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가 내년 초 진라면 판매를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진출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해외 매출 비중이 낮은 점이 숙제로 꼽혔던 오뚜기가 글로벌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할지 주목됩니다.

어제(6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이달 초 무이(MUI·인도네시아 할랄 인증 기관) 인증을 획득하고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합니다. 총 11종 품목 인증을 받아 내년 초 진라면 현지 판매를 시작합니다. 오뚜기 관계자는 "베트남 공장에 라면 설비를 갖추고 이번에 할랄 인증을 받은 만큼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할랄 인구를 공략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뚜기는 최근 해외 소비자가 더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영문 표기를 OTTOGI에서 OTOKI로 변경하는 등 글로벌 시장 확대에 힘을 기울이고 있으나 아직 눈에 띄는 성적은 내고 있지 않습니다. 올해 3분기 기준 오뚜기는 해외 매출 비중이 10.3%입니다. 경쟁사인 삼양식품 78.1%, 농심 37.7%에 비해 낮은 편입니다.

올해 3분기 해외 매출은 9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미국 법인은 올해 3분기까지 630억원으로 전년 동기(813억원) 대비 22.5% 감소하는 등 고전하고 있습니다.

오뚜기의 인도네시아 진출이 글로벌 시장에 대한 해법이 될 지 주목됩니다.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 인스턴트 라면 소비 규모가 중국 다음으로 큰 국가입니다. 전 세계 인스턴트 라면 소비량의 12%가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있는 국내 기업은 농심과 삼양식품입니다.

지난 1일(현지시각) 인도네시아 정부가 한국산 라면에 대한 에틸렌옥사이드(EO) 관리강화 조치를 해제하면서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입니다. 한국산 라면은 이번 달 인도네시아 수출 선적 제품부터 시험·검사성적서 제출 없이 신속한 통관이 가능합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인구가 많고 라면 소비량도 커 라면업계에서는 성장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라며 "국내 기업들은 라면 진출 초기 단계라 향후 성장 추이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존 제품을 소비자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창조하는 '모디슈머'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식품 제조업체에서는 유행하는 요리 방식을 적용해 신제품으로 출시하는 모습입니다.

어제(6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최근 출시한 '신라면 툼바'에 이어 '마라짜파게티' 출시를 준비 중입니다.

농심은 앞서 지난 4월 성수동 팝업스토어에서 마라짜파게티를 선보인 바 있습니다.

짜파게티 출시 40주년을 맞아 운영된 팝업스토어는 당시 신제품인 '짜파게티 더 블랙'이 가장 중심에 있는 제품이었지만, 쿡존에서 변형된 레시피의 짜파게티를 내놨습니다. 방문객들은 마라짜파게티에 높은 평가를 보냈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도 짜파게티에 마라탕, 마라샹궈 등을 곁들인 모디슈머 레시피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농심이 자체적으로 다양한 레시피를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든 커뮤니티 '누들푸들'에서도 마라와 짜파게티를 활용한 레시피가 올라와 있습니다.

마라맛 라면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크게 유행했는데, MZ세대 사이에 유행이 깊게 뿌리내리면서 현재는 하나의 음식 카테고리로 완전히 자리 잡았습니다.

농심은 이미 기존 스테디셀러 제품에 소비자 레시피를 받아들인 제품의 성공 방식을 '신라면 툼바'를 통해 확인했습니다.

신라면 툼바는 신라면을 한 패밀리 레스토랑의 메뉴인 '투움바 파스타'처럼 만들어 먹는 모디슈머 트렌드를 포착하고, 이를 정식 제품화한 라면입니다.

매콤하면서 크리미한 맛의 신라면 툼바는 9월 출시된 용기면이 두달 동안 500만 개, 10월에 나온 봉지면이 600만 개 판매를 넘어서면서 1100만 개 판매고를 돌파했습니다.

농심 측 관계자는 마라짜파게티 출시와 관련해 "정확한 출시일은 아직 미정이지만, 제품은 준비 중이다"라고 전했습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와 인터넷TV(IPTV), 모바일 쇼핑의 성장으로 케이블TV와 TV홈쇼핑업계 모두 역성장의 딜레마를 겪고 있는 가운데, 양 업계간 생존을 위한 이전투구 양상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특히, 매출의 40% 이상을 TV홈쇼핑 방송 송출 수수료(이하 방송 수수료)에 의존하고 있는 케이블TV업계는 가입자 감소와 TV홈쇼핑의 수수료 인하 압박이라는 이중고에 흔들리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통신사들이 운영하는 IPTV 방송 수수료 인상 탓에 어려움에 빠진 TV홈쇼핑업계가 고육직책으로 부담을 케이블TV 쪽으로 돌리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① 홈쇼핑 방송 수수료 의존 높은 케이블TV업계, 위기 격화

어제(6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TV홈쇼핑 방송 송출을 중단한 CJ온스타일이 케이블TV 사업자들에게 방송 수수료를 60% 이상 인하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CJ온스타일은 5일 0시부터 딜라이브, 아름방송, 씨씨에스충북방송 등 3곳의 케이블TV에 홈쇼핑 방송 송출을 중단했습니다.

TV홈쇼핑업체가 방송 송출을 끊은 건 처음있는 일입니다. 특히 지난 2일 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대가검증협의체를 만들고, 방송 수수료 협상 중재에 들어간 상황에서 ‘블랙아웃(방송 송출 중단)’이 벌어졌습니다. 작년에도 롯데홈쇼핑이 딜라이브와, 현대홈쇼핑이 LG헬로비전과 수수료 문제로 갈등을 빚었지만 정부 중재로 방송 송출 중단 위기를 넘긴 바 있습니다.

TV홈쇼핑 업계는 케이블TV 가입자가 감소하면서 홈쇼핑 방송을 통한 매출 역시 줄고 있다는 이유로 방송 수수료 인하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케이블TV 가입자 수는 올해 상반기 기준 1241만명으로, 2020년(약 1337만 명)과 비교해 7.1% 줄었습니다. 한국TV홈쇼핑협회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GS샵, CJ온스타일,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NS홈쇼핑, 홈앤쇼핑, 공영쇼핑 등 7개 업체의 지난해 TV홈쇼핑 방송 매출은 2조 7200억원이었습니다. 2020년(3조 900억원)과 비교하면 11.9% 줄었습니다. 7개 업체 전체 매출액에서 TV 홈쇼핑 방송 매출의 비중은 약 49%로 인터넷⋅모바일 쇼핑을 통한 매출액보다 적었습니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소장은 “팬데믹 이후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OTT 및 모바일 쇼핑의 부상으로 케이블TV와 TV홈쇼핑 업황이 나빠지면서 생긴 갈등”이라며 “특히 한국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케이블TV 유료방송 시청료가 매우 저렴한데, TV홈쇼핑 방송 송출 수수료로 부족한 시청료를 채우는 식으로 사업 구조를 가져갔던 게 위기를 더 키우게 됐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케이블TV 방송사의 홈쇼핑 방송 수수료 매출은 7318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42.24%에 달했습니다. 본업인 방송수신료 매출(5830억원)보다도 많았습니다. 케이블TV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 자회사인 LG헬로비전이나 KT스카이라이프 자회사인 HCN 같은 경우 모회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 홈쇼핑사들의 수수료 인하 압박을 견딜 수 있지만, 재정 상황이 안 좋은 중소 사업자들은 홈쇼핑 방송 송출 수수료를 대폭 인하 해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습니다. 그러면서 “중소 사업자들이 방송 송출 수수료를 대폭 낮추면 이 가격을 근거로 다른 업체들에도 수수료 인하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② IPTV 방송 수수료 증가로 홈쇼핑⋅케이블TV 모두 위기

TV홈쇼핑 업체들도 매년 높아지는 방송 수수료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홈쇼핑 방송 매출액 대비 방송 수수료 비율이 처음으로 70%를 넘어섰습니다. 이 비율은 2020년 54.2%에서 2023년 71%까지 약 17%포인트 증가한 것입니다.

일각에선 IPTV 가입자 수 증가보다 방송 수수료가 과도하게 걷혔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가 운영하는 IPTV의 작년 홈쇼핑 방송 송출 수수료 매출은 1조 5404억원으로, 2020년(1조 1085억원) 대비 약 39%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IPTV 가입자 수는 2020년 1825만 명에서 2023년 2056만 명으로 12.6% 늘었다. 반면, 케이블TV의 방송 수수료 매출은 감소했습니다. 지난해 케이블TV의 방송 송출 수수료 매출은 7318억원으로, 2020년(7422억원) 보다 1.4%가량 줄었습니다.

안정상 중앙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는 “케이블TV 가입자가 줄고 있고, IPTV 쪽으로 가입자가 유입되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IPTV업계의 방송 수수료 협상력이 강화된 것”이라면서 “향후 통신사들이 인수한 케이블TV(LG헬로비전, HCN, 티브로드 등) 가입자들 대부분이 IPTV로 넘어가게 되면, 케이블TV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라고 했습니다. 그는 “TV홈쇼핑과 케이블TV업계 모두 사면초가 위기에 처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SBS미디어넷 사측 "목표한 만큼 희망퇴직 진행 안되면 인위적 구조조정"
노조 "'자발적 선택' 본래 취지 훼손해 직원들 압박 수단으로 변질" 규탄
사측 "태영 위기 전이가 경영 악화 원인이란 진단, 틀린 이야기" 주장도

경영 위기를 이유로 희망퇴직을 실시한 SBS미디어넷이 목표한 만큼 희망퇴직이 진행되지 않으면 인위적 구조조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내부에서는 사실상 직원들에 대한 해고 압박이라는 강한 반발이 나옵니다.

앞서 SBS미디어넷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고강도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겠다며 지난달 11일부터 희망퇴직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사측은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미디어넷지부에 전체 구성원 중 20%(약 50명)의 희망퇴직 신청을 희망한다고 밝혔지만, 사측이 당초 지난달 27일까지였던 기한을 일주일 연기했음에도 SBS미디어넷 내 신청자는 총 10명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신청자가 나오지 않자 조재룡 SBS미디어넷 대표는 지난달 27일 사내에 희망퇴직 신청을 촉구하는 담화문을 올렸습니다. 조 대표는 담화문에서 “희망퇴직 실행 후에도 회사 측 적정 인력규모에 이르지 못하면 회사가 정한 규모에 맞춰 조직 및 인력 재배치를 시행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이에 따라 담당 직무가 없어지거나 자기 몫의 성과를 내지 못한다고 판단되는 인력에 대해서는 대기발령 또는 기존 사업·직무와 관련없는 조직으로의 편제 등 강력한 인력 및 조직 구조 개편 조치를 단행하겠다”라고 했습니다.

또한 조 대표는 “만일 회사가 목표한 만큼의 인력 효율화가 이뤄지지 않고 지금의 만성적인 적자 구조가 극복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회사는 희망퇴직 이상의 조치, 즉 인위적 구조조정 시행을 검토할 수 밖에 없다”라며 구조조정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조 대표는 태영건설 부도 위기로 인한 유보금 유출때문에 경영이 악화됐다는 진단에 대해서도 반박했습니다. 조 대표는 “최근 한 언론에서 우리의 희망퇴직 시행 소식을 전하면서 모기업의 경영위기가 전이돼 우리의 유동성(현금 및 예금자산)이 감소한 것이 경영위기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라며 “틀린 이야기”라고 반박했습니다. 미디어오늘은 지난 달 22일 SBS미디어넷 구성원들이 태영 측에 SBS미디어넷의 유보금이 유출돼 경영이 악화된 것으로 보고 '태영 리스크 전이'라며 반발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조 대표는 “위기의 근본 원인은 유튜브, OTT의 등장 등 미디어산업의 환경변화에 우리가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광고와 수신료 등 수익기반이 붕괴되고, 제작비 등 회사의 전체 비용은 과거보다 증가해 회사의 손익이 급격하게 악화되었다는 데 있다”라며 “SBS미디어넷이 특히 더 어려운 이유는 그동안 채널별 법인이 통합되고 몇몇 사업이 중단되는 변화를 겪으면서 그때그때 취했어야하는 효율화 조치들을 뒤로 미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노조 “'자발적 선택' 본래 취지 훼손해 직원들 압박 수단으로 변질” 규탄

언론노조 SBS미디어넷지부는 어제(6일) 성명을 내고 “이번 희망퇴직 과정은 '자발적 선택'이라는 본래 취지를 훼손하며 직원들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변질됐다”라고 규탄했습니다. SBS미디어넷지부는 “직원들을 개별 면담한 채널 대표들은 희망퇴직 신청을 종용하는 과정에서 '희망퇴직을 하지 않으면 15%의 임금이 삭감되는 대기발령을 받을 것'이라는 위법적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라며 “명백히 퇴직 강요에 해당하며 '자발적 선택'이라는 희망퇴직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해 '근로기준법 제23조 해고 등의 제한'에 저촉된다. 관리자의 공지나 입으로 발설된다면 그것은 '직장 내 괴롭힘'일 뿐만 아니라 형법상 '협박죄'에도 해당될 수 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태영 리스크'로 인한 경영 위기가 아니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SBS미디어넷지부는 “2022년까지 SBS미디어넷은 1200억 원 이상의 유보금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태영과 관련한) 의사결정은 결국 회사 재정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쳤고 그 부담은 직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라며 “대주주 일가 지원을 위해 아낌없이 사용된 유보금이 SBS미디어넷에 그대로 남아있었어도 지금처럼 유동성 위기를 언급하며 직원들을 회사 밖으로 내몰았을 것인가”라고 따져물었습니다.

아울러 “대주주의 이익만을 위한 경영적 판단을 한 임원들은 여전히 회사에 남아있고 희망퇴직에서도 제외되어 있다. 임금 '삭감'도 아닌 10% '반납'이라는 꼼수는 이 사태의 책임의 대가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라며 “임원은 손톱을 깎고 직원들의 간, 쓸개를 빼려 들지마라. '너는 필수인력이 아니다'라고 직원들을 폄하하기 전에 SBS보다 더많은 숫자의 SBS미디어넷 경영진이 먼저 '나는 지금 SBS미디어넷의 필수인력인가' 돌아보라”라고 경고했습니다.

사측은 희망퇴직과 함께 복리후생 축소와 내년도 승진 미실시, 파견직 재계약 중단, 전 직원 임금 동결 등의 교섭안을 제시했습니다. SBS미디어넷지부는 “사측은 직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라며 “승진 중단은 직원들이 열심히 일해야 할 동기마저 철저히 차단시키는 조치로 회사가 본질적인 경쟁력 회복 보다는 단기적 수지개선에만 집착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지적했습니다.

SBS미디어넷지부는 사측에 ▲50명에 이르는 인위적인 구조조정 시행 중단과 관련 절차 및 자료 공개 ▲태영건설 PF 사모사채 취득 및 TY홀딩스 관련 자산 유출 내역 전면 공개 및 회수 추진 ▲복리후생 축소안 철회 및 미래를 위한 계획 수립 등을 요구했습니다.

전국언론노동조합도 지난 5일 성명을 내고 “SBS미디어넷에서 말하는 희망퇴직은 권고사직 또는 해고 조치와 다르지 않다”라며 “사고친 자는 뒷짐지고 노동자들만 엄동설한에 거리로 내모는 적반하장“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SBS미디어넷을 위기로 몰아넣은 장본인들이 책임을 회피하고 노동자들의 고용과 임금을 대주주와 경영진의 사익과 맞바꾸려 한다면 엄중히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당장 해고 협박 행태를 중단하고 노조와 성실한 교섭을 통해 해결책을 마련하라”라고 요구했습니다.

두 번째 보도본부장 후보로 양윤석 전 TY홀딩스 미디어정책실장 지명
2016년 '박근혜 국정농단' 보도 약해 4개월만에 보도국장 교체되기도

SBS 보도부문 최고책임자(보도본부장) 임명동의가 한 차례 부결된 가운데, 다음 보도본부장 후보로 대주주 TY홀딩스 미디어정책실장을 지냈던 양윤석 SBS 정책실장이 지명됐습니다. 양 후보자는 지난 2016년 보도국장 재임 당시 '박근혜 국정농단' 관련 보도경쟁력이 약하다는 내부 평가에 4개월 만에 교체된 바 있는 인물입니다.

SBS는 지난 5일 사내 공지를 통해 양윤석 보도본부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 투표를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투표 기간은 오는 10일부터 12일까지입니다. 보도본부장은 보도보문 재적 인원의 50% 이상이 반대할 경우 임명 철회됩니다. 양 후보자는 1991년 SBS 공채 1기 기자로 입사해 문화과학부장, 보도국장, 정책팀장, TY홀딩스 미디어정책실장 등을 거쳐 현재 SBS 정책실장을 맡고 있습니다.

양 후보자는 지난 2016년 SBS 보도국장을 맡았으나, 당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면에서 타사에 비해 보도경쟁력이 약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당시 서두원 보도본부장과 함께 약 4개월 만에 교체됐습니다. 최순실 게이트 국면에서 JTBC 등 종합편성채널에 시청률이 뒤쳐지며 보도경쟁력 강화를 요구한 사내 분위기가 일정 부분 반영된 결과로 해석됐습니다.

양 후보자는 2020년부터 SBS 대주주이자 태영그룹 지주회사인 TY홀딩스 미디어정책실장으로 일했습니다. 지난 1월에는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과 관련해 채권단 설명회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올해 5월 정책실장을 맡아 SBS로 복귀했습니다. 양 후보자는 지난 5일 보도본부 내부망에 올린 인사말에서 보도본부의 미래 비전과 전략, 기자 개개인의 성장과 역량 극대화 방안, 효율적이면서 공정한 업무 분배 등에 대해 함께 협의하겠다는 의지를 비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SBS는 최대식 보도국장을 보도본부장 후보자로 지명했으나 임명동의 투표에서 재적인원 50% 이상이 반대해 부결됐습니다. 최 후보자가 보도국장을 맡는 동안 권력에 비판적인 보도가 축소됐고, 창업회장 비서실 출신 인사가 보도본부 요직을 맡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는 내부 평가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됩니다.

TV조선 앵커 "尹, 국민을 '처치'하고 '처분'할 대상으로 겨눈 것"
"대통령 다시 국민 앞에 설 때 무슨 말 할지 걱정 두려워"
JTBC, 계엄군 익명 인터뷰 단독 보도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해 군인들이 국민에게 총구를 겨누게 하고 국회의원들이 경상을 입는 등 혼란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찬성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러자 MBC 앵커는 “정치인들에게 묻는다, 내란죄 피의자와 자리 지키는 게 중요한가”라고 물었습니다. TV조선 앵커도 “국민을 '처치'하고 '처분'할 대상으로 겨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국민의힘은 5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야당이 추진하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반대하기로 당론을 정했습니다. 그러나 한동훈 대표는 어제(6일) 오전 “저는 어제 준비 없는 혼란으로 인한 국민과 지지자의 피해를 막기 위해 이번 탄핵이 통과되지 않게 노력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만, 새로이 드러나고 있는 사실 등을 감안할 때 대한민국과 국민을 지키기 위해 윤석열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집행 정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도 “대통령은 즉각적으로 직무를 정지시켜야 된다는 게 제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6일 오후 현재까지 당론은 바뀌지 않은 상황입니다.

조현용 MBC 앵커는 지난 5일 밤 “정치인들과 공직자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왜 그 일을 시작했습니까. 지금 왜 그 일을 하고 있습니까. 국민에게 총을 들고서도, 계엄은 나의 권한 활용이라 했다는 내란죄 피의자를 지키는 게, 아니면 자기 자리를 지키는 게 국민을 지키는 것보다 중요합니까”라고 물었습니다.

그러면서 “2024년을 살아가는 우리와 우리 아이들이 왜, 우리 군인들이 국민에게 총을 드는 장면을 봐야 합니까”라고 물은 뒤 “이런 사태를 일으킨 대통령을 배신하지 말자고 뜻을 모을 게 아니라, 그들이 배신하지 말아야 할 대상은 언제나 국민들이란 걸 명심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윤정호 TV조선 앵커도 “윤석열 대통령은 여전히 귀 기울이기보다 자기 말을 하는 쪽인 듯합니다”라며 “어제 한덕수 총리와 한동훈 대표를 비롯한 여당 중진들과 가진 회동도 그랬다고 합니다. 대통령은 '나는 잘못한 게 없다'라며 수습책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방장관도 해임 대신 사임 형태로 정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오늘 그렇게 처리됐습니다”라고 운을 뗐습니다.

윤정호 앵커는 “대통령은 이른바 '경고성 계엄론'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라며 “회동 후 한 대표도 말했듯, 계엄은 결코 경고 수단이 될 수 없습니다. 간접으로나마 처음 나온 대통령 입장, 견고한 벽 같습니다. 대통령은 일을 수습하기는커녕 번번이 감정적 충동적인 '버럭 화내기'로 악화시키곤 했습니다. 그 파국적 분출이 시대 착오와 자기 파괴의 계엄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 담화문에 야당을 향해 '범죄자 집단의 소굴', '패악질을 일삼은 망국의 원흉' 등의 표현을 쓰고, 계엄 포고문에는 '처단' 단어를 쓴 것을 두고 “국민을, '처치'하고 '처분'할 대상으로 겨눈 것”이라고 비판한 뒤 “대통령이 다시 국민 앞에 설 때 무슨 말을 할지 걱정스럽습니다. 두렵습니다”라고 했습니다.

한편 JTBC '뉴스룸'은 지난 5일 저녁 뉴스에서 계엄군을 단독 인터뷰했습니다. 계엄군 A씨는 JTBC에 “부대장들이 다 임무를 준 게 '국회의원들 다 끌어내라' 일단…”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뭔지 모르고 그냥 가라해서 갔는데. 밤에 자려고 누웠는데 말도 없이 국회로 가가지고”라고 덧붙였습니다. 계엄군 B씨도 “아무 명령도 없이, 안에 가서 멀뚱멀뚱. (우리는) 전부 다 등신이었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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