합작해 2005년에 설립한 항공사입니다. 애경그룹은 50%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주항공은 애경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유족들은 이 소식을 접하고 분개했습니다.

이혁 위원장은 "당장 내려와서 오후 브리핑 때 여기서 사과를 하도록 애경그룹 회장이 내려와 달라고 요구했다"면서 "정식으로 사과를 받아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애경그룹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창립 이래 최대 위기라 불렸던 지난 2019년 가습기 살균제 사건 이후 또 한 번의 악재가 터진 것입니다.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온 제주항공은 이번 사태로 타격이 불가피해졌고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애경 불매운동 분위기까지 번지는 상황입니다.

오늘(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 최대주주인 애경그룹은 지난달 29일 발생한 여객기 참사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애경그룹은 사고 직후 약 11시간 만에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 명의의 공개 사과문을 내고 무한공항에 지원 인력을 급파하는 등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고가 탑승객 181명 중 179명이 사망한 대형급 참사인 만큼 수습은 쉽지 않은 분위기입니다.

특히 사고가 발생한 제주항공은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참사 발생일인 지난달 29일부터 이튿날 오후 1시까지 제주상공에서 발생한 취소건은 무려 6만 8000여건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에서는 항공권 취소로 대규모 환불이 진행되면 제주항공의 현금 유출 부담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제주항공의 유동성 문제도 제기하는 상황입니다. 이에 대해 제주항공 측은 "항공권 취소가 예전보다 많은 건 사실이나 일부 신규 예약도 있어 안전 등에 대한 투자에도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본다"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만 그간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온 제주항공이 이번 참사로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해지면서 이 위기가 애경그룹 전반으로 번질 가능성이 나옵니다. 업계에서는 지난 2019년 터진 가습기 살균제 사건 이후 그룹에 닥친 최대 악재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룹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라며 "제주항공 참사가 애경그룹에 미칠 악영향은 더 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이번 참사 이후 애경그룹 책임론이 커지면서 계열사 주가는 급락했고 일각에서는 애경 브랜드 불매운동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참사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 제주항공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무려 8.65% 급락했고 모회사인 AK홀딩스는 더 큰 폭인 12.12% 떨어졌습니다. 계열사 애경산업과 애경케미칼도 각각 4.76%, 3.80% 하락했습니다. 사고 발생 닷새 째인 지금까지도 애경 계열사들의 주가 약세는 이어지는 중입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애경 계열 브랜드와 제품 목록이 적힌 글이 급속히 퍼졌습니다. 제주항공 최대주주가 애경그룹인 만큼 애경 브랜드를 불매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어난 것입니다. 한 소비자는 "애경 제품 불매까지 동참할 생각은 없지만 안타까운 참사가 일어난 만큼 애경그룹의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애경그룹은 참사 당일 공식 사과문을 발표한 이후 그룹 차원의 메시지는 내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신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과 고준 AK홀딩스 대표,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 등 경영진이 무안공항 현장에 직접 내려가 사태를 수습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간 유튜브로 대중과 소통해온 오너 3세 채문선 탈리다쿰 대표는 참사 발생 이후 채널을 닫았습니다. 채 대표는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손녀이자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의 장녀입니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신속하게 사고를 수습하고 필요한 조치가 이뤄지도록 그룹 차원에서 총력을 다하고 있다"라며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상응하는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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