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의 마지막 날 밤, 현장으로 달려가는 내 마음은 간절했지만 젊은 후배 소방관 2명은 끝내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나는 소방과 결혼했습니다”라던 그들의 소방 정신은 누구보다 뜨거웠고 국민 안전을 향한 사명감은 컸습니다. 故 김수광 소방장, 故 박수훈 소방교의 이름을 나직이 불러봅니다. 뜨겁고 캄캄한 화마 속에서 소방관의 사명을 다하고 꺼지지 않는 불굴의 용기를 보여준 두 분의 헌신과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

몇 해 전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와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를 소재로 다뤘습니다. 당시 생존자들은 "재난은 누구나 겪을 수 있으며 우리 모두는 잠재적 재난 생존자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라고 했습니다. '잠재적 재난 생존자'라는 단어가 유독 또렷하게 들렸습니다. 소방관으로 살아오면서 재난 현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소방관이 느끼는 행복과 보람도 있지만, 반대로 위험과도 뗄 순 없습니다. 구조해야 할 사람이 있다면 불길 속이든 물속이든 뛰어드는 것이 소방관의 숙명입니다.

그래서 소방관은 생사를 같이하는 동료를 가족으로 여깁니다. 사진을 찍을 때도 옆 사람과 두 손을 맞잡는데, 재난 현장에서 끝까지 동료의 손을 놓지 않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소방관이 사고 현장에서 보호해야 할 생명에는 소방관도 포함된다'라고 조언해 주신 분도 있는데 맞는 말씀입니다.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먼저 나의 안전을 스스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하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사고 원인을 면밀히 분석하고, 두 번 다시 후회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그래서 소방청은 합동사고조사단을 꾸려 30일간 조사를 진행합니다. 철저히 조사하고 분석해 제도와 지침을 점검하고 보완할 것입니다. 또한 유가족들의 일상이 무너지지 않도록 진심으로 위로하고, 지속적인 소통으로 조직 차원의 지원도 이어갈 것입니다. 모두 '소방 가족'이기 때문입니다.

온 가족이 오랜만에 얼굴을 보며 안부를 묻는 설날 명절입니다. 슬픔 속에도 소방은 변함없이 국민의 안전한 명절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전국의 소방서는 특별 경계 근무에 돌입하고 출동 준비도 완료했습니다. “안에 사람이 있다”라는 말에 불길 속으로 뛰어든 두 젊은 소방관의 용기를 가슴에 품고 오늘도 우리는 담담히 내일을 준비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오늘도 재난 현장으로 달려갈 것입니다.

★ 1. 한국의 참사 기억법, 추모 공간은 지금

설날을 앞두고 경북 문경시의 육가공품 공장 화재 현장에서 고립됐던 소방관 2명이 순직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비극적 사고는 해마다 끊이지 않습니다. 와우아파트 붕괴(1980), 성수대교 붕괴(1994), 삼풍백화점 붕괴(1995), 대구 지하철 화재(2003), 용산 참사(2009), 우면산 산사태(2011), 세월호 사고(2014),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2022), 이태원 압사 사고(2022), 오송 지하차도 침수(2023) 등 사회적 참사는 이어져 왔습니다.

재난과 참사는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피해 복구와 지원의 중요성, 국가의 안전 시스템을 돌아보게 합니다. 참사를 경험한 생존자, 유족은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참사가 잊혀진다고 말합니다. 또 한 해가 밝았습니다. 우리는 지난 참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요?

☢ 꼭꼭 숨은 추모 공간…잊힌 참사의 기억 ☢
1994년 10월 21일 32명의 희생자를 낸 성수대교 붕괴 참사 위령비는 도시고속도로(강변북로) 사이 외딴 섬 같은 공간에 마련돼 있습니다. 도보로는 가까이 다가갈 수 없습니다. 지난 1일 ‘성수대교 사고 희생자 위령비’ 주차장을 내비게이션에 입력하고 도착한 곳은 성수동 한강사업본부였습니다. 본부 관계자는 “차로만 갈 수 있다. 고속화도로를 지나야 해 위험하다”라고 말했습니다. 먼저 휴대전화 지도를 따라 위령비 근처까지 오솔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가로막힌 철조망 뒤로 차들이 빠르게 달리고 있었습니다. 이 길을 자주 산책한다는 한 어르신은 “성수대교 사고는 알지만, 위령비는 본 적 없다”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서울시 관계자를 통해 도보 접근이 가능한 길을 찾았지만, 차들이 빠르게 지나는 터널을 지나 자동차 전용 도로를 걸어야 했습니다. 그마저 터널의 좁은 도보 구역은 녹색 철문으로 굳게 잠겨 있었습니다. 서울시설공단 관계자는 “강변북로가 연결돼 있어 위험하다는 판단에 막았다”라며 “제가 알기론 위령비에 걸어 갈 수 있는 길은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차량을 이용해 강변북로 도로와 도로 사이에 마련된 주차장을 통해 방문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기자가 이날 확인한 위령비 주차장 입구는 화분들로 막혀 있었습니다.

1995년 6월 29일 502명의 목숨을 앗아간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를 추모하는 삼풍참사위령탑도 외롭게 서 있긴 마찬가지입니다. 위령탑은 참사 현장과는 6㎞가량 떨어진 서울 서초구 양재동 시민의 숲에 마련돼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진 자리엔 주상복합건물 아파트가 들어섰습니다. 참사 직후 삼풍백화점 자치에 추모공원을 조성하자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비싼 땅값과 주민 반대에 막혀 참사와 아무 관계 없는 이곳에 세워졌다고 합니다.

삼풍참사위령탑은 서초구 시민의 숲 남측 2구역 가장 끝자락에 있었습니다. 공원 중앙에 위치한 미얀마 대한항공 858기 희생자위령탑 뒤편, 우거진 나무들 사이로 서 있는 삼풍참사위령탑이 보였습니다. 조화만이 덩그러니 곁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윤봉길기념관과 운동시설 등이 있어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던 1구역과는 대비되는 풍경입니다. 삼풍참사위령탑 앞 안내문 글귀는 세월에 상당 부분 지워져 ‘삼풍참사위령탑을 잊지 않고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내용만을 짐작하게 했습니다. 또 2011년 7월 우면산 산사태로 목숨을 잃은 15명의 희생자와 유족을 위로하는 ‘일상의 추념’ 위로비도 우면산이 아닌 서초구 시민의 숲에 있습니다.

1970년 4월 8일 34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마포구 창전동 와우아파트 붕괴 참사도 시민에게 잊혔습니다. 참사 현장에는 와우공원이 들어섰고, 공원 입구 계단에 당시 희생자를 추모하는 동판이 설치됐습니다. 하지만 크기가 작고 계단 손잡이에 가려져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지난 2일 현장을 찾은 기자도 이 계단을 몇 번을 지나쳤지만, 동판이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야 알아챘습니다. 나이가 지긋한 한 주민은 “오래전 이미 잊힌 사고”라며 덤덤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 “결코 잊혀서는 안 된다”, 참사 경각심 되새겨야 ☢

시간은 흐르고 그날의 아픈 감정과 기억은 흐려집니다. 하지만 희생자 유가족, 참사를 목도한 이들의 시간은 참사 당일에 멈춰 있습니다. 2009년 1월 20일 재개발에 반발하던 철거민 등이 망루 농성을 벌이던 중 경찰 진압 과정에서 불이 나 철거민 5명과 경찰특공대 1명이 숨진 용산 참사 현장에 있던 김모 씨의 기억도 그대로입니다.

김 씨는 “숨진 철거민들의 얼굴, 함께 한 대화, 남일당 불길이 아직도 생각난다”라며 한동안 말을 잊지 못하고 울먹였습니다. 이어 “수억씩 대출받아 가게를 열었는데 재개발이 결정되고 나오는 보상금은 턱없이 모자란 수준이었다. 누가 그냥 나올 수 있었겠나. 이전만 해도 평범한 시민이었던 사람들이 그렇게 남일당 건물 망루에 올라 세상을 떠났다.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하고 잊어서도 안 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생존자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난 2019년 용산 참사 당시 망루 농상에 올랐던 철거민은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참사가 난 남일당 건물이 있던 자리에는 43층 주상복합건물 아파트가 들어섰습니다. 참사의 흔적은 이곳 어디서도 찾을 수 없습니다. 용산 참사 추모비는 경기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에 있습니다.

시민들은 참사 추모 공간 조성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참사에 대한 경각심을 되새겨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와우공원 인근 학교에 재학 중인 중학생 김태호(가명·15)·권현준(가명·17)군은 “추모 동판이 보이지 않는 곳에 있어 유가족이 더 슬플 것 같다”라며 “잘 보이는 곳으로 옮겨야 시민들도 추모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성수대교 사고 희생자 위령비 인근에서 만난 시민 A 씨는 “도로 사이에 위령비가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라며 추모를 할 수 없는 위치에 있어 위령비 자리를 옮겨야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아무도 찾지 않은 삼풍참사위령탑에는 이 같은 글귀가 적혀 있었습니다.

‘뜻하지 않는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의 넋을 위로하고, 다시는 이 땅 위에 그런 가슴 아픈 탈이 일어나지 않도록 다짐하고자 위령탑을 세웠다.’

★ 2. 사고 현장 추모 난관, 슬픔 치유 고민해야

2022년 10월 29일 친구들과 핼러윈 이태원 구경을 나선 아들은 그곳에서 친구 2명을 잃고 혼자 돌아왔습니다. 10·29 이태원 참사 159명 희생자 중 마지막 희생자인 이(당시 16세)군은 참사 43일 후 스스로 세상을 등졌습니다. 참사가 일어난 지 450일이 지났지만, 유족의 상처는 좀처럼 아물지 못하고 있습니다. 온전히 추모할 수 있는 공간도 아직입니다.

이군 어머니 송해진 씨는 “추모 공간은 시민들이 참사를 상기하는 물리적 매개체가 될 수 있다”라며 “추모 공간을 정비하고 보수하려면 예산이 뒷받침돼야 한다. 법이나 규정이 없다면 임시 공간에 불과하다. 단발성으로 (추모하고) 없어질 공간이 아니라 계속 공간이 유지되려면 이 같은 것들이 뒷받침돼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많은 희생자를 낳은 사회적 참사는 한국 사회에서 끊이지 않았지만, 기억을 위해 마련된 공간은 많지 않습니다. 영구적인 추모 공간 마련까지 가는 길은 가시밭길입니다. 지방에 유일하게 남은 전북 전주시의 이태원 분향소는 지난해 11월 지자체로부터 철거 요청을 받았습니다. 서울시는 지난해 2월 서울광장에 무단 설치된 이태원 분향소를 강제 철거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유족 등의 반발에 실행에 옮기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 신림역 4번 출구 근처에 마련된 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 추모 공간은 지난해 7월 28일 자취를 감췄습니다. 상권이 침체와 취객 행패 등의 이유로 상인회 측에서 현장 정리에 나선 것입니다.

어렵게 추모 공간이 만들어져도 존재 자체마저 잘 알려지지 않아 잊혀버린 십상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성수대교 붕괴 참사 위령비,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위령탑, 와우아파트 붕괴 참사 추모 동판 등 참사 현장과 동떨어져 있거나, 접근 자체가 어려워 시민들에게 잊힌 현실을 꼬집었습니다.

해외에서 대규모 참사를 추모하는 방식은 우리와 사뭇 다릅니다. 추모 공간을 두고 정치적, 사회적 갈등을 겪는 한국과 달리 참사 현장을 온전히 추모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지난 2001년 9·11 테러 발생 이후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 자리는 그대로 추모 공간이 됐습니다. 붕괴 현장인 ‘그라운드 제로’에는 2개의 인조 연못이 마련됐습니다. 연못 주변으로 둘러싸여 있는 추모비에는 희생된 2799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깊이 9m의 인공 폭포로는 애도의 눈물이 흘러내립니다.

참사 발생 후 일상 회복을 위해 추모 공간을 축소하거나 현장을 정리하는 건 당연한 수순입니다. 그러나 추모 공간은 유족만을 위한 곳이 아닙니다. 시민들도 국가적 참사를 기억하고 공유하면서 슬픔을 치유할 수 있습니다. 일각에선 참사가 주는 사회적 메시지를 기억할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추모 공간 필요성과 함께 추모 방법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김종영 경희대 교수(사회학과)는 “추모 공간은 사회적 참사에 대한 집합적 기억을 공유하는 의미가 있다”라며 “집단마다 추모 공간 조성을 바라보는 해석이 다를 수 있다. 어떤 참사에 어떤 추모 공간을 만들 것인지는 정치적, 사회적인 합의로 결정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윤태 고려대 교수(사회학과)도 “관련 법률상 추모 공간 관리나 조성은 지자체 권한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강제하기는 쉽지 않다”라며 “정치적으로나 당파적으로 추모 공간을 인식하는 경우도 있고, 조사 기구 구성도 어려운 상황인 만큼 추모 방법에 대해서 합의가 어려울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중앙정부나 지자체 등에서 국민 기대와 인식에 맞게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추모 공간) 표준 규정이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명절 연휴는 새로운 예능을 선보이기 위한 시험대가 되기도 합니다. 바로 파일럿 예능입니다. 다양한 시도를 담은 새 예능을 선보이고 반응이 좋으면 정규 프로그램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얻습니다. MBC ‘나 혼자 산다’나 ‘전지적 참견 시점’, SBS ‘골 때리는 그녀들’ 등 간판 예능 프로그램들은 파일럿으로 시작했다가 정규 편성돼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12년간 설날과 추석 연휴마다 찾아와 큰 사랑을 받았던 MBC ‘아이돌 스타 선수권 대회’(이하 ‘아육대’)가 2022년 추석 특집을 끝으로 중단됐습니다. 2024년 설날 연휴, ‘아육대’를 대신해 명절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줄 지상파 방송 파일럿 프로그램들을 모아봤습니다.

먼저 MBC는 ‘주간 입맛 연구소 뭐먹을랩(Lab)’(이하 ‘뭐먹을랩’)과 ‘송스틸러’를 선보입니다.

지난 7일에 이어 14일 오후 9시 방송되는 ‘뭐먹을랩’(연출 이준범 김해니)은 음식에 관한 궁금증을 총망라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썰로 풀어내는 프로그램입니다.

‘전지적 참견 시점’, ‘나 혼자 산다’를 연출한 이준범 PD와 ‘백종원의 골목식당’ ‘맛남의 광장’의 황보경 작가가 의기투합했습니다. 또 전현무를 비롯해 서울대 문정훈 교수,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 박상영 작가, 이원일 셰프가 출연합니다.

“음식 공부하는 프로그램 해보고 싶다”라는 전현무의 음식 학구열에서 시작한 ‘뭐먹을 랩’은 대한민국에서 음식 데이터를 가장 많이 가진 서울대 푸드비즈니스랩 문정훈 교수를 비롯해 음식 속 과학적 원리를 설명해줄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 소설가의 예리한 눈으로 음식을 파헤쳐줄 박상영, 전문 셰프로 음식의 맛과 트렌드를 설명해줄 이원일이 함께합니다. MZ세대 대표로 가수 츄가 나섭니다.

첫 방송에서는 최근 1020 세대들을 강타한 ‘탕후루’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음식에 해박한 지식을 가진 셰프부터 과학적인 원리를 설명해줄 과학자까지 모두 모인 ‘뭐먹을랩’이 파일럿에서 합격점을 받으며 정규 프로그램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9일 오후 8시와 12일 오후 5시 50분에는 ‘송스틸러’가 방송됩니다. ‘송스틸러’는 가지고 싶은 남의 곡을 대놓고 훔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신개념 음악 프로그램입니다. 원곡을 커버해 노래를 훔치려는 ‘스틸러’의 무대와 원곡자의 방어전으로 구성돼 흥미를 높입니다. 전현무와 여성듀오 다비치 이해리가 진행을 맡습니다.

출연자 면면도 화려합니다. FT아일랜드 이홍기와 씨앤블루 정용화, 선우정아, 레드벨벳 웬디, 이무진, 임정희 등 내로라하는 가수들이 출연해 안방극장 시청자들에게 귀호강을 선사합니다.

‘복면가왕’이 파일럿으로 시작해 9년째 장수 프로그램으로 사랑받고 있는 가운데 ‘송스틸러’ 역시 주목을 받으며 정규 편성될 지 기대를 모읍니다.

SBS도 새로운 형식의 파일럿 대신 지난해에 이어 ‘골림픽’을 특집 방송으로 편성했습니다. 골림픽’은 ‘골 때리는 그녀들’의 스핀오프 버전입니다.

9일 오후 8시 20분, 12일 오후 5시 50분 방송되는 ‘골림픽’은 골 때리는 그녀들 11개 팀 선수들과 감독들이 다양한 게임을 통해 슈팅파워, 근력, 지구력, 스피드 등 신체 능력을 겨루는 프로그램입니다. 올해는 축구뿐만 아니라 수영 종목이 추가되어 50m 자유형, 50m 혼계영, 단체 잠수 대회 등 대결을 선보입니다. 스포츠 전문 방송인 배성재, 모델 겸 방송인 이현이와 국가 대표 수영 선수 출신 박태환이 진행을 맡습니다.

지난해 ‘아육대’의 빈자리를 ‘골림픽’이 메우며 6%대 시청률을 기록한 가운데 올해도 좋은 성과를 내줄지 주목됩니다.

설날을 맞아 지상파 3사가 다양한 설날특집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먼저 KBS 2TV는 방구석 콘서트를 준비했습니다. 오는 10일 '진성 빅쇼 복(BOK), 대한민국'을 선보입니다.

이는 지난 2020년 가수 나훈아를 시작으로 심수봉, 임영웅, 밴드 송골매, 그룹 god로 이어진 대기획 시리즈입니다. 지난해 추석 특집에서는 '김연자·진성 한가위 빅쇼 만월만복'가 전파를 탄 가운에 이번에는 가수 진성이 단독으로 나섭니다.

또 설날 특선 다큐멘터리도 선보입니다. 9일 첫 방송되는 '프로즌 플래닛 2'는 총 4부작으로 구성돼 나흘간 방송됩니다. '프로즌 플래닛 2'에서는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극지방 야생의 세계를 담습니다. 이 밖에도 '신상출시 편스토랑' 등이 설날특집으로 공개됩니다.

KBS 1TV에서는 '2024 설날 장사 씨름대회'가 방송됩니다.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태백장사', '금강장사', '한라장사' 시리즈로 전파를 탑니다.

SBS는 예능 프로그램에 힘을 줍니다. 설날특집으로 마련된 '골 때리는 그녀들, 골림픽'은 9일에 1부, 오는 12일에 2부가 방송됩니다.

추억의 명곡을 재조명하는 프로그램도 선보입니다. 특히 오는 11일에는 예능 프로그램 '2009 명곡 챔피언십'을 공개합니다. 이는 웹 예능 프로그램 '문명특급' 콘텐츠 '숨듣명', '컴눈명' 업그레이드 버전입니다. 24개국에서 온 케이팝 팬 100여 명과 함께 2009년 K-POP 명곡 TOP 10을 뽑습니다.

MBC는 기존 예능 프로그램을 설날특집으로 꾸려 선보입니다. '구해줘! 홈즈',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3', '놀면 뭐하니?', '전지적 참견 시점', '복면가왕' 등이 설날에 맞춘 콘텐츠로 꾸며집니다.

설날 연휴 기간 파일럿 프로그램도 내놓습니다. 9일과 12일간 방송되는 '송스틸러'에서는 갖고 싶은 남의 곡을 대놓고 훔칠 기회를 제공합니다. 스틸러가 커버 곡 무대를 선보이고, 원곡자가 방어전을 펼칩니다.

예능뿐만 아니라 다큐멘터리에도 공을 들이며 다채로운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MBC 유튜브 채널에서 선보였던 감성 다큐멘터리 '오느른 - 오늘을 사는 어른들'(이하 '오느른')은 오는 10일과 12일, 총 2부작으로 편성됐습니다. 또한 11일에는 설날특집 VR 심리 치유 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 시즌 4가 전파를 탑니다.

방송인 전현무가 MBC 설 파일럿 예능 ‘송스틸러’ MC로 나섭니다. 전현무의 경쟁작은 SBS 설날특집 ‘골 때리는 그녀들-골림픽’입니다. 공교롭게도 전현무가 10년간 MC를 맡았던 ‘아이돌 육상 선수권 대회’(이하 ‘아육대’)의 빈자리를 차지한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맞대결의 의미가 남다릅니다.
전현무가 MC로 나서는 ‘송스틸러’는 갖고 싶은 남의 곡을 대놓고 훔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음악 프로그램입니다. 스틸러가 원곡자 앞에서 커버곡 무대를 선보이고, 이에 맞서 원곡자도 방어전을 펼치는 형식입니다. 오는 9일 오후 8시와 12일 오후 5시 50분에 2부작으로 방송됩니다.

음악 예능에 전현무라는 조합이 어색할 법도 하지만, 전현무는 그간 ‘무시퍼’, ‘무큐리’, ‘무더가든’ 등의 별명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히든싱어’, ‘팬텀싱어’ 등 음악 예능 진행 경력 역시 탄탄합니다. 앞서 공개된 티저 영상에서도 ‘잔나비’의 노래를 훔친 ‘잔바리’로 웃음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스틸러로 정용화, 이홍기, 선우정아, 웬디, 이무진, 임정희 등 실력파 가수들이 등장을 예고해 기대감을 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적수가 만만치 않습니다. 같은 날 9일과 12일 동시간대 맞붙는 ‘골림픽’은 지난해 설날특집 이후 1년 만에 돌아온 프로그램입니다. 지난해 방송 당시 시청률 6.1%, 5.0%를 기록하며 지상파 3사 설날 연휴 예능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골림픽’은 ‘골 때리는 그녀들’의 ‘아육대’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골때녀’에 출연했던 선수, 감독들이 팀을 결성해 각각의 스포츠 종목으로 대결을 펼치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골때녀’ 고정 시청층에 스포츠 대결이라는 대중적 관심도를 접목해 큰 호응을 받았습니다.
‘아육대’는 2010년부터 MBC 대표 명절 예능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지만, 해가 거듭될수록 부상과 안전 위험, 인기 위주의 편파적인 방송분량과 차별대우 논란 등 각종 잡음을 일으켰습니다. 이에 12년간 명맥을 이어온 ‘아육대’는 2022년 9월 추석 특집을 끝으로 현재 잠정 중단 상태입니다. ‘아육대’와 같은 형식의 ‘골림픽’이 등장하면서, 사실상 ‘아육대’가 사라지고 ‘골림픽’으로 대체 됐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입니다. 이에 따라 2013년부터 ‘아육대’ MC를 맡아온 터줏대감 전현무는 일자리 하나를 잃게 된 셈입니다.
‘아육대’의 아류 프로그램이라고도 불리는 ‘골림픽’과 경쟁을 하게 된 전현무, ‘골림픽’이 지난해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만큼 ‘송스틸러’가 더 높은 성적을 거두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복면가왕’ 이후 MBC에서 오랜만에 선보이는 음악 예능인 만큼 ‘송스틸러’가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입니다.

유느님도 피하지 못한 급작스러운 프로그램 폐지의 아픔입니다. 심지어 당일, 녹화 끝나고 집에 가는 엘리베이터에서 통보를 받았답니다.

2월 7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 230회 '환상의 짝꿍' 특집에는 유재석의 20년 찐친 김원희가 게스트로 출연했습니다.

유재석, 김원희, 조세호는 '놀러와'에서 8년을 함께한 사이로, 평소 남다른 찐친 케미를 자랑해왔습니다.

MBC의 8년 장수 예능 '놀러와'는 2012년 12월 24일 돌연 종영을 맞이했던 바입니다. 이에 유재석이 '놀러와' 종영 당시 당황스러웠던 심경을 뒤늦게 고백했습니다.

유재석은 "'놀러와' 얘기를 나영 씨 나올 때도 하고 원희 씨 나와 하게 되는데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프로그램 마무리 된 게 저도 당황스럽긴 했다"라며 "녹화 끝나고 집에 가려는데 엘리베이터에서 PD님이 '오늘 녹화가 마지막이었다'라고 하셨다. 저희뿐 아니라 PD님도 그때 많이 울었다. 펑펑 울었다"라고 떠올렸습니다.

이에 김원희는 "우리가 뭐 인사할 덴 없다. 스태프끼리 만나면 되는데 8~9년 사랑해주신 시청자 여러분에게 제대로 인사 못한 게 (아쉬웠다)"라며 "그래서 우리 회식하고 사진 올렸잖나"라며 추억을 회상했습니다.

당시 제작진은 방송 말미 '지난 8년간 '놀러와'를 사랑해주신 시청자 여러분 감사합니다'라는 자막으로 프로그램 폐지를 알려렸고, 이후 '2021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PD상을 수상한 유재석은 "김원희 씨, 방송 볼지 모르겠지만 같이 왔으면 좋았을 텐데 내가 상 받아서 미안하다. 그동안 수고했고 8년 동안 함께 해서 감사하다"라고 뒤늦은 인사를 전한 바 있습니다.

한편 김원희는 조세호를 보더니 "매주 너무 열심히 해서 안타까울 정도였다. 다방면으로 잘하더라. 내가 잘 될 거라고 하지 않았나. 이제 나만 잘 되면 된다"라며 반가워했습니다.

이가운데 "때론 부담스러운 프로그램도 있지 않냐"라는 이야기가 나오자 조세호는 "'유퀴즈'가 좀 힘들었다. 9시부터 6시까지 걸어 다녀서 촬영 전날 두려웠다. 시청률이 많이 안 나와서 역 앞에서 석고대죄를 한 적도 있다"라고 고백했습니다.

또 유재석은 "요즘 방송국 관계자분들 기다려주지 않는다. 인내하고 버텨주신 tvN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린다"라고 인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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