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집중호우가 내린 30일 전국 곳곳에서 산사태와 주택·도로·농경지 침수, 정전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260mm의 폭우가 내린 경북 영주시 상망동에서는 이날 새벽 발생한 산사태로 주택 안에 매몰됐던 14개월 여아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습니다.
경찰과 소방 당국 등이 포크레인 2대와 인력 70여명을 투입해 일가족 10명 중 9명을 구조했으나, 14개월 된 여아는 미처 빼내지 못해 현장에서 2시간가량 구조 작업을 벌였습니다.
여아는 오전 6시 40분께 토사 속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습니다.
정전 사고도 속출했습니다.
경기 봉화군 봉성면에서는 185가구가 정전됐다가 복구가 완료됐고, 광주 동구 계림동의 한 아파트 단지 3개 동에서도 정전과 단수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밤사이 내린 폭우에 펌프실 내부 설비에 누전이 발생하면서 전기 공급이 끊기고, 수돗물 공급도 중단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연일 내린 폭우 탓에 주택·도로 침수, 차량 고립으로 인한 주민 불편도 며칠째 계속됐습니다.
광주에서는 이날 오전 5시 37분께 동구 지산동 지산유원지 인근 옹벽이 일부 무너져 주택과 식당을 겸한 건물의 계단과 난간이 파손됐습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추가 붕괴가 우려돼 일가족 4명이 행정복지센터를 거쳐 친인척집으로 피신했습니다.
사면 붕괴나 침수 우려 등으로 전남에서는 207세대 303명의 도민이 마을회관 또는 친인척집 등으로 일시 대피했습니다.
경남 남해군 창선면과 삼동면에서도 혹시 모를 피해를 대비해 주민 2명이 마을회관 등 임시 거처로 이동했습니다.
경남도는 세월교 30개소, 보행교 1개소, 하상도로 12개소, 일반도로 3개소, 둔치주차장 2개소, 산책로 11개소를 통제하고 있습니다.
전북 익산에서는 전날 오후 1시 27분께 영등동의 한 도로가 잠겼고, 오후 3시 19분께는 익산시 황등리의 한 창고가 침수됐습니다.
전북 지역에서는 벼와 논 등이 잠기면서 2천 28㏊의 농작물 피해도 발생했습니다.
충북 단양군 매포읍 우덕리 굴다리에서는 지난 29일 오후 6시 23분께 이곳을 지나던 차량이 침수돼 멈춰 서기도 했습니다.
이에 탑승자 3명이 고립돼 있다가 신고받고 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무사히 구조됐습니다.
충남에서도 지난 29일 오후 2시 43분께 서산시 갈산동 지하차도에서 갑자기 불어난 물에 1t 화물차가 갇혀 운전자(54)와 동승자(55)가 고립됐다가 구조됐습니다.
또 접경지역에도 비가 집중되면서 경기 연천 임진강 필승교 수위가 이날 새벽 1.2m까지 올라가 대비수위(1.0m)를 넘어서자 경기도는 "하천변 행락객·야영객·어민·주민은 등은 안전에 유의하라"라는 재난문자를 발송하기도 했습니다.
기상청은 7월 1일 오전까지 사흘간 전남권·제주도는 100∼200㎜, 경남권은 50∼12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습니다.
기상청 관계자는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내일까지도 많은 비가 내리면서 피해가 우려된다"라며 "긴장을 늦추지 말고 대응해 달라"라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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