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건축 사업을 위해 찾아온 시행사에 대규모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받아주겠다며 뒷돈을 요구해 35억원을 받은 증권사 전 임원이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달 중순께 메리츠 증권 전 상무보 A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수재 등)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습니다.

아울러 A씨와 범행을 공모한 회사 직원, 대형 건설사 직원 등 6명도 배임수재 혐의 등으로 송치됐습니다.

A씨는 지난 2020년께 서울 서초구에서 오피스텔 건축 사업을 위한 PF 대출을 받으려는 시행사에 수천억원의 대출을 받아주겠다며 수수료 명목으로 총 35억 36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습니다.

당시 메리츠 증권에서 현직 임원으로 일하던 A씨는 시행사에 "2300억원의 PF 대출을 받아주겠다"라며 수수료를 요구했고, 이후 대출 서류를 꾸미기 위해 대형 건설사를 끌어들여야 한다며 추가로 돈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씨는 범행을 들키지 않기 위해 돈을 받아낼 때마다 허위 금융 자문이나 사업관리 용역 계약서를 작성하기도 했습니다.

또 A씨는 한 대형 건설사 개발사업팀 직원 2명에게 사업 참여 제안 명목으로 각각 3600만원과 1300만원을 건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해당 건설사는 실제 이번 사업에 참여해 오피스텔을 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울러 A씨는 메리츠증권이 하는 또 다른 사업에 자신이 실소유한 투자자문사를 금융 자문사로 선정해달라고 회사 직원 3명에게 1억여원을 주며 청탁한 혐의도 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시행사로부터 받은 돈으로 개인 채무 변제나 골프장 회원권 구매 등 사적인 용도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경찰은 이 같은 범행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다 지난달 중순께 이들 7명을 불구속 상태로 송치했습니다.

3년 5개월 만에 촬영된 〈개그콘서트〉 1051회가 방영됐습니다. 여전히 억지로 웃기려 한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공영방송 KBS는 코미디 프로그램을 쉽게 포기할 수 없습니다.

‘개콘’이 돌아왔습니다. 11월 12일 밤 10시 40분 KBS 2TV에서 방영된 〈개그콘서트〉 1051회는 3년 5개월 만의 무대였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심각했던 2020년 6월, 더 이상 공개 무대에서 방청석과 호흡을 맞출 수 없게 된 제작진은 방송을 중단해야 했습니다. 이 결정에는 〈개그콘서트〉가 유튜브나 OTT 플랫폼에 올라오는 콘텐츠에 비해 별다른 재미가 없다는 시청자들의 냉정한 평가도 한몫했습니다.

11월 1일 관객들의 첫 방청이 이루어지기 전 열린 제작간담회에서 김상미 CP(책임 프로듀서)는 “주말 밤에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게 지금까지 없다”라며 “‘온 가족이 함께 봐도 어색한 순간이 없고, 내용이 이해하기에 어렵지 않다’, ‘같이 편안하게 볼 수 있고 함께 웃을 수 있다’ 이걸 목표로 삼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김 CP는 “저희가 글로벌 OTT에 비해 제작비는 부족하지만, 열정이나 노력만은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첫 방청객은 500명을 뽑는 데 다섯 배가 넘는 2614명이 몰렸습니다. 지난 5월부터 새로 모집한 신인 코미디언이 대거 무대에 오른 데다 유튜브에서 자리를 잡아 인지도를 쌓은 ‘레이디 액션(구독자 61만)’, ‘하이픽션(36만)’, ‘폭씨네(14.4만)’, ‘웃겨듀오(구독자 8.6만)’ 등이 등장해 객석 반응을 이끌었습니다. 첫 회 시청률은 전국 4.7%(조사업체 닐슨코리아)를 기록했습니다. 3년 5개월 전 마지막 방송 회차 시청률이 3.0%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순조로운 출발입니다. 하지만 11월 19일 두 번째 방송 시청률은 3.2%로 눈에 띄게 낮아졌습니다. 〈개그콘서트〉의 고질적 문제가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시청자들의 부정적 반응은 크게 두 갈래였습니다. 하나는 ‘억지 웃음’입니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과도한 분장이나 몸동작을 통해 일차원적 웃음을 이끌어내려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무대를 마치 휴대전화 화면처럼 구현해 요즘 유행하는 유튜브 쇼츠 영상 여러 개를 재현한다는 콘셉트인 ‘숏폼플레이’ 코너에서는 한 남성 개그맨이 여성 속옷을 입고 나온 채 짧은 춤을 추고 들어가는 장면이 담겼습니다. 별다른 맥락 없이 단지 노출과 우스꽝스러운 춤으로 웃기려는 모습에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한 30대 남성 시청자는 “아이들도 안 웃더라. 쇼츠 영상을 무대로 끌어오려는 시도 자체는 좋은데 너무 옛날식으로 웃기려고 한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다른 문제로 혐오와 차별 논란이 있습니다. 억지 웃음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프로그램 폐지 당시에도 인종차별이나 외모 비하, 여성혐오 등의 소재에 대해 많은 비판이 일었기 때문에 ‘2023 개그콘서트’은 다를 거라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대로였습니다. 베트남 출신 며느리와 시어머니 간 갈등을 다룬 ‘니퉁의 인간극장’이 대표적입니다.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우리 아들 돈 빨아먹었지? 뭐 받았어?”, “내가 어떻게 키운 자식인데. 너 만나고 이렇게 바뀐 거야. 집안에 여자가 잘 들어와야 되는데. 재수 없어!” 따위의 말을 하는 장면 등이 특히 문제가 됐습니다. 베트남 출신 며느리를 연기하는 코미디언의 발음은 어눌합니다.

이런 비판과 우려에 대해 〈개그콘서트〉 제작진은 좀 더 기다려달라고 말합니다. 외국인 비하 논란에 대해 〈개그콘서트〉 연출을 맡은 이재현 PD는 〈시사IN〉과의 통화에서 “시어머니의 막말에도 니퉁(외국인 며느리)이 할 말 다 하며 오히려 시어머니의 말문이 막히게 하지 않나. 니퉁이 아니라 가부장적인 시어머니를 희화화시키려고 했는데 전달이 잘 안 된 것 같다. 시청자의 의견을 더 반영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억지로 웃음을 유발하려는 개그에 대해서는 “20~40대만 KBS의 시청자가 아니기에 수위 높은 넷플릭스 코미디 프로그램을 못 보는 어린이들도 볼 수 있는 그런 개그가 필요하기는 하다. 다만 앞으로 분량을 적절하게 조절해나갈 예정이다”라고 밝혔습니다.

★ 유튜브 시대에 공영방송 코미디란? ★

제작하는 입장에서 어려움도 있습니다. 11월 19일 방영된 두 번째 방송에서 ‘2023 봉숭아 학당’ 코너에 출연한 신윤승 개그맨은 “세상이 변했는데 공영방송 TV 요새 누가 봐? 하지 말라는 게 너무 많잖아. 공중파보다 인터넷 방송이 훨씬 재밌지. 제약이 없잖아. (새우깡 한 봉지를 보여주며) 방송에서 이거 뭐라고 하는 줄 알아요? 새우과자라 그래요. 그런다고 누가 이걸 몰라? 새우깡이라고 말을 못하냐고. 이상해. 방금 ‘깡’이 (묵음 처리 돼서) 안 들리지 않았어? 이것도 여기 있는 사람들은 보고 있는데 안방에 있는 사람들은 (상표가 모자이크 처리돼서) 못 보고 있을 것 같지 않아?”라고 중얼거리다 방송 스태프에게 끌려 나가는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관객들의 기시감도 새롭게 떠오른 문제입니다. 예전에는 관객들이 한 코너에 익숙해질 때까지 두세 달은 걸렸지만, 코너마다 짧은 유튜브 영상이 만들어지면서 사람들이 해당 영상을 몇 번만 돌려봐도 코너가 금방 눈에 익고 지루해지기 때문입니다. 같은 코너지만 기시감을 뛰어넘는, 새로운 무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가 남습니다.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KBS가 코미디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시청자가 원하기 때문입니다. 이재현 PD는 “시청자 설문조사를 보면 늘 코미디 프로그램 부활이 가장 큰 민원 중 하나였다. (종영 이후로) 예능국도 개그맨들에게 미안해서 말을 못 꺼내고 있었는데 감사하게도 시청자분들이 먼저 이야기를 해주셨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시청자에 대한 고마움과 함께 당부도 잊지 않았습니다.

“개그계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이 있다. 이렇게 다시 모인다는 게 참 어려운 일인데, 토양이 좀 더 단단하게 굳을 수 있게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좋은 콘텐츠로 보답해드리고 싶다.”

1999년 막을 올린 〈개그콘서트〉는 한때 혁신의 아이콘으로 통했습니다. 이전까지는 관중 없이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내용을 방송했다면, 〈개그콘서트〉는 국내 최초로 객석 앞에서 쇼를 진행하고 이를 녹화해 방영하는 ‘공개 코미디’라는 장르를 개척했습니다. 유경한 전북대학교 교수(커뮤니케이션학과)는 2023년의 미디어 환경이나 시청자들의 코미디 수용 방식이 〈개그콘서트〉와 같은 오픈 스튜디오 형식의 콩트쇼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와는 완전히 달라졌다고 설명합니다.

“제한된 시간과 공간 안에서 웃기려면 자극적으로 갈 수밖에 없는데, 시청자들이 이제 더 이상 진한 분장을 한 코미디에 웃지 않는다. 짜인 시나리오대로 연기하는 방식의 코미디를 넘어 한 번 더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한 때다.”

KBS가 TV 수신료 분리 징수와 광고 감소로 내년 3400억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KBS는 임금 동결과 특별 명예퇴직 등 자구책을 통해 비용 절감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5일 KBS에 따르면 회사는 전날 발간한 사보 특보에서 “수신료 수입 결손이 30%라고 가정할 때 내년에는 결손액이 2627억원에 달하고 올해 적자가 802억원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내년 예상 적자액은 약 3400억원”이라고 추산했습니다. 또 “올해 6월 TV 수신료 분리 징수가 시행된 이래 4개월 동안 작년 대비 수신료 수입이 197억원 감소했다”라고 부연했습니다.

KBS는 한국전력과 수신료 징수 비용 및 민원 처리 주체 등에 대한 협상을 끝내고 본격적으로 분리 징수를 시작하면 2년 안에 자본잠식이 시작돼 재정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KBS는 지난달 28일 박민 사장과 임원, 국장·부장급 간부 19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KBS 위기극복 워크숍’을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먼저 KBS는 전체 임직원의 임금을 동결할 방침입니다. 경영진은 급여의 30%, 국장·부장은 급여 일부분을 반납하고 연차 촉진제를 시행해 인건비를 절감합니다. 당분간 신입사원 채용도 중단하고 파견 등 단기계약 인원 50%를 감축합니다. 올해 806억원이던 자본예산 투자를 내년엔 372억원으로 줄이고 제작비 절감에 나섭니다.

20년 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이르면 이달부터 특별 명예퇴직을 실시합니다. 명예퇴직금은 공공기관의 지급 기준을 따르며 재정 악화를 고려해 구조조정도 검토할 예정입니다. ‘무보직 고액 연봉자’가 많다고 비판받아 온 직급 체계를 개선하는 방안도 논의됐습니다. 직급 정원이 보직 수보다 많은 지금의 제도를 손질해 직급 정원을 보직 정원에 맞출 방침입니다.

사보 특보에 밝힌 KBS의 위기 극복 방안은 지난달 박민 사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개선을 예고한 데 따른 후속조치입니다. 박 사장은 취임과 동시에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그동안 KBS가 잘못한 점을 다시 한번 사과드리고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거듭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 새 사장이 취임한 KBS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편성규약을 무시하고 프로그램 폐지와 진행자 교체가 숨 가쁘게 이뤄집니다. KBS 구성원들은 전례없는 일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

박민 KBS 사장 취임 이후 〈뉴스 9〉의 기조는 눈에 띄게 확 달라졌습니다. 새 사장이 취임한 11월 13일부터 11월 22일까지 박장범 앵커의 첫 리포트를 살펴보면 국방·안보·외교 이슈가 가장 두드러집니다. 바로 전주에 ‘노란봉투법’ 관련 소식이 세 차례나 첫 리포트로 오른 것과 대비됩니다. 행정전산망이 마비돼 전국적으로 민원서류 발급이 중단된 11월 17일엔 지상파 방송국 3사 메인 뉴스 가운데 KBS만이 유일하게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APEC 정상회의를 첫 리포트로 조명했습니다. 11월 20일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당선된 밀레이 대통령에 대해서도 MBC·SBS·JTBC·TV 조선 등은 ‘극우 괴짜’ ‘극우’로 표현한 반면 KBS는 ‘우파’로 설명한 점도 달랐습니다.

KBS의 대대적 인적 개편이 이루어진 가운데 감지되는 변화 중 하나입니다. 당장 용어부터 달라질 전망입니다. KBS에서 10년 이상 일해온 A 기자는 “편집회의에서 ‘노란봉투법’이라는 단어를 쓰지 말라는 지침이 내려왔다”라고 전했습니다. 노조법 2·3조 개정안을 친노동적으로 접근한다는 이유입니다. 또 관례적으로 써온 ‘한·중·일’, ‘북·미’ 등의 표기를 ‘한·일·중’, ‘미·북’ 등으로 바꾸도록 권고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두 표현은 9월 6일 아세안+3국 정상회의 당시 대통령실이 “미국과 일본과 긴밀한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라며 쓰기 시작한 방식입니다. 또 다른 10년 차 이상 B 기자는 달라진 분위기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2015년 백남기 농민이 사망했을 때도 KBS 내부에서 ‘물대포’ 대신 ‘물줄기’를 쓰라고 한 적이 있다. 현 수뇌부가 가지고 있는 세계관을 보여준다.”

한편 새 사장 임명과 더불어 프로그램 결방 및 폐지, 진행자 교체도 숨 가쁘게 이뤄졌습니다. 개편의 타깃이 된 건 모두 시사 프로그램입니다. KBS 사장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편파 방송’이라 지적한 KBS 제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가 폐지되고 〈뉴스 9〉의 이소정 앵커가 박장범 앵커로 교체되었습니다. 박 앵커는 문재인 정부에서 해임된 고대영 사장의 비서실장을 지낸 바 있습니다. KBS 2TV 시사 프로그램 〈더 라이브〉는 11월 13일 당일 편성표에서 빠졌습니다. 수년간 프로그램을 맡아온 진행자들은 시청자에게 마지막 고별 인사 없이 돌연 하차했습니다. 11월 17일 〈열린토론〉에서 하차한 정준희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 겸임교수는 “KBS의 행태를 놓고 비평할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다”라며 이유를 밝혔습니다.

시사교양국 C PD는 〈더 라이브〉 폐지에 대해 “‘하루 아침’이라는 표현도 무색할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정규 방송의 긴급 결방과 폐지가 기습 작전하듯 결정되었다. 러닝타임을 5분 늘리거나 줄일 때도 사전 협의를 거치는데 단 한 차례 항의 방문한 것 외에 제작진이 어떤 논의 구조에도 들어가지 못했다.” 편성본부 측은 ‘KBS 2TV와 맞지 않는다’고 이유를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더 라이브〉는 KBS 시사 프로그램 중 시청률도 높은 편인 데다 한국갤럽이 11월 20일 발표한 ‘한국인이 좋아하는 방송 프로그램’ 4위에 올랐습니다. KBS 프로그램 가운데 1위입니다. “프로그램에 대한 자부심이 컸던 상황인데, 일방적 통보로 제작진 모두가 충격을 받았고 트라우마로 인해 상담을 받는 이들도 있다(C PD).” 프리랜서 제작진 20여 명이 하루 아침에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KBS 내부가 흔들린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바로 KBS 이사회의 구조적 한계 때문입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KBS 이사회를 여권 우위로 재편한 뒤 사장을 교체하고 방송 책임자들이 잇따라 물갈이되는 식입니다. 역대 정권교체기마다 대대적 인사가 단행되었습니다. 박민 사장은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첫 KBS 사장입니다. 〈미디어 오늘〉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날리면’ 보도로 논란이 일 당시 ‘언론의 정파적 편향성과 정언 유착을 개탄하는 KBS 직원 일동’이라는 이름으로 발표된 연대 성명의 작성자 92명 가운데 약 3분의 1이 최근 인사에서 보직을 맡았습니다. 기존 간부들은 비제작부서 혹은 타 부서로 인사 발령이 났습니다.

익명을 전제로 인터뷰에 응한 KBS 구성원들은 “예상보다 더 폭력적이다”, “전례없는 일이다”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제작과 편성에 관한 사전 협의와 소통은 단순히 도의적 책임이 아니라 KBS 편성규약과 노사 간 단체협약에 적시된 조항이라서입니다. 법적 근거가 되는 방송법 제4조는 누구든지 편성에 관해 방송법에 근거하지 않고서는 규제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방송 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는 장치입니다. 시사교양국의 또 다른 D PD는 “편성규약이라는 절차와 관행을 무시하고 밀어붙이는 것 자체가 하나의 메시지다. 누군가의 인상 비평에 의해서 앞으로 제작될 프로그램의 운명이 정해질까 봐 우려스럽다”라고 비판했습니다.

★ 당사자 반론도 거치지 않은 사과문

11월 14일 공영방송의 정체성을 재확립하겠다던 KBS 신임 경영진의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이후 벌어진 일들입니다. 이 자리에서 박민 사장은 “KBS가 지난 몇 년간 불공정 편파 보도 논란을 일으켰다”라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어 네 가지 사례를 언급했습니다. 고 장자연 씨 사건 관련 윤지오 인터뷰, 채널A 검언 유착 녹취록 보도, 오세훈 서울시장 내곡동 토지보상 보도, 〈뉴스타파〉 김만배-신학림 녹취파일 인용 보도입니다. 기준이 무엇이냐는 현장 질문에 박 사장은 “KBS 구성원조차 기억하는 대표적인 사건”이라는 모호한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보도 네 건은 같은 날 〈뉴스 9〉에서 ‘보도 공정성 훼손 대표적인 사례들은?’이라는 제목의 앵커 리포트에 4분가량 담겼습니다. 박장범 앵커는 “앞으로 정치적 중립이 의심되거나 사실 확인 원칙을 충실히 지키지 않는 보도가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끝맺음했습니다.

사내 진상조사는 물론 당사자 반론도 거치지 않은 사과 보도였다는 점에서 기자 직군도 들끓고 있습니다. ‘오세훈 처가 땅 의혹’을 보도한 기자는 11월 16일 사내 게시판에 글을 올렸습니다. “통합뉴스룸의 모든 절차를 무시한 채 온에어된 이 리포트를 쓴 기자, 누구입니까. 팩트 확인은 어떤 방법으로 했습니까. 왜 당사자에게 묻지 않았습니까.” 윤지오씨 출연 당시 사회부 법조팀장이라고 밝힌 기자의 글도 보도 게시판에 올라왔습니다. 그는 윤씨가 2019년 당시 검찰 과거사진상조사단에서 재조사 중인 사건에서 가장 화제의 인물이었으며, 윤씨에 대한 여러 의혹이 제기된 이후 KBS가 관련 의혹을 충실히 보도했다고 설명하면서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KBS 기자들이 자신의 보도가 사과 또는 징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논란이 되는 사안을 취재 보도하는 걸 무의식중에라도 피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내부 구성원과 협의 한번 없이 9시 뉴스를 사유화했다는 내용으로 한국기자협회 KBS지회 성명이 나왔습니다. 해당 보도는 〈뉴스 9〉 시작 불과 몇 시간을 앞두고 큐시트에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국민 사과를 할 정도의 사안이라면 판단 기준이 무엇이고, 누구의 데스킹을 거쳤는지 기록이 남아야 하는데 통상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뛰어넘었다는 것입니다. 과거 KBS가 사과문을 낼 때와는 다릅니다. 9년 전 2014년 5월 15일 〈뉴스 9〉는 세월호 참사 한 달 특집방송을 꾸리며 ‘대통령 부각·유족 소홀 KBS 보도를 반성합니다’라는 제목의 사과문 두 꼭지를 보도했습니다. 당시 1~3년 차이던 젊은 기자들 중심으로 내부 비판과 성명이 나왔던 데다, 보도정보 시스템에 기사 작성 및 데스킹 기록이 남았습니다.

교섭대표 노조인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이하 KBS 본부)는 11월 16일 긴급 공정방송위원회(공방위)를 회사 측에 요구했습니다. 단체협약상 노사가 참여하는 정기 회의체로, 긴급 공방위의 경우 노조가 개최를 요구하면 24시간 내에 열려야 합니다. 하지만 사용자 측이 부사장의 부재 등을 이유로 거부하면서 단체협약도 무력화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구성원 과반 동의를 요건으로 하는 국장 임명동의제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보직과 달리 통합뉴스룸·시사제작국·라디오제작국 국장의 임명이 2주째 지연되고 있는 이유입니다. 강성원 언론노조 KBS 본부장은 11월 20일 기자회견에서 “공정방송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만들어놓은 보루가 무너지고 있다. 단순히 순치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라 완전히 해체하고 폭파시키려는 잔인함이 기저에 깔려 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KBS 본부는 11월 21일 박민 사장과 본부장 등을 방송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데 이어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고발과 특별근로감독을 요청했습니다. 편성규약 및 단체협약 미준수가 방송 노동자의 노동조건을 저해하는 위법행위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실제 지난해 12월 대법원은 2012년 MBC 파업이 정당하다는 최종 판결을 내리면서 “방송 공정성은 방송의 결과가 아닌 제작·편성 과정에서의 민주적 의사결정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라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즉 사용자가 경영권을 남용해서 방송의 제작, 편집, 송출 과정을 통제하려 한다면 공정방송 의무를 위반한 위법행위가 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 다시 편향성 논란에 갇힌 KBS

정파성 논란을 극복하겠다는 새 수뇌부의 다짐이 무색하게 KBS 보도는 또 다시 편향성 논란에 갇히고 말았습니다. 11월 20일 박장범 앵커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총선 출마설을 보도하며 “가는 곳마다 함께 사진 찍자는 젊은이들이 몰려드는 특이한 장관”이라고 운을 뗐습니다. KBS 본부는 “기존 원고에는 없던 내용이 누군가에 의해 수정된 채로 방송된 것이 확인되었다”라며 특정 유력 인사를 띄워주기 위한 보도의 전형이 아닌지 되물었습니다. 11월 21일 〈뉴스 9〉에서도 윤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을 집중 보도하며 박 앵커는 “국제사회에서 가장 화려한 의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는 〈더 라이브〉 폐지 철회를 포함해 새 수뇌부의 대답을 요구하는 게시글 수백 개가 올라와 있습니다. KBS 브랜드마케팅부 관계자는 〈더 라이브〉 폐지 이유를 묻는 〈시사IN〉 질의에 “2TV 채널의 획기적 변화와 경쟁력 극대화를 위해 〈더 라이브〉를 폐지하기로 했다. 〈더 라이브〉 건은 회사 편성규약과 단협에 따라 11월 30일 예정된 공방위 안건으로 올려 다룰 예정이다”라고 말했습니다. KBS 본부에 따르면, 이날 논의되는 안건은 〈주진우 라이브〉, 〈최강시사〉 진행자 교체 및 특집 프로그램 편성, 〈더 라이브〉 편성 삭제 및 폐지, 〈뉴스 9〉 보도 공정성 훼손 대표적 사례 보도 건, 11월 20일 한동훈 출마설 보도 앵커 멘트 등입니다. 〈뉴스 9〉 앵커 사과 리포트 경위에 대해서도 KBS 보도본부장에게 물었지만 응답을 받지 못했습니다.

TV 수신료 분리 징수에 이어 대규모 구조조정까지 예고된 상황인 만큼 KBS 구성원들이 운신할 수 있는 폭은 더욱 줄어들고 있습니다. A 기자는 KBS가 처한 위기에 대해 이렇게 짚습니다.

“예전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여러 번 파업을 거치면서 조직의 동력도 떨어졌다. 결국엔 어떤 무기력함이 남은 것 같다. 그렇게 싸워도 바뀌지 않았고, 앞으로도 바뀔 것인가 하는.”

여당 중심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는 KBS 이사회 구조에 대한 논의 없이는 공영방송이 정권의 입맛에 따라 바뀌는 사태가 계속될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마침내 11월 9일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방송 3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은 11월 20일자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한마디로 좌편향 방송을 영속시키겠다는 법안이다. 거부권 행사를 공식적으로 건의할 예정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소금을 넣으면 음식이 더 맛있습니다. 심지어 요즘에는 빵에 소금을 뿌린 ‘소금빵’이 인기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건강을 위해선 소금, 덜 먹어야겠죠. 설탕뿐 아니라 소금 역시 당뇨 예방을 위해서는 줄여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 오늘의 당뇨레터 두 줄 요약 ◈
⊙ 음식에 소금 첨가할수록 당뇨병 발병 위험 높아집니다.
⊙ 생활 속에서 소금 줄이려는 노력하세요!

① 과도한 소금 섭취가 당뇨병 위험 높여
소금을 많이 섭취하면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아집니다. 미국 툴레인대 연구팀이 영국 바이오뱅크 데이터를 활용해 성인 40만2982명을 분석했습니다. 연구팀은 소변 속 나트륨 농도를 통해 참여자들의 나트륨 섭취량을 측정했습니다. 설문조사를 실시해 음식을 먹을 때 추가로 소금을 얼마나 자주 첨가하는지도 확인했습니다. 약 12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1만3120명에서 당뇨병이 발병했습니다. 분석 결과, 소금 섭취량이 많을수록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았습니다. 음식에 소금을 ‘항상 첨가하는’ 사람은 소금을 ‘전혀 먹지 않거나 거의 안 먹는’ 사람보다 당뇨병 발병 위험이 39% 높았고, 소금을 ‘종종 섭취하는’ 사람은 20%, 소금을 ‘가끔 섭취하는’ 사람은 13% 더 높았습니다.

② 비만·염증 수치 증가
전문가들은 여러 복합적인 기전에 의해 당뇨병 발병에 소금이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합니다. 과도한 나트륨 섭취는 당뇨병 발병 요인 중 하나인 비만 위험을 높입니다. 인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조윤정 교수는 “소금 섭취가 늘어나면 총 섭취 열량이 증가하고 종국에는 BMI가 높아지는 등 비만으로 이어질 확률이 크다”라고 말했습니다.

소금 섭취량이 많으면 체내 염증 수치 또한 올라갑니다. 염증이 증가하면 혈류를 통해 전신으로 퍼져나가 인슐린 작용을 방해하고 당뇨병 등 대사질환 발병 위험을 높입니다. 미국 조지아 예방센터 연구에 의하면, 음식에 소금을 추가하는 것은 CRP 수치 상승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CRP는 혈액 내 C반응 단백질 수치를 말하는데요. 건강할 때는 CRP 수치가 낮지만 급성 감염이나 염증이 생기면 CRP 수치가 상승합니다.

③ 얼마나 먹어야 할까요?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나트륨 일일 섭취량을 2000mg 이하로 권고합니다. 이는 소금으로 치면 5g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하루에 먹는 자연식품으로 1g 정도가 섭취되는데, 나머지 4g은 가급적 안 먹도록 노력하면 좋습니다. 한 끼니 당 최대 1g(1 티스푼)만 써서 조리하세요. 조윤정 교수는 “연구를 통해 소금이 당뇨병 위험을 높인다는 결과가 입증이 된 만큼, 일상 속에서 소금 섭취량을 줄이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식재료를 구입할 때는 제품 하단이나 뒷면의 영양표시성분을 확인해 나트륨 함량을 파악하는 습관을 들이세요. ‘무염’, ‘무가염’, ‘나트륨 무첨가’ 제품을 구매하면 더 좋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나트륨이 없거나 100g당 5mg 미만으로 적은 식품에 무염 표기를 허용합니다. 무가염, 나트륨 무첨가 표기는 ▲나트륨염을 첨가하지 않거나 ▲젓갈 등 나트륨염을 첨가한 제품을 원재료로 사용하지 않거나 ▲건조 해산물 등 나트륨염을 대체하는 원재료를 사용하지 않은 경우에 사용됩니다.

④ 짠맛 포기하기 어렵다면
짠맛을 도무지 포기할 수 없을 때 현명하게 소금 섭취 줄이는 법도 알려드립니다. 짠맛을 낼 때, 소금 이외의 다른 양념들을 활용하세요. 상계백병원 김영순 영양부장은 “된장, 고추장, 간장 같은 장류는 발효 과정에서 감칠맛을 내는 성분이 생성되기 때문에 소금보다 나트륨 함량은 적으면서 맛있는 식사가 가능하게 해준다”라고 말했습니다.

소금을 쓸 때는 가급적 입자 크기가 큰 종류를 사용해야 합니다. 김영순 영양부장은 “소금의 입자가 작을수록 혀에서 짠맛이 덜 느껴진다”라며 “굵은 소금을 사용하고, 음식이 체온과 가까운 온도일 때 혀의 미각이 더 예민해지므로 너무 뜨거울 때 간을 하지 말고 식힌 다음 간을 하는 습관을 들이라”라고 말했습니다.

짠맛 대신 신맛과 매운맛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신맛과 매운맛은 염도가 낮은 반면 식욕은 돋우는 기능을 합니다. 소금을 사용하지 않아도 충분히 음식 맛을 풍미 있게 해주는 겁니다. 발사믹, 사과식초, 레몬즙 등으로 신맛을, 고춧가루, 다진 마늘, 고추냉이 등으로 매운맛을 내면 좋습니다.

MBC 라디오가 창사 62주년을 맞아 '2023 MBC FM4U 패밀리데이 어워즈' 특집 방송을 진행한다고 4일 밝혔습니다.

'MBC FM4U 패밀리데이 어워즈'는 MBC 라디오가 2003년부터 진행한 전통 있는 행사입니다. 단 하루 라디오 진행자들이 서로의 프로그램을 바꿔 진행하는 특별 이벤트입니다.

올해 콘셉트는 시상식입니다. 평소보다 패밀리데이 날짜가 늦춰지면서 연말 분위기에 맞췄습니다. 또한 MBC FM4U를 사랑하는 청취자들과 DJ들이 서로 격려하는 시간을 갖겠다는 뜻도 담겼다고 MBC 라디오는 전했습니다.

'2023 MBC FM4U 패밀리데이 어워즈'는 오는 11일 아침 6시부터 12일 새벽 2시까지 MBC FM4U(수도권 기준 FM 91.9㎒, 호출부호 HLKV-FM)를 통해 방송됩니다.

오전 6시 안주희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세상을 여는 아침'을 시작으로 '굿모닝 FM 윤태진입니다', '오늘 아침 테이입니다', '김신영의 브런치카페'를 선보입니다. 이 중 '신입 DJ' 윤태진 아나운서는 평소보다 13시간 일찍 출근합니다.

오후에는 '정오의 희망곡 이석훈입니다', '두시의 데이트 배철수입니다', '4시엔 영재입니다'가 포진됐습니다. 뒤이어 '김이나의 음악캠프'를 거쳐 '정지영의 FM 데이트', '윤도현의 별이 빛나는 밤에', '재재의 친한친구'가 생방송으로 전파를 탑니다.

제작진은 "최근 가을 새 단장으로 MBC FM4U 가족이 된 작사가 김이나가 '음악캠프' DJ로 나서고, 방송인 정지영이 오랜만에 라디오 생방송에 나선다"라면서 "하루동안 '별밤지기'가 될 윤도현과 'K팝 전문 라디오'에서 본인의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할 재재의 방송도 청취자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MBC 라디오 공식 홈페이지 및 PC·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미니(mini)', 유튜브 채널 '므흐즈(㎒)'를 통해서도 생중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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