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한반도 관통한 태풍 `카눈`...교통 끊기고 전국 1만명 대피

제6호 태풍 카눈이 강풍과 많은 비로 한반도를 할퀴고 지나갔다. 전국에서 주민 1만명이 대피하고 시설물 파손과 산사태가 잇따르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1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태풍 카눈은 이날 오전 9시20분경 경남 거제 부군에 상륙 후 내륙지역 남쪽에서 북쪽으로 관통해 북한지역으로 이동했다.

이날 오전 12시 기준 태풍 강도는 '중' 수준으로 중심기압 980hPa, 최대풍속 29m/s을 기록했다. 강풍 반경은 약 320km다. 강수량은 시간당 최대 60mm로 이날 오후 2시까지 삼척, 강릉 등 강원 영동의 누적 강수량이 300mm를 넘어섰다. 기상청은 "11일 오전까지 중부지방은 태풍의 영향을 받겠고, 수도권과 강원도를 중심으로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리고, 해안 중심으로 매우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 강한 너울, 월파로 인한 피해 없도록 유의바란다"고 당부했다.

카눈 영향으로 하늘길·뱃길·철길은 모두 끊겼다. 이날 오전 11시기준 김포공항 등 전국 14개 공항에서는 항공편 355편이 결항됐다. 여객선 102개 항로에는 154척이 운항을 중단했으며 철도는 호우 피해복구중인 충북, 정선, 영동 노선을 비롯해 태백선, 경북선, 영동선, 대구선 등 일반선 5개 노선이 통제됐다. 고속열차는 161회, 일반열차는 251회의 운행이 중지됐다.

태풍이 지나간 지역에서는 피해가 잇따랐다. 부산 중구 한 도로에서는 침수로 승용차 1대가 고립돼 20대 운전자가 구조됐다. 경남 창원에서는 시내버스 밑바닥으로 폭우를 견디지 못한 맨홀 뚜껑이 뚫고 올라온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시내버스에는 5~6명 안팎의 기사와 승객이 탑승 중이었으나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양, 강릉 등 강원 동해안과 영남 지역을 비롯해 피해 우려 지역 주민들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경북 6569명, 경남 2695명 등 전국에 1만명 이상이 일시대피했다.

이상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오전 관계부처 회의에서 "하천변 산책로, 해안가 저지대 도로, 지하차도 등을 철저히 통제하고, 반지하주택, 산지 주변 주택 등 위험지역 내 거주자는 즉시 대피시키라"고 당부했다.

각 부처도 총력전으로 임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8일까지 풍수해 대비 지하차도, 도로 사면 등 취약시설을 점검했으며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력과 산업단지 등을 살펴봤다. 환경부도 다목적댐 수문 방류를 사전예고하는 등 태풍에 대비했다. 전국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에는 3만3000명 이상이 비상 근무 중이다.

정부는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참가자들을 위한 태풍 대비도 점검했다. 현재 전국 8개 시·도에서 운영되고 있는 잼버리 활동은 실내 프로그램을 전환됐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새만금 잼버리 비상대책반 회의를 주재하고 "잼버리 대원 숙소 인근이 산사태, 침수, 강풍 우려 지역이 아닌지도 한 번 더 확인하고, 수시 순찰로 유사시 출입 통제와 사전대피 등을 선제적으로 조치하라"고 당부했다. 대통령실도 비상 체제로 운영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수시로 중대본 등으로부터 피해 상황을 보고받으며 '현장 중심'의 대응을 주문했다.

★ 2. 사상 초유 수직 관통 ‘카눈’…전쟁터 된 한반도

제6호 태풍 ‘카눈’이 유례없이 한반도를 수직 관통하며 전국 곳곳에 큰 피해를 남겼다. 강풍을 동반한 폭우로 곳곳에서 가로수가 뽑히거나 산사태가 나고 주택이 무너졌다. 또한 많은 비로 전국 도로 곳곳이 침수되며 교통이 마비되기도 했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카눈은 이날 오전 9시20분쯤 경남 거제 부근에 상륙했다. 강도 ‘강’을 유지하던 카눈은 상륙을 전후해 ‘중’으로 약화했지만, 시속 20㎞대의 느린 속도로 15시간에 걸쳐 우리나라를 종단하며 전국 곳곳에 상처를 냈다.

카눈이 상륙한 남해안 지역은 기차가 전복될 수도 있는 초속 34m 이상 강풍이 불면서 피해를 키웠고, 강원 영동 및 경북 동해안 일대에는 30~60㎜의 매우 강한 비가 쏟아졌다. 이 기간 대구에서 60대 남성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되고, 1명이 실종되는 등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선박이 침몰하고 차량이 전복되는 등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한 천연기념물인 소나무가 쓰러지는 등 곳곳에서 구조물이 파손되며 정전 등 혼란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피해 우려가 있는 지역의 1만 4000명이 넘는 시민이 일시 대피했고, 전국 유·초·중·고교의 47.4%가 원격수업을 진행하거나 개학을 연기하는 등 학사일정을 조정하기도 했다.

한반도 전역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면서 하늘길과 바닷길, 철길도 막혔다. 전국 14개 공항에서 355편의 항공편이 결항했고, 여객선 102개 항로 등도 항구에 발이 묶였다. 아울러 강풍 등에 대한 피해에 대비하고 위해 철도 5개 노선과 부산지역 경전철 등도 운행하지 않았다.

정부는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총력전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일 긴급 회의에서 “우리 정부의 재난대응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서 인명 피해 최소화를 위해 철저히 대응하라”고 지시하며 위험지역에 대한 철저한 통제 및 선제적 대피 등을 강조한 만큼 예상 가능한 피해를 최대한 막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국 3만3000여명의 공무원이 비상근무에 나섰다.

이상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태풍 대처를 위한 회의에서 “하천변 산책로, 해안가 저지대 도로, 지하차도 등에 대해 철저히 통제하고, 반지하주택 및 산지 주변 주택 등 위험지역 내 거주자는 즉시 대피시켜야 한다“며 ”태풍이 우리나라를 완전히 빠져나갈 때까지 비상근무태세를 유지하라“고 지시했다.

★ 3. '카눈 북상'에 교회 철탑·지붕·간판·나무 쓰러져…경기북부 피해 속출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함에 따라 경기북부지역에서도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10일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까지 간판 떨어짐, 나무 쓰러짐 등 모두 39건의 태풍 관련 신고가 접수됐다.

이날 오후 4시 12분께 포천시 일동면에서 신호등이 떨어졌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당국이 안전조치했다.

비슷한 시각 포천시 동교동 새터마을 한 컨테이너 건물에선 조립식 판넬 지붕이 강풍에 떨어졌다.

고양시 일산동구 서석동에서는 5~6m 정도 되는 나무가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양주시 장흥면 일영리에선 도로에 나무가 쓰러져 길을 막고 있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오후 1시 11분께 동두천시 상패동에선 강한 비바람에 교회 철탑이 쓰러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크레인을 동원해 안전조치했다.

현재까지 경기북부지역에서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 관계자는 "경기북부 지역도 밤부터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오니 외출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 4. 상륙후 힘 빠진 '카눈'···최악은 피했다!

1951년 이후 72년 만에 한반도를 관통하고 있는 제6호 태풍 ‘카눈’의 여파로 도로 곳곳이 통제되고 철도 운행과 항공·여객선 운항도 중단돼 전국이 마비됐다. 하지만 카눈은 내륙으로 이동하면서 세력이 점차 약해져 예상보다 피해 규모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카눈은 이날 오전 9시 20분 거제도에 상륙한 뒤 수도권을 지나 약 15시간 만에 북한으로 가기까지 시속 25㎞로 매우 느리게 한반도 전역을 관통해 전국을 긴장시켰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16개 시도에서 1만 4153명이 긴급 대피했고 도로 620곳, 둔치 주차장 284곳, 하천 주변 598곳, 해안가 198곳 등이 태풍 피해를 우려해 사전에 통제됐다.

항공·여객선 운항과 철도 운행도 줄줄이 중단되면서 전국민의 발이 묶였다. 중대본이 집계한 항공기 결항은 14개 공항의 355편이다. 여객선 102개 항로 154척과 도선 76개 항로 92척의 운항도 중단됐다. 철도는 이날 첫차부터 고속열차 161회, 일반열차 251회, 전동열차 44회의 운행이 중지됐다. 학업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대구에서는 1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되는 등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다만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상하는 과정에서 태풍의 세력이 약해진 덕분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카눈은 우리나라 내륙 쪽으로 오랫동안 느리게 이동하는 와중에 해상에서 열과 수증기를 공급받지 못해 세력을 확장하지 못했다. 산지 등 복잡한 지형에 태풍의 소용돌이가 부딪히면서 풍속도 약해졌다. 카눈은 11일 북한으로 넘어간 뒤 12일께 온대저기압으로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총력 대응에 나섰다.

이상민 중대본부장은 이날 오전 교육부·산업통상자원부·해양수산부 등 18개 관계 부처와 17개 시도 관계자가 참석한 회의에서 “태풍이 우리나라를 완전히 빠져나갈 때까지 전 기관은 비상근무 태세를 유지하고 재난 상황을 접수하면 기관장에게 직보해 기관장 중심으로 상황에 대응해달라”고 지시했다.

5. '380㎜ 극한호우' 동해안 초비상…주민 긴급대피‧하천 범람 위기

10일 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강원도 전역에 태풍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거센 폭우가 쏟아지면서 곳곳에서 비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기상청과 강원특별자치도 등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후 4시30분까지 내린 비의 양은 삼척 387㎜, 고성 383.7㎜, 강릉 342.4㎜, 속초 336.5㎜, 양양 294㎜, 동해 278㎜, 태백 196.8㎜, 홍천 153㎜, 정선 136.5㎜, 평창 134.7㎜ 등으로 집계됐다.

오후 5시 현재 강릉평지·속초평지·고성평지·양양평지 등 4개 시‧군과 강원북부산지·강원중부산지·강원중부앞바다·강원북부앞바다·강원남부앞바다·동해중부안쪽먼바다에는 태풍경보가 발효 중이다.

동해평지·태백·삼척평지·영월 등 나머지 14개 시‧군과 강원남부산지에는 태풍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이틀간 태풍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린 가운데 동해안 북부지역에는 시간당 9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고 있다.

장대비가 쏟아진 고성군은 산사태와 침수 피해 우려로 재난문자를 통해 지역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5개 읍면 130여명의 주민들이 지역 내 초등학교와 교회, 경로당 등으로 대피했다.

시간당 91㎜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속초에서는 주민 50여명이 인근 리조트와 호텔, 지인 집 등으로 대피했다.

특히 속초지역 일부 하천은 범람 위기 상태에 놓여있다. 속초시는 강현면 중복리 복골천, 현북면 광전천이 범람할 수 있다며 주민들에게 대피를 당부했다.

오후 5시 기준 도내 사전 대피 인원은 167가구 411명이다. 지역별로는 고성 134명, 삼척 58명, 속초 56명, 강릉 49명 동해 10명 등이다.

이들은 경로당이나 주민센터, 친인척집,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했다.

현재까지 도내에서 태풍 관련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으나 도로‧주택 침수 등 시설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강원도소방본부에 접수된 태풍 관련 피해신고는 367건(인명구조 3건·인명대피유도 6건)에 이른다.

도내 곳곳 도로는 현재 차량 통행이 통제된 상태다.

통제된 도로는 이날 침수피해가 발생한 삼척 국도7호선 장호터널 인근 도로를 비롯 도내 10곳이다. 또 태백선‧영동선‧중앙선‧관광열차 등 도내 주요 열차 운행이 중단됐고, 둔치주차장 11곳은 전날 밤부터 통제됐다.

이밖에 설악산 등 도내 국립공원 탐방로 61곳과 하천변 산책로 240곳 등에 대한 출입이 금지됐다.

강원도는 재난안전대책본부 운영 최고단계인 비상 3단계를 발령, 비상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재해대책본부 상황실에서는 도와 각 시‧군 공무원 2846명이 비상근무를 하고 있다. 재해대책본부장인 김진태 지사는 3단계 발령 해제시까지 태풍 대응 상황과 복구 등에 관해 총괄 지휘 관리를 한다.

한편 기상청은 11일까지 북부동해안에 최고 250㎜ 이상의 많은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예상강수량(10~11일)은 영동중북부 50~50㎜(많은 곳 북부동해안 250㎜ 이상), 영동남부 10~50㎜, 영서 50~100㎜다.

강원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은 계속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충북과 경기 동부를 지나 북한지역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11일 아침에 강원 남부부터 비가 그치기 시작해 오후에는 대부분 그치겠다”고 밝혔다.

★ 6. 경북-충북 주민들 “한달전 산사태-침수 상처 아물지도 않았는데…”

“지금 농경지에 계신 주민들은 즉시 노인회관으로 대피해 주시기 바랍니다.”

10일 오후 1시경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노인회관. 박우락 이장(62)은 마이크에 대고 여러 차례 같은 말을 반복했다. 이 마을은 지난달 중순 집중호우로 산사태 피해를 입어 실종자 2명이 발생했는데 아직도 발견되지 않았다. 박 이장은 “마을 주민 대부분이 이곳으로 대피했지만 일부 주민들이 밭을 살피러 갔을 수 있다”며 방송을 마친 후 직접 자동차를 운전하며 마을 곳곳을 살폈다.

산사태 피해를 입은 지 한 달도 안 돼 제6호 태풍 카눈을 맞은 마을에는 긴장감이 가득했다. 이날 마을 곳곳에 장대비가 내렸고 강풍이 불면서 일부 나무들이 바람에 꺾일 듯 휘어졌다. 주민들은 이미 지반이 약해진 만큼 산사태 등 추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노인회관으로 피신한 마을 주민 유경호 씨(70)는 “지난달 산사태 때문에 지금도 비가 내리는 악몽을 꾼다”며 몸서리를 쳤다. 마을 주민 윤혜식 씨(82·여)는 “산사태를 겪은 후 산에서 작은 소리만 울려도 깜짝깜짝 놀란다. 겁이 나 밤에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할 정도라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지난 달 폭우 때 사망자 15명, 실종자 2명이 발생한 예천에는 이날 오후 5시까지 165.5mm의 비가 내렸지만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다.

지난달 폭우 때 미호강이 범람하면서 지하차도가 침수돼 1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던 충북 청주시 오송급 주민들도 강풍과 비 때문에 불안한 하루를 보냈다.

청주시는 태풍이 접근한다는 소식에 지난달 범람했던 미호강 미호천교 인근에서 전날(9일)부터 이틀 동안 대대적인 임시제방 보강 작업을 진행했다. 모래주머니를 촘촘하게 쌓은 뒤 파란색 방수포를 덮었다. 그럼에도 10일 미호강 수위가 오르자 사고가 났던 궁평2지하차도 양방향을 통제했다. 지하차도 인근에서 만난 오송읍 주민은 “비슷한 사고가 반복될까봐 비가 올 때마다 불안하다. 당국이 철저히 대비하길 바란다”고 했다.

★ 7. 태풍 카눈에 방송가 직격탄.... '국민사형투표' 첫방도 영향

태풍 카눈이 한반도에 상륙한 가운데, 방송가도 직격탄을 맞는 중이다.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생방송 투데이'는 10일 특집 SBS '8뉴스' 관계로 결방된다. 또한 이날 첫방송돼 1회와 2회가 연이어 방송될 예정이던 새 목요드라마 '국민사형투표'는 1회만 방송할 예정. SBS는 "오늘(10일) 오후 9시 첫 방송예정이던 '국민사형투표' 1회가 태풍 카눈 특보 편성으로 인해 밤 10시 10분에 방송된다"며 "연속 방송 예정이던 2회는 17일 오후 9시 방송된다. 시청자 여러분의 양해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MBC 일일드라마 '하늘의 인연'도 MBC 뉴스특보로 인해 결방할 예정이다. MBC 측은 "태풍 카눈 한반도 상륙 뉴스특보로 결방한다"며 "이날 7시 5분에는 특집 MBC '뉴스데스크'가 방송된다"고 말했다.

KBS는 KBS 1TV를 통해 태풍 카눈에 대비하는 뉴스특보를 계속해서 내보내는 중이다. 이에따라 오후 7시 40분 방송될 예정이던 '한국인의 밥상'과 오후 8시 30분 방송되는 일일드라마 '금이야 옥이야'가 결방된다.

★ 8. 태풍 카눈 한반도 직격탄..'국민사형투표', '홈즈' 줄줄이 결방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 전체를 관통하며 북상함에 따라 지상파 3사도 뉴스특보로 전환하고 주요 드라마 예능 등 방송 프로그램을 결방 또는 편성 변경했다.

카눈은 지난 10일 오전 9시 20분 경남 거제에 상륙한 이후 진행 방향을 북북서로 틀면서 느린 속도로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 등에 따르면 카눈은 이날 오후 6시 청주를 지나 오후 9시 서울 동남동쪽 부근으로 접근하고 서서히 북한 대륙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먼저 KBS는 11일 1TV를 통해 태풍 카눈 대비 뉴스특보를 방송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인의 밥상'과 일일드라마 '금이야 옥이야'는 결방된다.

MBC도 뉴스특보 체제로 전환, 드라마 '하늘의 인연'과 예능 '구해줘 홈즈'의 결방을 공지했다.

SBS 역시 '8시 뉴스'를 특집 체제로 전환하고 이날 첫 방송될 예정이었던 새 목요드라마 '국민사형투표'의 2회 방송을 취소하고 1회만 오후 10시 10분에 내보내기로 결정했다. 2회는 오는 17일 방송된다.

★ 9. "피해자 극심한 고통" 뱃사공, 생활고·공탁금·탄원서 안 통했다

래퍼 뱃사공(본명 김진우)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면치 못했다. 재판부는 그가 제출한 100여장의 탄원서와 생활고 어필, 공탁금 수천만원으로도 피해자의 피해 회복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부(부장판사 우인성)는 10일 오후 뱃사공의 성폭력범죄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반포) 혐의에 대한 항소심 선고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부는 "피해자가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 1심 양형이 적절하고 1심 이후 양형 변동에 대한 단서가 없다"고 판단하며 뱃사공 측과 검사 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뱃사공은 지난 2018년 교제 중이던 피해자 A씨의 신체를 몰래 촬영하고, 그 사진을 단톡방에 퍼트린 혐의를 받는다. 이와 관련, 앞서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김유미 판사)은 4월 12일 열린 1심 재판에서 뱃사공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아동청소년 기관 등과 장애인 복지 시설에 각 3년 간 취업 제한 등을 명령했다.

검찰은 결심 공판 당시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하고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제한 3년, 신상정보 공개·고지 명령 2년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후 양측은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가 뱃사공 측의 항소를 기각함에 따라 뱃사공은 원심 그대로 징역 1년에 처하게 됐다.

그동안 뱃사공은 수차례 공탁금을 공탁했다. 그가 여러 차례에 걸쳐 낸 공탁금은 총 2300만 원에 이르며, 피해자는 이 공탁금을 거절했다. 항소심 선고에서도 피해자는 공탁금 수령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했고, 뱃사공이 공탁금을 회수하는 것에 동의하는 동의서를 자필 작성했다.

죗값을 달게 받겠다고 했던 뱃사공이지만 그의 선처 호소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재판부에 반성문과 탄원서 100장 이상을 제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부정 여론을 면치 못한 것.

뿐만 아니라 생활고를 어필하며 선처를 호소하기도 했다. 1심 결심공판에서 뱃사공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시골에서 올라와 힙합 음악을 하며 고생했다. 이제 조금씩 이름을 알린 래퍼로 음원, 음반 수익도 거의 없어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법정에서 정신질환, 생활고 등이 인정돼 감형을 받은 사례가 적지 않은 만큼 뱃사공 역시 생활고를 마치 만능 방패 삼아 형량을 줄이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명백한 범죄 행위에 형량을 줄이려는 목적으로 생활고를 내세우는 것에 대해 대중의 반응은 차가웠다. 자신의 잘못으로 자초한 생활고를 가여이 여겨야 하는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결국 뱃사공은 지난 수개월 간 생활고 어필, 100장 이상의 탄원서, 2300만 원의 공탁금으로 죗값을 면해보려 한 셈이다. 그러나 이 중 그 무엇으로도 피해자의 고통과 피해를 복구시키지 못했고, 바로 이것이 '몰카 혐의' 뱃사공의 결말이다.

★ 10. 경남 전역 태풍 경보 오후 6시 해제…인명피해 '제로'

경남은 제6호 태풍 '카눈'이 관통하면서 도로 및 주택 침수, 산사태, 정전 등 피해가 잇따랐으나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남 전역에 내려졌던 태풍 특보는 10일 오후 6시부로 모두 해제됐다.

경남도가 오후 6시 기준으로 집계한 공공시설 피해 현황을 보면, 사면유실은 2건으로 창원·함앙 각 1건이다. 하천 호안유실은 3건으로 창원 2건·밀양 1건이다.

농작물 피해도 속출했다.

고성, 함안 등 9개 시·군 농경지 164.1㏊가 물에 잠겼고, 벼와 옥수수 10.2㏊ 쓰러짐 피해가 발생했다.

또, 밀양·창원·거창 과수원 170.9㏊ 면적의 사과, 배, 대추 낙과 피해가 집계됐다.

거제·거창 시설하우스 2개동 반파 피해도 발생했다.

경남·창원 소방본부는 오후 6시까지 387건(경남 224, 창원 163)에 대한 안전조치를 취했다.

도로장애 150건, 배수 지원 58건, 주택 65건, 토사 및 낙석 21건, 간판 2건, 기타 91건이다.

거제, 김해, 양산 등에서 3082가구 정전 피해가 발생했으나 모두 복구 완료한 상태다.

마창대교, 거가대교, 창원~부산간 민자도로 등 도내 거의 대부분 도로 통제도 해제됐다.

이날 오전 출근 시간에 산사태가 발생해 쌍방향 통제됐던 창원 내서읍 국도5호선 쌀재터널 구간 도로도 오후 7시부터 통행이 재개됐다.

한편, 9일부터 10일 오후 6시까지 도내 평균 강우량은 193.0㎜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양산 298.2㎜, 거제 256.4㎜, 창원 252.9㎜, 함안 231.5㎜, 고성 227.5㎜, 사천 224.0㎜, 산청 211.7㎜, 남해 201.9㎜ 순이다.

★ 11. 6호 태풍 '카눈' 여파, 4경기 우천 취소...고척 키움-롯데전만 정상 개시

6호 태풍 ‘카눈’ 여파로 잠실, 수원, 인천, 광주 경기가 우천 취소됐다. 이에 따라 돔구장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키움-롯데전만 정상적으로 개최된다.

10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시즌 11번째 맞대결이 우천 취소됐다. 

잠실구장은 태풍 카눈 여파로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 이에 경기 개시 3시간 전을 앞두고 일찌감치 취소가 결정됐다. 잠실구장이 위치한 서울 송파구 잠실동은 11일 낮까지 비 예보가 내려져 있다. 두 팀은 나란히 1승씩을 거둔 채 다음 맞대결을 기약하게 됐다.

두산은 이날 5선발 김동주, 삼성은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이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다.

잠실과 더불어 수원(KT-한화), 인천(SSG-NC), 광주(LG-KIA) 경기도 태풍 영향으로 인해 함께 취소됐다. 이날 취소된 4경기는 추후 재편성된다.

한편 9연패의 늪에서 벗어난 키움은 정찬헌을 선발 투수로 내세운다. 올 시즌 12경기(65⅓이닝) 2승 6패 평균자책점 3.99를 기록중인 정찬헌은 지난 등판에서 NC를 상대로 6이닝 7피안타 1볼넷 2탈삼진 3실점 패전을 기록했다. 롯데를 상대로는 1경기 등판해 4⅔이닝 6피안타 1볼넷 1사구 4탈삼진 5실점으로 부진했다. 

롯데 선발 투수는 한현희다. 한현희는 올 시즌 27경기(75⅔이닝) 4승 9패 평균자책점 5.47을 기록중이다. 지난 등판에서는 SSG를 상대로 4이닝 7피안타 2볼넷 2탈삼진 3실점으로 고전했다. 키움을 상대로는 3경기(7이닝) 등판해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키움(42승 3무 58패)은 리그 9위, 롯데(44승 50패)는 7위를 달리고 있다. 키움은 최근 1승, 롯데는 1패를 기록했다. 상대전적은 롯데가 6승 4패로 앞선다.

★ 12. 한반도 할퀸 '카눈' 12시간 만에…전국서 인명·시설·농작물 피해 속출

10일 오전 9시를 전후해 경남 남해안에 상륙한 제6호 태풍 '카눈'이 불과 12시간도 채 안 돼 전국을 할퀴었다.

대구에선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고, 강풍을 동반한 폭우로 인해 전국에서 시설 및 농장물 피해가 잇따랐다. 1만4000여명이 태풍을 피해 일시대피했고, 하늘길·뱃길·철길은 이틀째 차질이 이어졌다.

10일 오후 8시 기준 영향권을 제주와 남부지역에서는 서서히 안정을 되찾는 반면 태풍의 중심이 지나는 충청과 강원, 수도권에서는 점차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

◇대구서 1명 사망·1명 실종…고립·구조·대피 잇따라

이날 낮 12시33분쯤 대구 군위군 효령면 불로리 하천에서 A씨(67)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어 오후 1시45분쯤 대구 달성군 가창면 상원리에서 전동휠체어를 타고 있던 B씨가 도랑에 빠져 실종돼 당국에 수색에 나선 상태다. 중앙대책안본부는 다만 이들을 수난사고로 보고 카눈에 의한 공식 인명피해에 포함하지는 않았다.

침수 등에 의해 고립 상황을 맞거나 대피한 이들도 속출했다. 경북에서는 침수 등으로 모두 16명이 고립됐다가 무사히 구조됐다. 경주와 경산에서도 지하차도 침수로 고립된 운전자 2명이 구조됐으며, 청덕군에선 축사 인근에 있던 주민 1명이 범람한 물에 고립됐다. 영덕군 축산면에서도 주민 1명이 하천 범람으로 고립됐다가 구출됐다.

강릉시에서는 이날 낮 12시13분께 강동면 정동리 정동진천이 범람해 인근 주민 수십 명이 썬크루즈호텔 연회장으로 대피했다. 비슷한 시간 인근 군선강도 수위가 상승해 범람 우려가 커지자 강릉시는 주민들을 강동종합복지회관으로 대피하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장대비가 쏟아진 고성군도 재난문자를 통해 지역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속초시는 강현면 중복리 복골천, 현북면 광전천이 범람할 수 있다며 주민들에게 대피를 당부했다. 이날 전국 16개 시도, 108개 시군구에서 1만487세대 1만4153명이 대풍을 피해 일시대피했다.

◇공공·사유 시설 침수·파손에 농작물 피해 속출

도로 등 공공시설은 물론 주택침수에 농작물 피해도 속출했다. 중앙대책안전본부에 따르면 대구, 부산, 경북, 경남, 충남 등에서 51건의 도로 침수·유실이 발생했다. 토사유출 3건(대구), 저수지 제방 일부 유실 1건(경북), 교량 침하 1건(충북 영동) 등도 잇따랐다. 주택과 상가 침수 및 파손, 토사유출 등 사유시설 피해는 74건으로 집계됐다.

농작물 피해도 컸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전국 1019ha 면적의 농작물이가 침수·조풍·낙과 등의 피해를 입고, 20ha의 농경지가 유실됐다. 지역별로는 경남 475.1ha, 전남 208ha, 대구 146ha, 제주 140ha, 경북 50ha, 강원 20ha(유실) 등으로 집계됐다. 또 비로 인해 닭 150마리가 폐사하고, 비닐하우스 0.7ha가 파손됐다. 전국 4만358세대는 한때 정전 상황을 맞기도 했다.

카눈 영향권에 접어든 서울과 경기, 강원에서는 현재 나무 쓰러짐, 토사 유출 등의 피해가 속속 접수되고 있다. 서울시는 태풍 '카눈' 북상에 시가 상황근무를 시작한 지난 9일 오후 9시 이후 총 7건의 안전조치 취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이날 하루 태풍 관련 피해 신고가 접수된 현장에 출동해 배수지원 등 164건에 대한 안전조치를 마쳤다. 강원도소방본부에 접수된 태풍 관련 누적 피해신고는 367건(인명구조 3건·인명대피유도 6건)으로 집계됐다.

◇하늘길·뱃길·철길 이틀째 차질…하천변·해안가 등도 통제

카눈의 영향으로 부산과 경남, 경북 등 전국 도로 620개소가 통제 중이다. 울산고속도로 울산선 양방향은 전면 통제됐다가 이날 오후 12시50분 통행이 재개됐다.

이밖에 부산과 울산·경북 등 둔치주차장 284개소, 제주·경북 등 하천변 598개소, 제주·부산·울산 등 해안가 198개소, 지리산·한라산·설악산 등 21개 국립공원 611개 탐방로 등이 통제 중이다. 전국 숲길 107개 전구간의 통행도 막혔고, 광릉과 백두대간, 세종 등 국립수목원도 임시휴원했다. 휴양림 예약 취소는 45건으로 81%에 해당한다.

오후 8시 기준 인천과 제주, 김포, 김해 청주 등 전국 14개 공항에서는 489편이 결항됐다. 여객선은 102개 항로 154척의 뱃길이 끊겼다. 도선 76개 항로 92척도 중단된 상태다.

철도의 경우 호우 피해 복구 중인 충북·정선·영동 3개 노선의 운행이 중지됐다. 태풍 피해 예방을 위해 일반선 5개 노선 및 부산지역 경전철 등의 운행도 멈췄다.

◇카눈 영향권 벗어난 남부 안정세…수도권·충청·강원 '비바람 강타'

카눈을 견뎌낸 제주와 남부지방 대부분은 비가 비바람이 소강 상태에 접어들며 안정을 되찾고 있다.

카눈은 이날 오후 6시 기준 충주 북북동쪽 약 10㎞ 부근 육상에서 시속 20㎞로 북서진 중이다. 이에 영향권에 속한 지자체들은 비상근무 태세를 유지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카눈은 오후 9시쯤 서울 동쪽 약 50㎞ 부근까지 진출하겠고, 11일 오전 0시에는 서울 북쪽 약 50㎞ 부근인 파주 적성면 쪽까지 이동할 전망이다. 이어 11일 새벽 북한쪽으로 진출할 전망이다.

이날 오후 3시쯤 강도 '중'에서 등급이 부여되지 않은 일반 태풍이 된 카눈은 현재 수도권에 시간당 10~30㎜의 비를 뿌리고 있다.

태풍이 북한으로 빠져나간 뒤에도 충북과 전북에는 11일 오전 0~6시까지, 충남권에는 오전 6~9시까지, 서울과 경기(경기 북서부 제외) 강원 지역에는 낮 12시~오후 6시까지, 인천에는 오후 6~9시까지 비가 내리겠다. 경기 북서부는 12일 오전 0~6시까지 비가 계속 내릴 수 있다.

10일 밤부터 12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 30~80㎜(많은 곳 120㎜ 이상), 강원 영동 중·북부 50~150㎜(많은 곳 북부 동해안 250㎜ 이상), 강원 영동 남부 10~50㎜, 강원 영서 50~100㎜, 세종과 충남 북부, 충북 중·북부 20~80㎜, 대전과 충남 남부, 충북 남부 10~50㎜, 전북 5~40㎜, 전남 북동부 5~10㎜, 경북 북부 내륙과 울릉도·독도 20~60㎜, 경북 북부 동해안 5~30㎜, 대구와 경북 남부에 5㎜ 내외다.

강한 바람도 이어진다. 강원 영동에는 아침까지 최대순간풍속 70~125㎞/h, 중부지방(강원 영동 제외)과 전북 북부, 경북권에는 55~90㎞/h의 강풍이 불겠다.

제6호 태풍 카눈이 10일 한반도를 관통하면서 1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습니다. 경남지역을 중심으로 300㎜ 안팎의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도로 유실, 침수 등 피해도 속출했습니다. 카눈 영향으로 제주공항 항공편 운항이 이틀째 차질을 빚었고, 여객선 운항도 전면 통제됐습니다. 또 고속열차(KTX)와 일반열차가 멈춰 섰습니다. 개학한 학교의 절반에 가까운 유치원, 초·중·고교 1579개교는 학사 운영 일정을 조정했습니다.

대구에서는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으로 1명이 사망했고, 실종신고도 1건 접수됐습니다.

대구시와 대구시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자정부터 오후 3시 현재까지 대구는 평균 200㎜, 달서구는 296㎜의 강수량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낙동강홍수통제소는 이날 오후 2시를 기해 낙동강 유역인 군위군 무성리 지점에 홍수경보를 발령했습니다. 이날 오후 1시 10분쯤 대구 군위군 효령면 남천 병천교에서는 67세 남성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이 남성은 대구 시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습니다. 오후 1시 45분쯤 달성군 가창면 상원리에서는 "전동휠체어를 타고 가던 사람이 도랑에 빠졌다"라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당국은 인력을 투입해 실종자를 수색 중입니다.

경남지역에서는 이날 오후 1시 기준 355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경남도는 이번 태풍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 면적이 37.2㏊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이 중 36.2㏊는 폭우로 인한 침수였고, 나머지 1㏊는 남해에서 강풍에 벼가 쓰러진 도복 피해입니다.

경남경찰청 2기동대 박준희 경위(34)와 홍준성 경장(31)은 오전 9시 3분쯤 창원시 성산구 대암고 삼거리에서 차량을 통제하던 중 60대 여성 A씨가 도로에 쏟아진 물길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것을 구조했습니다.

앞서 오전 6시 19분쯤 경남 거제시 능포동 한 아파트에는 벽돌이 떨어져 주차돼 있던 차량 다수가 파손됐습니다. 또 오전 6시 12분쯤 함안군 칠원읍에서는 한 시골 폐가가 무너졌습니다. 오전 8시 3분쯤에는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광려천 인근에서 70대로 추정되는 노인이 갑자기 불어난 물에 고립됐다가 30여분 만에 구조됐습니다. 오전 9시쯤에는 창원시 국도 5호선 쌀재터널에서 내서읍 방향 3㎞ 지점에 산사태가 발생해 도로 양방향이 모두 통제됐습니다.

한때 시간당 60㎜가 넘는 비가 내린 경남 창원시에는 침수와 역류 등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이날 오전 7시 21분쯤 창원시 진해구 마천동에서는 하천가에 차량이 밀려 떠내려갔습니다.

부산 해안가에는 상점들의 유리창이 파손되거나 건물의 외벽이 떨어지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로 큰 피해를 봤던 부산 서구 송도 해수욕장 곳곳에는 이날 낮 태풍이 지나간 뒤 상흔이 곳곳에서 관찰됐습니다.

송도해수욕장의 명물인 '송도 해상케이블카' 건물에는 외장 마감재 일부가 강한 바람에 뜯겨 나갔습니다. 해안가 한 건물에는 유리창이 여러 장 깨지기도 했습니다. 또 해운대구 마린시티와 수영구 남천 삼익비치아파트 등 일부 도로에는 월파로 인한 침수가 발생했습니다. 이번 태풍으로 부산에는 239건의 각종 피해 신고가 소방본부에 접수되기도 했습니다.

경북에서는 많은 비로 5명이 한때 고립됐다 구조되고 도로가 침수와 사면 유실 등의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경북소방은 도로 침수 및 유실, 가로수 전도, 주택 침수, 간판 탈락 등 90여건에 대해 안전조치를 했습니다.

이와 함께 이날 오전 6시쯤 구미시 선산읍 독동리에서는 400년 된 천연기념물 반송(천연기념물 357호) 일부가 쓰러져 소방대원들이 안전 조치했습니다. 현장을 확인한 관계자들은 가지 4개 규모를 잘라냈습니다. 1988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독동리 반송은 높이가 13.1m, 밑줄기 둘레는 4.05m입니다. 또 속리산 정이품송(천연기념물 103호)의 가지 2개가 부러졌습니다. 이날 보은군에 따르면 오후 1시 30분쯤 정이품송의 북쪽(법주사쪽) 방향 가지 2개가 부러져 밑으로 축 늘어져 있는 것을 순찰하던 공무원들이 발견했습니다. 수령 600여 년으로 추정되는 정이품송은 2007년과 2010년, 2021년 태풍이나 돌풍 등에 크고 작은 가지가 연속으로 부러지는 피해를 봤습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한반도를 관통한 제6호 태풍 '카눈' 대응에 집중했습니다. 대통령실은 카눈이 북한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11일 오전까지 비상근무 체제를 유지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중대본의 대비상황을 보고받고 "정부의 재난 대응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서 인명피해 최소화를 위해 철저히 대응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중대본에 따르면 태풍 '카눈'은 오전 9시 20분 경남 거제 부근에 상륙 후 시속 20~30km의 느린 속도로 북상하며 많은 비를 뿌리며 피해를 키웠습니다. 정부는 오전 기준 12개 시·도에서 83개 시·군·구, 7797가구 1만 641명을 일시대피시키는 등 인명피해 최소화를 위해 선제적 통제했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새만금 잼버리 비상대책반 회의를 주재하고 "각 지자체에서는 위험지역에서 대피하지 못한 주민들은 없는지 다시 한번 살펴서 반드시 대피토록 해 주시기 바란다"라며 "필요하면 재난안전법에 따른 대피 명령과 강제 대피 조치 발동도 검토해주기를 바란다"라고 지시했습니다.

★ 1. 경북 포항시는 최근 전국적 폭우로 많은 인명피해·재산피해가 나는 바람에 '2023 제7회 영일대 샌드 페스티벌'을 축소 개최한다고 오늘(18일) 밝혔습니다.

포항시는 애초 22일과 23일 영일대해수욕장에서 모래 조각 작품 전시와 다양한 체험행사를 함께 여는 영일대 샌드 페스티벌을 개최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폭우로 큰 피해가 발생함에 따라 개막식과 도전 골든벨, 물총 대첩을 진행하지 않고 체험 부스와 어린이 모래 놀이터, 모래 조각 경연대회만 계획대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모래 작품 전시는 22일부터 8월 7일까지 이어집니다.

시는 21일과 22일 송도해수욕장 일원에서 열려던 '제1회 송도 바랗 페스타'는 8월 중으로 연기했습니다. 이 축제는 바다의 옛말 '바랗'에서 따왔습니다.

유호성 포항시 해양항만과장은 "수해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 아픔을 함께하는 마음으로 행사를 축소하게 됐다"라고 설명했습니다.

★ 2. 경북 지역에 집중호우로 TV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장병근 씨가 실종됐다가 끝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오늘(18일) 경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35분쯤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에서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 출연했던 60대 장병근 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앞서 지난 15일 오전 5시 16분쯤 집중호우로 인해 발생한 산사태가 장 씨의 집을 덮쳤고, 주택은 흙더미에 매몰돼 통째로 쓸려갔습니다.

그의 아내는 지난 16일 오후 3시 45분쯤 집터로부터 20m 떨어진 지점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날 장 씨는 집터로부터 10m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날 오후 5시 30분 기준 경북 지역 사망자는 모두 22명(예천 12명, 영주 4명, 봉화 4명, 문경 2명)이며, 실종자는 5명입니다.

지난 9일부터 열흘째 이어진 집중호우와 산사태로 인한 시설 피해 규모가 계속 늘어 1500건에 육박합니다. 여의도 면적의 약 94배에 달하는 농작물·농경지도 물에 잠겼습니다. 밤낮 없이 응급복구에 나서고 있지만 연일 퍼붓는 비에 복구는 더디기만 합니다.

정부는 호우 피해가 큰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우선 선포하기 위한 예비조사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당장 지원이 시급한 충북·전남·경북 등 11 시·도에 106억 5000원의 재난안전특별교부세를 지원했습니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8일 오전 6시 기준 잠정 집계된 인명피해는 사망 41명, 실종 9명, 부상 35명입니다. 전날 집계치보다 더 늘진 않았습니다. 다만 알려지지 않은 실종자를 찾는 수색 작업이 계속 이뤄지고 있어 사망자와 실종자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로 1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습니다. 침수 차량은 17대입니다. 현재 외부 하천변 등 인근 추가 수색과 함께 토사 제거, 사고 원인 분석 등을 진행하고 있어 재개통까지는 수 일이 소요될 전망입니다.

지역별 사망자 수는 경북 19명, 충북 17명, 충남 4명, 세종 1명입니다. 실종자는 경북 8명, 부산 1명입니다. 부상자 중에서는 경북 17명, 충북 14명, 충남 2명, 전남·경기 각 1명입니다.

호우가 아닌 '안전사고'로 분류돼 중대본의 인명피해 집계에 빠진 인명피해는 사망 4명, 실종 1명입니다.

소방 당국은 중대본이 가동된 지난 9일부터 현재까지 218건 559명의 인명을 구조했습니다. 도로 장애물 제거와 간판 철거 등 4390건을 안전 조치하고 1246개소 7278t의 급·배수도 지원했습니다.

호우로 집을 떠나 안전한 곳으로 대피한 인원은 제주를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 123개 시군구 8005세대 1만 2709명입니다. 직전 집계치보다 3개 시군구 1473세대 1733명이 더 늘어났습니다. 이 중 3771세대 5672명이 여태 귀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들 중 특별재난지역 선포 시 정부의 직·간접적 지원을 받게 될 이재민의 분류는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지역별 대피 인원은 경북 3245명, 충남 3055명, 충북 2616명, 전남 1174명, 전북 1053명, 경남 846명, 부산 199명, 세종 129명, 강원 120명, 서울 117명, 경기 96명, 대전 34명, 광주 14명, 인천 8명, 울산 2명, 대구 1명입니다.

시설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파악된 시설 피해는 1486건입니다. 공공시설 912건, 사유시설 574건이다. 직전 집계치인 1193건(공공시설 740건·사유시설 453건)보다 293건 증가했습니다.

지역별 공공시설 피해는 충남이 전체의 절반에 해당하는 463건(50.8%)으로 가장 많습니다. 충북 170건, 경북 150건, 전북 46건, 경기 19건, 대전 18건, 경남 15건, 세종 11건, 부산 9건, 전남 6건, 서울·대구 각 2건, 강원 1건 등입니다.

사유시설 피해는 전북 161건, 충남 158건, 경북 125건, 경기 43건, 충북 29건, 부산 17건, 전남 11건, 인천 8건, 세종 6건, 대전·강원 각 5건, 경남 3건, 서울·대구·광주 각 1건입니다.

정전 피해 건수는 총 68건입니다. 2만 8607호에 대한 전력 공급이 끊긴 후 2만8494호에 대한 복구가 완료돼 복구율 99.6%를 보입니다. 아직 복구되지 않은 113호 중 경북 예천 100호, 충북 충주 13호입니다.

농작물 2만 6933.5ha과 농경지 180.6ha 침수 또는 유실·매몰 피해를 봤습니다. 이는 여의도 면적(290ha)의 약 93.5배에 달합니다. 가축은 57만 9000마리가 폐사했습니다.

문화재 피해는 40건으로 모두 응급복구를 끝내고 긴급보수사업 예산을 신청 접수 중에 있습니다. 국보 1건, 보물 2건, 사적 19건, 천연기념물 6건, 명승 5건, 국가민속문화재 5건, 국가등록문화재 2건입니다.

오는 19일까지 전국 곳곳 많은 비가 예보돼 걱정스럽습니다.

현재 경기 남부와 강원 중·남부 내륙·산지, 충청권, 남부 지방, 제주도에 호우특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전남 남해안과 제주도에는 시간당 10~30㎜의 강한 비, 그 밖의 전국에는 시간당 5㎜ 내외의 비가 내리거나 소강 상태를 보입니다. 19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충청권과 남부 지방, 제주도는 100~200㎜(많은 곳 250㎜ 이상), 경기 남부와 강원 중·남부, 울릉도·독도는 30~100㎜, 서울과 인천, 경기 북부, 강원 북부는 5~60㎜입니다.

현재 도로 187개소, 하천변 797개소, 둔치주차장 254개소, 숲길 100개 구간이 각각 통제된 상태입니다. 19개 국립공원 489개 탐방로도 통제됐습니다.

중대본 관계자는 "기상 상황을 지속 모니터링하고 피해 지역에 대한 신속한 응급복구 및 추가 강우에 대비한 2차 피해 방지 조치를 철저히 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호우 피해가 큰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우선 선포하기 위한 실무검토 중입니다.

특별재난지역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자연·사회재난 발생 지역에서 지자체의 행정·재정 능력만으로 수습이 곤란해 국가적 차원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인정될 때 대통령 재가를 받아 선포됩니다.

자연재난 특별재난지역 선포 제도는 지난 2002년에 처음 도입됐습니다. 선포 기준은 시·군·구의 경우 국고지원기준 피해액의 2.5배인 45억~105억원 이상, 읍·면·동은 4억5000만~10억5000만원 이상입니다. 피해액이 선포 기준을 크게 초과할 것으로 예상될 때 예비조사를 거쳐 우선 선포도 가능합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피해 복구비 중 지방비 부담분의 50~80%를 국고로 지원받게 됩니다. 지자체의 재정 부담을 덜게 돼 피해시설 복구와 주민 생활안정 지원이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습니다.

사망·실종한 사람의 유족과 부상자에 대한 금전 지원이 이뤄집니다. 이재민의 생계안정 차원의 재난지원금 지급과 함께 행정·재정·금융·의료상 간접 지원도 제공됩니다.

올 여름부터는 풍수해로 주택이 파손·소실된 경우 피해 면적에 따라 최소 2000만원에서 최대 3600만원까지 상향해 차등 지원합니다. 기존에는 주택이 전파됐을 때 일률적으로 1600만원을 지원해왔습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오늘(18일) 새벽 6시 기준 폭우 사망·실종자가 50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직전 집계인 어젯밤 11시 기준과 동일한 수치입니다.

어젯밤 추가로 수습된 충북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 사망자 시신 1구를 포함해 사망자는 모두 41명입니다. 마지막 실종자의 시신을 찾으면서 지하차도 내부 수색 작업은 종료됐고 이후 지하차도는 인근 추가수색과 사고원인 분석, 토사 제거 등을 진행한 후 재개통될 예정입니다.

경북 예천에서 실종된 8명에 대해서는 아직 수색 작업이 진행 중이고, 이밖에 부산에서 실종된 1명을 포함해 실종자 인원은 전국 총 9명입니다. 50명에 이르는 사망·실종자 수는 지난 2011년 78명 이후 12년 만에 가장 많습니다.

사망자를 지역별로 보면 경북 19명, 충북 17명, 충남 4명, 세종 1명이며 실종자는 경북 8명, 부산 1명입니다. 이번 호우로 일시대피한 사람은 전국 16개 시도 123개 시군구에서 8천 5가구 1만 2천 709명에 이릅니다. 이들 가운데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않은 사람은 3천 771가구 5천 672명입니다.

충남·충북·경북· 전북을 중심으로 공공시설 912건, 사유시설 574건의 피해가 집계됐습니다. 도로 사면유실·붕괴는 157건이며 도로파손·유실은 60건입니다. 주택침수 274채, 주택파손 46채 등의 피해도 있었습니다. 농작물 피해 규모는 2만 6천933.5㏊로 축구장 약 3만 8천 개를 합친 넓이입니다. 가축은 닭 53만 3천 마리 등 총 57만 9천 마리가 폐사했습니다.

KTX는 경부, 호남, 전라, 경북, 강릉선 등 모두 5개 노선은 운행 중이지만 중앙과 중부내륙선은 중단됐습니다. 일반열차는 대구, 동해선 2개가 운행 중이고 11개 노선(경부·전라·경전선 등)은 중단됐습니다.

"흘러내려오는 흙탕물을 보니 마음이 더욱 안타깝습니다. 날씨와 상관없이 빠른 시일 내에 실종자를 찾아드리고 싶은게 우리 부대원 모두의 마음입니다."

오늘(17일) 오후 2시, 32도를 웃도는 푹푹 찌는 날씨에 경북 예천군 은풍면 오류리 솔경지(솔개이) 강변에서는 경북경찰청 제4기동대 소속 20여명이 실종된 주민 3명을 찾는 수색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수색작업 3일째를 맞아 부대원들과 함께 탐침봉으로 강변 풀섭을 수색하던 우필윤 팀장(경감)은 "예천은 개인적으로 외가와 친가가 있고, 바로 인근에 할아버지가 계시지만 수색작업에 열중하다 보니 아직 찾아뵙지 못했다.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해 너무 안타깝다"라면서 얼굴을 뒤덮은 땀을 닦았습니다.

얼굴이 땀범벅이 된 부대원들도 무더위에 연신 흐르는 땀을 닦아내며 탐침봉으로 강변 풀섭과 진흙더미를 수색했습니다.

솔경지 강변을 가로지르는 다리의 기둥과 난간에는 상류에서 떠내려온 수목과 쓰레기들이 산더미를 이뤄 쌓여 있고, 바닦에 누워버린 전신주에는 거미줄처럼 늘어진 전선과 통신선들이 어지럽게 나뒹굴고 있었습니다.

수마가 할퀴고 간 강변의 논은 깊게 패여 자갈이 드러나고, 조금씩 남아 있는 벼는 대부분 진흙더미에 묻혔습니다.

포항에 있는 경북경찰청 제4기동대 소속 70여 명은 지난 15일 서울로 향하다가 폭우 소식을 듣고 즉시 예천에 투입됐습니다.

매일 아침이면 포항부대를 출발해 예천에서 수색작업 후 도시락으로 점심을 때우고, 하루 임무를 마치면 저녘에 복귀하고 있지만 부대원들은 하루라도 빨리 실종자들을 찾아드리고 싶다는 생각에 피곤함을 느낄 여유가 없습니다.

예천에서는 이번 집중호우호 9명이 사망하고, 8명이 실종됐습니다.

은풍면은 사망 1명, 실종 4명, 강 상류 효자면에서는 사망 4명, 실종 1명의 인명피해가 났습니다.

수색당국은 효자면에서 은풍면으로 이어지는 강변 어딘가에 실종자들이 흙더미에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수색 중인 경찰들 사이에는 한 손에 수맥탐사봉(L로드)을 든 명리학자 이모(60) 씨가 거센 물살에 떠밀려 흙속에 반쯤 묻힌 강변 갈대숲 이곳 저곳을 살펴보고 있었습니다.

성남에서 명당자리를 찾는 풍수일을 하고 있다는 이씨는 고향에 내려왔다가 수해 현장을 보고,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 위해 강변에서 나름대로 수색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원래 전공은 양자뇌파물리학입니다. 그걸로 보면 모든 에너지가 감지됩니다. 하루빨리 실종자를 찾아서 원혼을 달래주고 싶습니다"라며 실종자가 묻힌 곳으로 추정되는 3곳을 지목했습니다.

경찰들은 이씨가 특정해준 강변 일대를 탐침봉으로 1차 수색했지만 별다른 소득은 없었습니다.

수색에 적극 참여하고 있던 주민 태완엽(56) 씨는 "참혹하고 많이 안타깝다. 다 이웃이고, 아는 분들인데 사고를 당해 마음이 아프다"라며 "내일 장비를 가져와 (이씨가 특정한) 강변 일대를 집중 수색해 보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종자를 찾는 작업이 한창인 은풍면 일원에는 오후 3시쯤 세찬 장대비가 다시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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