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 중인 이동희 A&T 사장 연임 결정, 미술제작본부장이 사장 직무대행
언론노조 SBS A&T지부장 "사장 바꿔야하는 상황에 보은인사 발령" 비판
언론노조 SBS본부 "비상경영 희생 감수하는데 이 사장만 무노동 유임금"
개인 사정으로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고 알려진 이동희 SBS A&T 사장의 연임이 결정됐습니다. 이에 사내에선 '무노동 유임금'이자 보은성 인사 아니냐는 반발이 나옵니다. 그간 SBS A&T 구성원들은 이 사장의 반노동 성향을 우려해왔습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 A&T지부(이하 SBS A&T지부)는 지난 5일 SBS A&T 사측을 통해 이동희 사장의 연임 소식을 알았다고 밝혔습니다. 2022년 12월 14일 취임한 이 사장의 기존 임기는 이달 13일까지인데, 임기 만료를 앞둔 임시이사회 등에서 연임이 결정됐다고 알려졌습니다.
같은 날 사측은 김재준 SBS A&T 미술제작본부장을 사장 직무대행으로 발령했습니다. SBS A&T지부에 따르면 사측은 현재 투병 중인 이동희 사장은 사장직을 유지한 채 치료에 전념하는 시간을 갖고, 그 동안 업무는 김재준 직무대행이 전담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측이 연임한 이 사장에게 임기 2년 3개월 가운데 치료 기간에도 월급을 지급하겠다고 했다는 것입니다.
SBS A&T지부는 이 사장이 '건강상 이유'로 올해 일을 거의 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는데, 사측은 이 사장이 병원에 입원하거나 집에 있을 때에도 업무지시를 했으니 근무를 한 것이라 주장하고 있습니다. 홍종수 SBS A&T지부장은 오늘(9일) 통화에서 “투병을 이유로 회사를 거의 못 나오고 있는 상황을 알고 있었음에도 재임 기간에 발병한 병이기 때문에 도의상 뭐라고 하지 않았다”라며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회사에서 사장을 바꿔야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윤세영 SBS미디어그룹 창업회장 비서 출신인 이 사장에 대한 보은인사격 발령을 내렸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홍종수 지부장은 이동희 사장의 반노동 성향을 지적하는 한편 “조합원들은 본인 업무를 정상적으로 임할 수 없는 사람을 굳이 연임시켜가면서 그 자리에 앉혀야 하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사장은 2021년 SBS 경영본부장 시절 임명동의제를 둘러싼 노사 갈등 국면에서 '단체협약 해지권'을 들고나와 비판받았습니다. 지난해에는 사측이 일방적으로 보도영상본부를 없애고 보도영상 조직을 방송제작본부와 통합하는 조직개편을 시행해 강한 내부 반발이 나왔습니다.
노조 활동에 인사상 불이익을 언급하는 등 복수의 부당노동행위가 지적된 임원과 그에 대해 조치를 하지 않은 이 사장을 SBS A&T지부가 고소한 뒤엔, 이 사장이 “술자리에서 주고받은 말”이라며 사안을 왜곡했다는 비판도 나온 바 있습니다.
SBS A&T지부의 상급단체인 언론노조 SBS본부는 지난 6일부터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 로비에서 이동희 사장 사퇴 촉구 피켓팅을 하고 있습니다. SBS본부는 같은 날 성명에서 “SBS 비상경영체제로 SBS미디어그룹 임직원 전체가 마른 수건 쥐어짜는 희생을 감수하고 있는데 이동희만 '무노동 유임금', 날강도처럼 수억 원의 연봉을 챙기게 됐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아울러 “사측은 이동희에게 아무 일도 시키지 않고 월급을 주겠다고 하고, 이동희도 대놓고 '월급 루팡'을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라고 했습니다.
SBS본부는 또한 “SBS 창사 34주년 기념식에서 이동희는 윤석민 TY홀딩스 회장(윤세영 창업회장의 아들)의 30대 사위에게 90도로 허리 굽혀 인사하는 모습이 사내 방송에 생중계 됐다”라며 “그 후 연임설이 수면 위로 떠올랐고 최근 노조는 대주주와 사측에 재고하라는 경고까지 보냈다”라고 했습니다. 이어 “대주주 이익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은 이동희에게 대주주가 선물을 준 것”이며 “일하지 않는 이동희에게 단 돈 1원이라도 들어간다면 명백한 배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대주주를 비롯한 SBS A&T 이사진 등 이번 의사결정에 참여한 이들 대상으로 법적 수단을 비롯해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입니다.
SBS A&T 경영지원팀장은 오늘(9일) 이동희 사장의 연임 이유와 내부 비판에 대한 질문에 “(이동희 사장은) 지금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계시고, 임원의 인사와 관련해 더 이상 드릴 말씀은 없다”라고 답하는 데 그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